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보다 270배 높은 확률… '1.3억 비트코인' 품은 케이크, 사고 말았다 [체험기]

황지현 2026. 1. 19.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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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0일 '1 BTC' 주인공 발표…로또보다 높은 당첨 확률
거래소 장벽 낮춘 '케이크'의 힘… MZ 넘어 전 세대 공략
뚜레쥬르 매장 쇼케이스에 진열된 '2026 업비트 위시 케이크' ⓒ데일리안 황지현 기자

17일 오후, 스마트폰 화면 속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연신 새로고침했다. 뚜레쥬르와 업비트가 협업해 내놓은 '2026 업비트 위시 케이크'를 구하기 위해서다. 인근 매장들이 연달아 '품절'로 바뀌던 찰나, 다행히 집에서 조금 떨어진 지점에서 '재고 1개'를 발견했다. 망설임 없이 결제 버튼을 눌렀다. 비트코인 1억 시대를 반영하듯, 기사 작성을 위한 '취재원' 확보가 이토록 치열할 줄은 몰랐다. 기자가 케이크를 받으러 매장에 들어서자 매장 사장님은 "이 케이크 오늘만 벌써 세 개나 나갔다"며 화제의 중심임을 확인해줬다.

◇ "비트코인 가격 상승이 내 월급보다 빨라"…눈물겨운 '개미' 탈출기

'2026 업비트 위시 케이크' 상단에 장식된 우상향 그래프 토퍼와 비트코인 로고 초콜릿. ⓒ데일리안 황지현 기자

가상자산 출입 기자로서 나름의 철학을 가지고 매주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을 적립식(DCA·Dollar Cost Averaging)으로 매수해온 지 벌써 50주가 넘었다. 목표는 '1 비트코인 보유자'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기자가 성실하게 코인을 모으는 속도보다 비트코인 가격이 치솟는 속도가 훨씬 빨랐다. 매주 붓는 금액은 일정한데, 통장에 쌓이는 소수점 단위의 비트코인 숫자는 갈수록 작아지는 슬픈 상황이 반복됐다. 그러던 중 나타난 '1 비트코인 경품' 케이크는 가뭄의 단비 같았다. 50주간의 고군분투를 단 한 판의 케이크로 종결지을 수 있다는 희망, 이것이 바로 '업비트 위시 케이크'를 찾아 헤맨 진짜 이유다.

실물로 마주한 케이크는 패키지부터 남달랐다. 업비트의 브랜드 컬러인 남색이 돋보인 상자는 일반적인 케이크보다 훨씬 묵직한 존재감을 뽐낸다. 상자를 열면 본격적인 '투자 기원'의 장이 펼쳐진다. 케이크 상단에는 비트코인(BTC) 로고가 새겨진 초콜릿과 함께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빨간색 상승 차트 토퍼가 꽂혀 있다.

케이크 본연의 구성도 충실하다. 진한 초코 시트 사이에 부드러운 초코 크림이 겹겹이 쌓여 있고, 그 위를 다시 초콜릿으로 덮어 초코 매니아층을 겨냥한 모습이다. 사실 통상적인 브랜드 간 협업으로 탄생한 이벤트성 제품은 맛보다 화제성에 치중해 실망을 주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위시 케이크는 짙은 초콜릿 색상의 겉모습과 다르게 자극적으로 달지 않아 먹기에 부담이 없었다. 콜라보 제품이라는 점을 배제하더라도 케이크 자체의 완성도가 높다는 인상을 받았다.

◇ 로또보다 270배 높은 확률…'포모(FOMO)' 자극하는 스크래치

업비트 앱을 통해 응모권 등록을 마친 화면 ⓒ데일리안 황지현 기자

체험의 핵심인 '업비트 이벤트 응모권'은 케이크 상자 안에 동봉돼 있다. 구매자가 오는 27일까지 응모권을 업비트 이벤트 페이지에 등록하면 추첨을 통해 경품이 제공되는 방식이다. 1등 당첨자 1명에게는 로또처럼 팔자 고칠 만큼은 아니지만 자산을 제법 풍족하게 해줄, 기자 개인적으로는 50주의 지지부진한 코인 투자를 단번에 만회해 줄 '1 비트코인'이 지급된다.

'일확 비트코인'의 꿈을 날린 이들의 아쉬움을 달래줄 CJ기프트카드 100만원(5명), CJ기프트카드 50만원(10명) 등 경품들도 준비됐다.

통계적으로 봐도 이 '달콤한 투자'는 꽤나 매력적이다. 로또 1등 당첨 확률이 약 815만 분의 1인 것과 비교하면, 이번 케이크의 1등 확률(3만 분의 1)은 약 271배나 높다. 매주 꼬박꼬박 비트코인을 적립식으로 사 모으면서도 '인생 역전'을 꿈꾸며 로또를 사는 개미 투자자들에게, 3만원 케이크 한 판으로 1억3000만원의 주인공을 꿈꾸게 하는 것은 거부하기 힘든 유혹이다.

특히 신규 가입자라면 당첨 여부와 관계없이 5만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100% 받을 수 있어 케이크 가격을 고려하면 오히려 수익을 보고 시작하는 셈이다.

공식 주문 기간은 17일로 종료됐지만, 예약 물량의 픽업은 오는 20일까지 이어진다. 비록 1억3000만원의 주인공이 내가 아닐지라도, 달콤한 케이크 한 조각과 함께 '가즈아'를 외치며 희망을 담는 경험은 3만원의 가격표가 아깝지 않은 가치가 있었다. 오는 30일, 업비트 앱의 알림창을 기다려본다.

◇ 빵집으로 간 거래소… F&B 협업에 숨은 '영리한' 전략

뚜레쥬르 매장 입구에 부착된 '행운의 1비트코인' 이벤트 안내문 ⓒ데일리안 황지현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가 식음료(F&B) 업계와 손을 잡는 것은 단순한 화제 몰이를 넘어선 전략적 접근으로 풀이된다. 가상자산 특유의 기술적 장벽과 변동성에 따른 심리적 거부감을 '케이크'이라는 친숙한 매개체를 통해 상쇄하려는 시도다. 어려운 금융 상품의 이미지를 일상의 디저트 문화로 치환함으로써 대중이 가상자산을 보다 자연스럽게 접하도록 유도하는 효과를 노린 셈이다.

이는 곧 유저층의 확장으로 연결된다. 기존 2030 세대에 편중된 투자자 집단을 넘어 케이크를 소비하는 가족 단위 고객이나 중장년층까지 업비트의 생태계로 끌어들이는 방식이다. 거실 식탁 위에 놓인 비트코인 케이크는 가상자산을 가족 간의 일상적인 대화 주제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수행한다.

나아가 모니터 속 숫자로만 존재하던 디지털 자산에 실체감을 부여한다는 점도 핵심이다. 직접 제품을 구매하고 스크래치를 긁는 오프라인의 물리적 경험은 디지털 자산에 대한 생소함을 줄이고 브랜드에 대한 실질적인 인지도를 높이는 기폭제가 된다.

업비트 관계자는 "업비트 위시케이크는 한 해의 시작을 맞아 서로의 소망을 응원하며 따뜻한 마음을 나누길 바라는 의미에서 기획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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