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큰 선물”“사탕발림”… 인센티브에 들썩이는 지역통합론

최일영,최창환,전희진 2026. 1. 18.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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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드라이브에 지자체 희비
중단됐던 대구·경북 다시 꿈틀
급물살탄 광주·전남은 대환영
전북 전주·완주도 통합론 고개
대전·충남은 실망스러운 표정
부산·경남도 “취지 퇴색” 신중
김민석(가운데) 국무총리가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행정통합 지원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정부는 대전·충남, 광주·전남 특별시에 대해 4년간 각각 최대 20조원 수준의 재정 지원 방침을 밝혔다. 연합뉴스


정부가 내놓은 행정통합 파격 인센티브를 놓고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들썩이고 있다. 통합 논의가 중단됐던 대구·경북(TK) 지역에선 통합론이 다시 꿈틀하는 모습이다. 통합 추진 중인 대전·충남 등에선 대규모 지원에 필요한 재정 확보 방안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4년간 최대 20조원 식의 포괄적 지원안으로는 지역 발전을 계속해서 추진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지역별 이해관계가 서로 다른 만큼 다양한 요구가 분출하는 모습이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정부의 지난 16일 행정통합 인센티브 발표와 관련해 “정부가 밝힌 연간 5조원 (지원) 가운데 단순히 이양되는 사업비는 일부에 불과하고 대부분이 지방이 자율적으로 쓸 수 있는 포괄보조금 형태로 지원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요구했던 특례들만 조금 더 챙기면 대구·경북 판을 바꿀 실질적인 대전환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중앙정부가 적극 나설 때 우리가 원하던 TK 행정통합을 통해 당당히 세계와 경쟁하는 시대를 만들어 가야 한다. 우물쭈물할 시간이 없다”고 강조했다.

대구시도 통합 재논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시 관계자는 18일 “경북도와 행정통합 전 단계인 광역연합을 추진 중이기 때문에 경북도 요청 시 행정통합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눌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TK 행정통합 논의는 일찌감치 시작됐다. 2026년 7월 대구경북특별시 출범을 목표로 한 공동합의문이 2024년 10월 발표됐다. 시·도민 여론조사가 진행됐으며 대구시의회 동의도 이뤄졌다. 하지만 지역 반발에 경북도의회가 동의를 미루면서 추진 동력이 약화됐고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논의가 멈췄다. 대구·경북은 행정통합을 장기과제로 넘기고 광역연합을 먼저 추진키로 한 상태였다. 대구와 경북이 멈칫한 사이 광주·전남 등지에서 행정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광주·전남은 정부 발표를 환영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광주시와 전남도는 국회, 중앙정부와 상시적 협력을 통해 광주전남(행정통합)을 반드시 실현하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축을 만들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도 “4년간 20조원을 지원하면 통합시가 새롭게 자리 잡고 적극적으로 미래를 향해서 통합시가 멋지게 출범할 수 있다”며 환영했다.

광주·전남 행정통합은 실행 절차를 밟고 있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지난 16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광주·전남 행정통합 추진 범시도민협의회’ 발대식을 열고 통합 공론화와 사회적 합의를 이끌 공식기구를 출범시켰다. 행사에는 강 시장과 김 지사뿐 아니라 시·도 교육감, 지방의원, 시민사회·경제계 대표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전북 전주·완주도 들썩였다. 1997년 이후 필요성이 끊임없이 제기됐지만 번번이 실행 단계로 넘어가지 못했던 전주·완주 행정통합 논의가 다시 고개를 든 모습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전주와 완주는 생활·산업·교통 측면에서 이미 하나의 권역”이라며 “행정통합을 통해 전북권 중핵도시를 만드는 것은 지역경쟁력 강화와 균형발전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선택지”라고 말했다.

행정통합을 추진 중인 대전·충남은 정부 발표에 대해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내놨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정부의 방침은 대전시와 충남도가 요구한 권한·재정 등을 담은 257개 특례조항과 너무 결이 다르고 미흡하다. 한마디로 우는 아이를 달래기 위한 사탕발림”이라며 “이재명 대통령께서는 부디 대전시와 충남도가 제시한 법안을 숙고해 결단을 내려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장우 대전시장도 “어떤 방식으로 얼마를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특별법에 명확히 명문화해야 한다. 추가 재정 확보 방안과 재정권에 대한 구체적 내용도 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부산·경남도 신중한 반응이었다. 두 지자체는 부단체장 확대나 공공기관 이전 우대 등 정부가 제시한 방안이 중앙 권한의 이양보다는 지원 확대에 머물러 ‘연방제 수준의 재정·권한 이양’을 핵심으로 하는 행정통합 취지와는 거리가 있다고 본다.

부산시는 지방선거와 무관하게 주민 의견 수렴과 주민투표, 특별법 제정을 거치는 기존 로드맵을 차근차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경남도 역시 통합은 되돌릴 수 없는 사안인 만큼 정부 인센티브와 별개로 충분한 논의와 주민 동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6·3 지방선거를 앞둔 일회성 인센티브안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최일영 최창환 전희진 기자 mc10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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