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싸운 ‘검정고무신’의 승소…이후 출판계에 남은 숙제 [D:이슈]
대책위 "유사한 비극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과 인식 개선 논의 계속"
만화 ‘검정고무신’의 저작권이 고(故) 이우영 작가 유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이에 약 8년 간 이어진 ‘검정고무신’의 법적 분쟁은 마무리가 됐으나, 출판계는 ‘검정고무신’이 남긴 유의미한 성과를 정착시켜야 하는 숙제를 안았다.
12일 이우영 작가 사건 대책위원회는 형설출판사 측이 제기한 상고를 대법원이 지난 8일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하면서 하급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심리불속행은 대법원이 원심에 중대한 법리 오해와 쟁점이 없는 것으로 보고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형설앤출판사가 유족에게 40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2심 판결이 유지됐다.

‘검정고무신’은 1990년대 사랑 받은 만화다. 1960대 서울을 배경으로, 기영이 가족의 이야기를 코믹하면서도 정감 가게 풀어냈다. 지난 2007년 원작자인 이우영 작가가 형설앤출판사와 ‘작품과 관련한 일체의 사업권과 계약권을 출판사 측에 양도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맺으면서 이 갈등이 시작됐다.
이후 이 작가가 ‘검정고무신’ 캐릭터가 나오는 만화책을 그리자, 2019년 형설앤출판사는 이 작가가 부당하게 작품 활동을 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 작가도 이에 맞서 저작권 침해금지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기 과정에서 이 작가는 15년간 받은 돈이 1200만원 뿐이라며 계약의 부당함을 주장했다. 만 이 작가는 재판이 지연되며 갈등이 길어지던 가운데, 지난 2023년 3월 세상을 떠났다.
1심은 유족이 형설앤 측에 74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단했으나, 2심에서 1심 판결을 뒤집고 “형설앤출판사가 이 작가의 유족에게 40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형설앤출판사와 이 작가 측의 기존 사업권 계약은 유효하지 않다며 “형설앤은 ‘검정고무신’ 각 캐릭터를 표시한 창작물 등을 생산·판매·반포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검정고무신’은 이 작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출판계에서 만연한 불공정 계약과 창작자의 권리 보호 부재의 문제를 그대로 드러낸 사례로 주목을 받았다.
다만 유족들의 승소로 마무리는 됐지만, 7년 동안 이어진 긴 싸움은 창작자가 직접 계약의 불공정을 입증하는 것이 그만큼 어렵고, 힘들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우영 작가 사건 대책위원회가 최종 승소 이후에도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활동을 계속하겠다고 약속한 이유이기도 하다.
“사법적 판단은 종결됐지만, 유사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과 산업 전반의 인식 개선 논의는 계속돼야 한다”고 말한 대책위는 창작자 권리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 및 정책 제안 활동을 우선 과제로 언급했다.
특히 ‘저작권 권리’를 둘러싼 창작자와 출판사 또는 플랫폼 간의 갈등은 콘텐츠 시장의 대표적인 화두로 꼽힌다. 캐릭터를 표시한 창작물은 물론, 만화 또는 웹툰을 영상 콘텐츠로 확장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진 현재, 저작물에 대한 권리 문제는 그만큼 복잡하고, 또 중요해졌다.
지난해 6월 제·개정한 만화 분야 표준계약서를 통해 전보다 나아진 부분도 있다. 웹툰 작가들이 50회를 연재할 경우 2회의 휴재권을 보장하고, 웹툰 서비스 사업자들이 작가들에게 수익 정산서를 의무적으로 제공하도록 하는 내용을 바탕으로, 불공정성 문제 발생 가능성이 큰 계약 사례에 대한 유의점과 구체적인 저작권 침해 대응 방안도 담겼다.
다만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표준계약서가 필수가 아닌 권고에 그치는 것은 아쉬움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신인 작가들의 경우, 여전히 자신의 저작물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 힘든 현실이다. 웹툰작가 노조 위원장의 하신아 위원장은 지난해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네이버웹툰의 경우 마지막에 계약서와 부속합의서 6종 이상을 내밀며공동저작자로 네이버웹툰을 올려달라고 한 사례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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