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는 최후 수단이라더니… 챗GPT, 광고 봐야 이용 가능
손실 누적 오픈AI, 간접 유료화 돌입
향후 대화형 광고도 도입 가능성
수익원 없고 천문학적 투자 쏟아부어
“현금 빠르게 소진… 내년 파산 전망도”

글로벌 인공지능(AI) 챗봇 시장 점유율 1위인 오픈AI가 ‘간접적 유료화’에 돌입한다. 향후 몇 주 안에 무료 이용자와 저가형 계정은 광고를 시청해야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정책이 변경된다. 오픈AI는 챗GPT의 답변과 광고 내용은 명확히 구분되며, 품질이 낮은 광고는 노출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향후 챗GPT 내 광고 비중이 점점 늘어나고, 광고 형태 또한 다양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막대한 연구개발비와 인프라 투자 등을 감당하려면 확실한 수익원 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적절한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을 경우 내년 중반 오픈AI가 파산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는 상황이다.
오픈AI는 지난 16일(현지 시간) 유료 계정을 제외한 챗GPT 서비스에 광고 테스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일부 국가에서만 가입이 가능했던 ‘챗GPT 고(Go)’ 요금제를 전 세계로 확대한다. 챗GPT 고는 매달 8달러(약 1만2000원)에 무료 계정과 월 2만9000원 ‘플러스 요금제’ 중간 수준의 기능을 제공한다. 지난해 8월 인도를 시작으로 동남·중앙아시아와 남미, 일부 유럽 국가 등에 단계적으로 출시됐다.
광고는 챗GPT가 내놓는 답변과는 별도로 표시될 예정이다. 공개된 예시 화면을 보면 멕시코 요리의 조리법을 질문한 뒤 핫소스 광고가 나타나거나, 여행과 관련한 대화 아래에 숙소 추천 광고가 뜨는 것이 확인된다. 이용자는 챗봇과 대화를 하던 중 광고에 표시된 상품을 살펴보고 관련 내용을 물어볼 수 있다. 광고는 챗GPT가 제공하는 답변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18세 미만 이용자 계정에는 광고가 표시되지 않는다.
오픈AI는 이번 발표에서 챗GPT의 답변 속에 광고를 삽입하는 이른바 ‘대화형 광고’는 적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해당 방식은 대화의 ‘맥락’에 광고를 녹여 수익을 창출한다. 가령 챗GPT에게 ‘뉴욕 여행지를 추천해 달라’고 요청하면 정보와 함께 광고 계약을 맺은 여행사나 주변 호텔, 식당 등을 제안하는 식이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빠졌지만, 대화형 광고가 향후 챗GPT에 도입될 가능성도 높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 보도에 따르면 오픈AI 내부에서는 ‘의도 기반 수익화’ 계획을 세우고 대화형 광고 도입 시기와 세부적인 내용을 검토 중이다. 아울러 챗GPT가 광고 문구를 직접 생성하는 ‘생성형 광고’ 실험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책임자(CEO)는 그동안 “광고 비즈니스는 최후의 수단”이라며 도입을 미뤄왔다. AI에 대한 신뢰가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대화형 광고는 챗봇이 내놓은 답변 사이에 교묘하게 배치될 수 있어 이를 받아들이는 이용자는 답변 진정성에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오픈AI 역시 이용자 반발을 가장 큰 위험 요소로 보고 있다. 대화 전체가 광고로 구성되거나, 고민 상담 등과 같은 개인적 대화가 광고 마케팅에 활용된다는 인식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챗GPT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되고, 구글 제미나이3 등이 본격적인 추격을 시작하면서 오픈AI는 결국 ‘최후의 수단’을 꺼내들게 됐다. 오픈AI는 지난해 상반기에만 약 78억 달러(약 11조5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이후에도 경쟁사들을 따돌리기 위해 데이터센터 등에 천문학적 투자를 감행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지난 17일 경제학자 세바스찬 말라비의 분석을 인용해 오픈AI가 수익 창출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현금을 소진 중이며, 내년 중반 파산 위기에 몰릴 수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반면 오픈AI의 주요 수익원인 챗GPT 유료 구독자 수는 지난해 7월 기준 엔터프라이즈(기업용) 계정 포함 3500만명으로, 전체 가입자의 4~5% 수준으로 추정된다. 결국 8억명에 달하는 주간활성이용자(MAU)로 수익을 창출할 모델은 광고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른 것이다. 오픈AI가 올해 광고 도입으로 기대하는 매출은 무료 이용자 1인당 연간 2달러 정도다. 이후 매년 액수를 키워 2030년에는 1인당 15달러, 전체로는 약 1100억 달러(약 162조원)의 누적 매출을 올리는 것이 목표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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