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만 번지르르'…코스피 5000, 속빈 강정되나

강현태 2026. 1. 19.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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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외면'·외인 '찍먹'·기관 '땜질'
당정 "모두의 성장" 구상 어긋나
"오천피, 좋은 신호인지 걱정"
정부, 개인·외인 복귀 위한 안간힘
코스피가 전 거래일(4797.55)보다 43.19포인트(0.90%) 상승한 4840.74에 마감한 16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딜링룸에 종가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올해 들어 코스피가 11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오천피'를 가시권에 두고 있지만 화려한 외관과 달리 내실을 챙기지 못하고 있다.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를 열겠다며 "모두의 성장"을 강조했던 정부·여당 구상과는 다른 '기형적 상승장'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올해 들어 14.87% 상승했다. 지난해 전 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압도적 수익률(75.63%)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려가고 있다.

문제는 최근 증시 흐름이 ▲개인 '외면' ▲외국인 '찍먹' ▲기관 '땜질'로 요약된다는 데 있다.

정부·여당이 부동산 시장에 쏠려있던 자금을 증시로 끌어들여 잠재력 있는 기업 성장을 돕고, 과실을 국민이 함께 나누겠다는 '생산적 금융' 일환으로 '코리아 프리미엄'과 '코스피 5000'을 언급해 온 만큼, 목표와 현실 사이에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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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당국이 환율 상승 '주범'으로 지목한 개미들은 보란듯이 해외주식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실제로 올해 들어 코스피에서만 4조원 넘게 팔아치운 개미들은 미국 주식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기준 14일 기준 미국 주식 보관액은 1704억1853만 달러(약 251조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본격적인 실적 시즌을 맞아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경우 서학개미 운신 폭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적극적 통화정책에 대한 시장 기대, 지난해 4분기 어닝 시즌 모멘텀을 바탕으로 상승 강도를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4797.55)보다 43.19포인트(0.90%) 상승한 4840.74에 마감한 16일 서울 국민은행 딜링룸에 종가가 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

증시 상승 과실이 개미들에게 돌아가길 기대했던 당정 구상이 어긋난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의 수급 개선도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주식 약 6조6568억원을 순매도했던 외국인들은 올해 들어서도 약 9091억원 순매수에 그치며 미적지근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매도 우위 속에서도 반도체주 집중 매수에 나섰던 외국인들은 연초 고환율 국면에서 차익실현에 나서며 쏠쏠한 재미를 보기도 했다. 실제로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반도체 투톱을 4조원 넘게 팔아치웠다.

정부·여당 바람대로 코리아 프리미엄에 기대를 걸고 국내 기업 전반에 장기투자하기보단 정책 모멘텀 등 단기 호재가 뚜렷하거나 확실한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종목 등에서 치고빠지는 행태를 반복하는 모양새다.

개인과 외국인이 쭈뼛대는 국장에서 존재감이 뚜렷했던 쪽은 기관이었다.

특히 개인·외인 투자자가 쌍끌이 매도에 나섰던 이번주(1월 12~16일), 기관은 코스피에서만 3조원 넘게 사들이며 지수 최고치 경신 흐름을 견인했다.

지난해 한 해 동안에도 개인·외인은 국내주식을 순매도했지만, 기관은 유일하게 19조원 넘게 순매수한 바 있기도 하다.

16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딜링룸에 전장 대비 3.47% 오른 14만8900원에 거래를 마친 삼성전자 종가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증권가 안팎에서 오천피 기대감이 커지는 것과 별개로, 현재 흐름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의구심은 날로 커지고 있다.

김주영 법무법인 한누리 대표 변호사는 최근 한 토론회에서 "(반도체 등) 일부 종목만 오르고 여러 다른 종목은 거의 오르지 못하니 많은 투자자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며 "전체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돼야 하는데 오히려 (현시점에) 코스피 5000에 도달하는 것이 좋은 신호인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정부도 증시 양상에 문제의식을 갖고 전반적 주가 상승의 근간이 될 수급 개선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외국인 수급에 영향을 주는 환율 안정을 위해 해외투자(달러) 수요 억제 차원에 증권사를 압박하는 한편, 서학개미를 겨냥한 국내시장 복귀 계좌(RIA) 출시 등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해외주식 관련 금융회사의 마케팅·이벤트 자제를 거듭 강조하며 RIA 등의 신속한 출시를 언급했다.

금융당국 압박에 따라 증권사들은 해외주식 이벤트를 종료하고 국내주식 이벤트를 선보이고 있기도 하다.

실제로 신한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등이 거래수수료 면제, 거래금액별 투자지원금 제공 등의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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