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노후화된 주거지, 주민들은 고령”…신림7구역, 10·15 대책에 ‘울상’
“투기수요 없는 신림도 다중 규제로 묶여”, 규제완화 한목소리
서울시, 조합원 지위양도·대출규제 완화 요구했지만
국토부 “규제 문제 논의한 바 없어…시장 모니터링 중”

“주민들이 파악하는 노후도는 91%입니다. 노후도만 90% 수준이 아니라 주민들의 나이도 80~90세에 가까워지고 있어요. 이번엔 꼭 재개발이 돼야 합니다.”(신림7구역 주민)
오세훈 서울시장이 19일 조합설립을 앞두고 재개발 사업 추진 동력 약화가 예상되는 서울 관악구 신림7구역을 찾았다. 노후화된 주택 만큼이나 고령의 주민들이 힘겹게 언덕길을 오르내리는 모습을 심심찮게 보였다.
신림7구역은 10·15 대책으로 사업 지연 우려가 커진 분위기였다. 목골산 자락 경사지에 위치한 이곳은 2011년 정비예정구역으로 지정돼 재개발 사업이 추진됐으나 2014년 낮은 사업성으로 해제되면서 장기간 노후화가 진행돼 왔다.
이후 신속통합기획으로 용도지역을 1종에서 2종으로 상향하고 용적률은 170%에서 215%로 높여 2024년 9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돼 재개발이 재추진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10·15 대책이 발목을 잡았다.
조합설립을 위한 동의율 확보에 변수가 생긴 것이다. 서울 전역을 비롯해 경기 12개 지역이 토지거래거구역과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지역으로 묶여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과 이주비 대출 규제가 시행되면서다.
오 시장은 “신림7구역은 아픔이 참 많았던 곳”이라며 “20여년 전 재개발 움직임이 매우 활발했는데 서울시 방침이 바뀐 이후 갑자기 제동에 걸렸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주민들이 열악한 주거환경 속에서 고통을 많이 겪었는데, 최근 들어 진도가 빠른 속도로 나가 (조합설립) 동의율이 73%까지 올라왔다”며 “75%를 채우면 조합설립에 이어 빠른 속도로 사업을 할 수 있는데 최근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시는 정비사업에 어려움을 겪는 사업장에 추가 지원 방안을 마련해 2031년까지 31만가구 착공 목표를 실현하기로 했다. 신림7구역에는 사업성 보정계수 2.0 적용과 높이규제지역 공공기여 완화를 적용함으로써 분양물량은 44가구 늘리고 공공기여율을 10%에서 3%로 낮춰 가구당 분담금을 5000만원 낮출 계획이다.
다만 주민들은 실질적인 재개발 추진을 위해선 정부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주민은 “신림7구역은 집값이 싸고 취약 요인으로 인해 투기 수요가 전혀 없는 지역임에도 2중, 3중 규제에 묶였다”며 “10·15 대책 발표 후 사람들이 움츠러드는 바람에 동의율 확보가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
서울시도 국토교통부에 지속적인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오 시장은 이날 현장을 둘러본 뒤 기자들과 만나 “규제지역 지정 자체가 무리하게 잘못 지정이 돼 예상치 못했던 불이익을 보는 곳들이 서울시내 도처에 있다”며 “신림7구역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강조했다.
그는 “담보인정비율(LTV) 제한을 받으면서 사업 자금을 마련하는 데 여러 가지 애로사항을 겪고 있다”며 “특히 은행 대출이 제한돼 사업 진도가 나가더라도 이주가 힘들고 많은 난관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합 지위 양도 제한으로 이해관계에 따라 동의하지 않는 분들 숫자가 늘어난다는 점 등 현장의 애로사항이 있다”며 “조합원 지위를 양도할 수 있다고만 해도, 오른 가격에 팔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기면 반대에서 찬성으로 돌아설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정부는 부동산 규제 완화 검토에 대해 선을 그은 만큼 정비사업을 통한 민간 공급에 있어 서울시와 정부의 정책 엇박자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지난 12일 신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규제 문제에 대해선 (서울시와) 논의한 바가 전혀 없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정책의 일관성이 매우 중요해 투기과열지구, 토허제 등이 어떻게 시장에서 작용하는 지를 모니터링하는 중”이라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교수는 “유휴부지, 노후청사, 그린벨트 활용 방법은 이재명 정권 끝날 때 쯤이나 착공이 가능하다”며 “5년 내 서울 내 주택 공급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정비사업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정부는 정비사업 규제 완화에 대해 생각이 없어 보인다”며 “주택공급 의지가 없는 것은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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