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재외동포청 이전 발언 후폭풍] 수도권 역차별 앞에 인천 여야 “뭉쳐야 산다”

이아진 기자 2026. 1. 18.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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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근성 개선·임대료 인상 철회”
김경협 청장 보류 결정 '조건부'
시 “市 차원 모든 지원 다 했다”

정부 '5극 3특', 인천에 역차별
지역 공공기관 이전 가능성도
경실련 “여야 모두 힘 모아야”
▲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허종식(동구·미추홀구갑)·김교흥(서구갑) 국회의원, 김경협 재외동포청장, 고남석 민주당 인천시당위원장, 박찬대(연수구갑) 국회의원, 조택상 중구·강화군·옹진군 지역위원회 위원장이 15일 인천 연수구 송도동 재외동포청에서 '서울 이전 검토 중단'을 촉구하는 면담을 진행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인천일보DB

재외동포청이 더불어민주당 3선 의원 출신 김경협 청장의 '서울 이전 검토' 발언 나흘 만에 청사 이전 검토를 잠정 보류했지만 '인천시 지원 약속 이행' 조건을 붙인 결정이다 보니 논란은 완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여기에 이재명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도 본격화하고 있어 인천지역에 자리 잡은 공공기관을 사수하는 데 모든 행정력과 정치력을 쏟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재외동포청 서울 이전 '잠정 보류'

재외동포청은 지난 15일 "인천시의 신속한 지원 대책 수립과 이행을 전제로 청사 이전 검토를 잠정 보류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냈다. 이는 시가 청사 유치 당시 재외동포청에 제시한 지원 약속을 언급하는 것으로, 상황에 따라 이전 논의가 재개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재외동포청이 밝힌 선결 조건은 △재외동포 청사 방문 불편 해소 대책 마련 △청사 유치 당시 인천시 지원 약속 이행 △인천국제공항 및 서울 접근성이 좋은 안정적 청사 마련 △임대료 인상 계획 철회 등이다.

그러나 시는 재외동포청 지원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시는 2023년 지방정부 최초로 '재외동포 지원 협력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으며 시 국제협력국 소속 직원 100여명을 재외동포청이 입주한 송도국제도시 건물에 배치해 협업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 시 차원에서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은 모두 해왔다"며 "앞으로도 재외동포청과 협력 관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법 테두리 안에서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 공방으로 번진 이전 논란

이번 논란은 정치권 책임 공방으로도 번졌다.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은 이달 15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사태의 근본 원인은 국가기관을 유치만 하고 방치한 유정복 시장의 무책임에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민주당 시당과 지역 국회의원들은 재외동포청을 찾아 김경협 청장에게 서울 이전 검토 발언에 대해 항의했고, 김 청장은 "재외동포청은 인천에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란 입장을 밝히면서도 인천시 지원 부족을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청장은 같은 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유정복 시장이 청사 이전 검토 배경이나 사실 관계 확인 없이 '행정 편의주의'를 운운하며 재외동포청을 매도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의 뜻을 전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유 시장은 이튿날인 16일 SNS를 통해 "재외동포청을 볼모로 한 정치 공작"이라고 맞받아쳤다.

유 시장은 "시민들의 거센 저항에 부딪혀 궁지에 몰리자 민주당과 재외동포청장은 갑자기 인천시 지원 부족을 탓하며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며 "조현 외교부 장관과 통화해 재외동포청 이전은 없을 것이라는 확답을 받았다"고 밝혔다.

▲정부 균형발전, 인천엔 역차별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을 계기로 정부 차원의 공공기관 이전 논의가 탄력을 받으면서 인천은 지역 공공기관을 뺏기지 않도록 방어전을 펼쳐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우리나라 지방이 거의 무너져가고 있다.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반드시 준비해서 실행시키겠다"고 말했다. 올해 수도권 공공기관에 대한 이전 대상과 유치지를 확정하고, 내년부터 이전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한국환경공단과 항공안전기술원, 극지연구소 등 인천에 있는 주요 공공기관도 이전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인천을 비롯한 전국 해양도시들이 항만·물류·해양산업 기능 약화를 우려하며 해수부 부산 이전을 반대했음에도 정부는 국토 균형발전을 명분으로 내세우며 이전을 강행한 바 있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이재명 정부가 수도권 집중화 문제를 해소하겠다며 '5극 3특'을 제안하면서 인천이 또 다른 역차별을 받고 있다"며 "정부는 수도권 집중화가 아니라 서울 집중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인천시민을 대변하는 정치권이 여야 가릴 것 없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아진·박예진 기자 atoz@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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