국힘 창원시의원 '장애인 주차구역 축소 조례안' 냈다가 비난 받고 철회
[윤성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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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록 창원시의원. |
| ⓒ 경남도민일보 |
김영록 의원은 지난 9일 '창원시 주차장 설치 및 관리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대표 발의했다.
김 의원은 "만성적인 주차난 해결을 위해 부설주차장의 장애인 전용 주차 구역 비율을 조정해야 한다"고 했다. 조례안은 현행 4%인 장애인 전용주차구역을 '3% 이상'으로 줄이는 게 주요 내용이다.
이 조례안은 20일 창원시의회 건설해양농림위원회에서 심사할 예정이었다.
장애인 단체들 "장애인 주차구역 축소 조례 개정 즉각 철회하라"
장애인 주차구역 축소 조례안이 발의되자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장애인 단체가 반대성명을 냈고, 더불어민주당 진형익 창원시의원이 반대 입장을 내기도 했다.
경남장애인차별철폐연대, 경상남도장애인부모연대, 경남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전국중증장애인권리중심맞춤형공공일자리협회 경남지부, 경남장애인평생학교협의회, 경상남도장애인부모연대 창원시지회, 전국장애인이동권연대 창원시지부, 창원시장애인동료상담개발원, 진해장애인자립생활센터, 진해장애인인권센터, 진해장애인평생학교는 19일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침해하는 장애인 주차구역 축소 조례 개정을 즉각 철회하라"라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이들은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은 단순히 '가까운 주차 공간'을 의미하지 않는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안전하게 하차해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최소한의 통로이자, 법적·사회적으로 보장된 기본적인 약속이다"라면서 "일반 주차 공간의 부족 문제를 장애인 구역 축소로 해결하려는 발상은 지극히 행정 편의주의적이며 차별적인 시각이다.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축소 논의에 대해, 우리는 깊은 유감을 표하며 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주차 공간 부족이라는 도시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먼저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덜어내겠다는 발상은 공동체의 상생 정신을 훼손하는 위험한 접근이다"라면서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은 결코 비장애인에 대한 차별이나 특혜의 공간이 아니다. 이는 보행이 불편한 시민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최소한의 이동을 보장받기 위한 '생존의 통로'이며,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보편적 인권'의 상징이다"라고 덧붙였다.
장애인 단체들은 "창원시의원은 장애인 이동권 보장의 후퇴를 초래하는 모든 축소 논의를 즉각 중단하라. 또한, 이 과정에서 당사자들의 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인 행정을 펼친 것에 대해 창원시 장애인과 그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라", "주차난의 화살을 장애인에게 돌리는 '갈라치기 행정'을 중단하라"라고 촉구했다.
또 이들은 "장애인 주차구역은 '나와 내 가족'을 위한 미래의 안전망이다"라며 "창원시는 일방적인 축소 검토를 즉각 중단하고, 장애인 당사자와 도시계획 전문가, 그리고 일반 시민이 머리를 맞대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유휴 시간대 공유 주차제 도입이나 교통약자 우선 주차구역의 효율적 운영 등,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혁신적인 대안을 모색하라"라고 제시했다.
또 장애인 단체들은 "행정 편의주의를 버리고 인권의 가치를 우선하라"라며 "창원시의 행정 수치는 효율성만이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시민의 목소리가 시정에 얼마나 반영되는지가 그 도시의 품격을 결정한다. 창원시는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것이 곧 도시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장애인 주차공간, 이동권 보장 위한 필수 공공 기반"
창원장애인권리확보단은 20일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축소가 남긴 지울 수 없는 상처, 김영록 의원은 공식적으로 사과하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이들은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은 특혜가 아니라 정당한 권리이다. 장애인과 사회적 약자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이동권의 최소 조건"이라고 밝혔다.
진형익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은 주차 효율을 따지는 일반 주차면과 동일선상에서 비교할 대상이 아니다. 장애인주차구역은 장애인 차량 보유 비율에 맞춰 배분하는 주차 공간이 아니라, 장애인의 이동을 보장하기 위한 이동권·접근권의 필수 공공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진 의원은 "이용률이 낮아 보인다는 이유로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을 줄여도 된다는 주장은 안전의 필수 공공 인프라인 소방서나 파출소, 비상대피시설이 평소 한산하다고 없애자는 주장과 다르지 않다"면서 "장애인주차구역은 위급한 순간에 반드시 기능해야 하는 공공 인프라이며, 그 존재 자체가 곧 권리 보장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진형익 의원은 "근본적인 주차난의 책임은 충분히 예측하지 못했거나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지 못한 도시계획에 있다. 공영주차장 확충과 교통정책 개선이라는 본질적 해법을 외면한 채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줄여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방식은 결코 정당화돼서는 안 된다"라면서 "이 조례 개정에 반대하며, 상임위원회에서 사회적 약자의 권리 보장과 기본권 관점으로 신중하고 책임 있는 심의를 요청드린다"라고 밝혔다.
논란 일자 철회... 김영록 시의원 "단계적 논의 이뤄지지 못한 점은 한계"
조례안 발의에 대해 논란이 일자 김영록 의원은 19일 오후 조례안을 철회했다. 김 의원은 "2012년 이후 사실상 방치돼 있던 조례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해 보자는 문제의식에서 시작했지만, 그 과정에서 충분한 소통과 단계적 논의가 이뤄지지 못한 점은 분명한 한계였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의원 한 명과 시민 한 명의 문제 제기가 의정활동의 일환으로 녹아들기를 바랐으나, 생각보다 소통이 부족했고, 그동안 제가 공개했던 데이터 역시 취지와 다르게 받아들여진 측면이 있다"며 "상임위에 상정되더라도 동료 의원들의 부담까지 감수할 각오였지만, 사회적 갈등으로 번지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창원시의회에서는 2023년 9월에도 장애인 전용 주차 공간 비율을 낮추는 조례안을 발의했다가 부결된 적이 있다. 당시에도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이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설치기준을 부설주차장 주차대수 4%에서 '2% 이상'으로 수정하는 조례안을 냈고, 시의회 건설해양농림위원회 심의에서 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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