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거시건전성 조치 고민”→“검토 안 해”… 하루 만에 바뀐 정부

김윤 2026. 1. 18.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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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정부는 거시건전성 조치에 대해 하루 만에 말을 바꾸며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최지영 재경부 국제경제관리관은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 관련 백브리핑에서 "우리의 거시경제 상황에 비추어 봤을 때 현재 외환시장, 환율 상황은 부합하지 않는다"며 "여러 제도 시행 뒤에도 효과가 없을 경우 '거시건전성 차원의 조치'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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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경제부서 “외환시장 안정 조치 효과 없을 시 거시 건전성 조치 고민”
하루 만에 “추가 규제 고려 사항 아냐” 입장 선회
고환율 속 MSCI 선진국지수 편입 추진하는 정부 ‘진퇴양난’

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원화가치 하락세가 진정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코스피는 5000포인트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고환율을 가라앉히면서 증시를 부양하려는 정부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서고 있지만 녹록잖은 상황이다. 증시 부양을 위해서는 규제 카드를 적극적으로 꺼낼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거시건전성 조치에 대해 하루 만에 말을 바꾸며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18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지난 16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추가적인 거시건전성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구 부총리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편입을 앞두고 있고, 원화가 국제화되고, 자본시장이 더욱 자유로워져야 하는 시점에서 추가 규제를 부과하는 것은 우리가 고려할 사항이 아니다”고 말했다.

재경부는 하루 전인 지난 15일 정반대 입장을 보였다. 최지영 재경부 국제경제관리관은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 관련 백브리핑에서 “우리의 거시경제 상황에 비추어 봤을 때 현재 외환시장, 환율 상황은 부합하지 않는다”며 “여러 제도 시행 뒤에도 효과가 없을 경우 ‘거시건전성 차원의 조치’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거시건전성 조치를 두고 하루 새 한 부처에서 전혀 다른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MSCI 등 여러 사안을 고려할 때 지금 당장 거시건전성 조치 시행을 검토할 상황은 아니라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전했다.

외환시장 안정의 시급성과 MSCI 지수 편입으로 선진 자본시장을 만들겠다는 목표가 충돌하는 양상이다. 정부는 외환시장 24시간 운영, 계좌 개설 편의성 향상 등 규제 완화안을 앞세워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추진 중이다. 이 지수에 편입되면 국채와 주식시장에 외국 자금 유입을 늘려 장기적으로 환율 안정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은행·증권사 등 금융기관에 추가 건전성 조치를 취할 경우 ‘자유로운 자본 흐름을 막는다’며 지수 편입 시 문제가 될 수 있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외국인투자자의 시장 접근성은 MSCI 선진국지수 편입 시 고려되는 주요 평가 기준”이라며 “지수 편입이라는 정책 목표하에 연기금 등 기관을 통해 달러 수요를 줄이는 것밖에는 뾰족한 수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고환율은 대미 투자에도 제동을 걸고 있다. 구 부총리는 ‘대미 투자가 상반기에 시작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럴 것 같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적어도 올해는 현재 외환시장 여건에서 많은 금액을 투자할 수는 없다”며 “최초 투자는 그것(연간 200억 달러)보다 훨씬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을 초조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대미 투자의 속도조절은 필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고환율 상황이 해결되지 않는 한 원·달러 환율은 올해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대미 투자 시 불확실성의 주요 상수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짚었다.

세종=김윤 기자 ky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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