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장되기 싫어요”… 공공기관 씁쓸한 승진 기피 문화

박준상 2026. 1. 19.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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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기업은 물론 공공기관에서도 직원이 임원은 물론 초급간부 승진까지 꺼리는 '언보싱(Unbossing)' 현상이 심각해졌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왔다.

초급간부뿐만 아니라 임원(상임이사) 승진 역시 35개 공공기관 중 31개에서 기피 현상이 존재한다고 응답했다.

감사원은 승진 기피 현상으로 초급간부 인력은 부족하고, 상임이사 승진 연령은 10년 새 높아지는 등 공공기관 경쟁력을 잠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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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책임 커지고 보상은 얄팍
초급간부까지 의도적 언보싱
MZ세대 개인 우선 워라밸 탓
승진시험 경쟁률 갈수록 하락


민간기업은 물론 공공기관에서도 직원이 임원은 물론 초급간부 승진까지 꺼리는 ‘언보싱(Unbossing)’ 현상이 심각해졌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왔다. 과거 꿈의 직장이라고 불렸던 공공기관이지만 업무 책임은 커지는 반면 금전적 보상은 얄팍한 상황에 승진을 벌칙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만연해지고 있다. 일부 공공기관에서는 승진시험 경쟁률이 0.2대 1에 그치는 등 간부 인력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감사원은 1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공기관 인력 운용 실태’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원이 35개 공공기관 직원 547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57.1%가 “승진 기피 현상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한국전력공사와 출자회사 6개 기관에서 초급간부 승진 의사를 밝힌 응답자는 30% 이하에 그쳤다.

초급간부 승진 기피 현상의 배경으로는 ‘MZ세대의 등장’을 꼽았다. 개인 이익을 우선시하는 분위기가 공공기관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이는 전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미국과 영국 등에서는 Z세대가 승진하기를 꺼리는 ‘의도적 언보싱’ 바람이 불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에선 민간기업은 물론 학교, 경찰 등 사회 각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언보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024년 서울대에서는 정교수 승진 자격을 갖춘 교수 중 승진 신청을 보류한 비율이 60%를 넘겼다.

의도적 언보싱의 이유로는 과다한 업무량보다 낮은 보상이 꼽히는데, 공공기관에서도 비슷한 응답이 나왔다. 물가 상승 등 경제 상황이 갈수록 악화하는 상황에서 업무만 증가하고 임금은 늘지 않거나 오히려 줄어들자 승진을 꺼리는 것이다. 공공기관 직원들은 승진 기피 현상의 원인으로 업무량 과중(62%), 보상 불충분(52%) 등을 꼽았다. 특히 한국남동발전의 경우 2020~2024년 초급간부 204명이 평균 268일, 최대 1155일간 다른 일을 겸임하기도 했다. 이밖에 거주지 이전 부담, 노동조합 탈퇴 등 복지 변화가 승진 기피 이유로 거론됐다.

초급간부 승진 기피 현상으로 일부 공공기관의 승진시험 경쟁률은 하락하는 추세다. 한전KPS는 2024년 승진시험 경쟁률이 0.2대 1에 그쳤다. 한국남부발전과 한국철도공사에서는 2023년 이후 응시 미달이 이어지고 있다.

초급간부뿐만 아니라 임원(상임이사) 승진 역시 35개 공공기관 중 31개에서 기피 현상이 존재한다고 응답했다. 마찬가지로 낮은 임금이 가장 큰 이유로 꼽혔다.

감사원은 승진 기피 현상으로 초급간부 인력은 부족하고, 상임이사 승진 연령은 10년 새 높아지는 등 공공기관 경쟁력을 잠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간부급의 업무량 조정 및 권한 확대, 금전적·비금전적 보상 강화 등 보완책을 담아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참고자료로 활용하도록 통보했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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