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분양권 불법전매 신고 포상은 지자체 재량…예산 부족 시 안 줘도 무방”

최서인 2026. 1. 18.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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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서울 남산 전망대를 찾은 시민들이 아파트가 빼곡한 풍경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아파트 분양권 불법전매 신고에 대한 포상금은 지자체의 의무가 아닌 재량이기 때문에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지난달 11일 A씨가 경기도지사를 상대로 제기한 신고포상금 지급신청 기각결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원고 A씨는 2015년 11월 수도권 일대 아파트 분양권 불법전매 사례 1141건을 적발해 경기도와 서울시, 인천시 등에 신고했다. A씨의 신고를 토대로 수사가 진행됐고, 이 가운데 52건에 대해 형사처벌이 확정됐다. 이에 A씨는 주택법에 근거해 경기도에 52건에 대한 신고포상금 8500만원을 신청했으나, 경기도는 2019년 7월 “예산이 없다”며 지급을 거부했다.

경기도는 “도의회에서 예산을 삭감해 신고포상금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했다. 또 “신고포상금 지급은 도지사 재량 사항으로, 예산 사정 등을 고려해 지급하지 않거나 감액 지급 가능하다”며 “특정 1인에 대한 과도한 포상금 지급 문제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했다”고 했다. 이에 2020년 3월 A씨는 경기도청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과 2심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1심은 주택법 시행령 92조 4항에서 “신고자가 시·도지사에게 포상금 지급을 신청할 경우 30일 이내에 포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규정된 점을 들어 “요건에 부합할 경우 포상금을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포상금을 지급하지 않을 사유가 없고, 지급을 거부할 만한 중대한 공익상 필요도 없다”고 했다.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주택법에 따른 신고포상금 지급은 시·도지사의 재량이라고 봤다. 대법원은 “주택법 92조는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한 경우라면 지급신청으로부터 30일 이내에 지급을 완료하라’는 취지”라고 해석했다. 관련 행정규칙에서 ‘이미 수사 중’, ‘언론 매체에 이미 공개’ 등을 이유로 시·도지사가 포상금을 지급하지 않을 수 있게 한 점 등을 고려했다.

대법원은 “어떤 행정행위가 재량인지 아닌지는 해당 행위의 성질과 유형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주택법상 포상금 제도는 시민의 자발적 감시를 통해 규제를 강화하려는 일종의 유인책”이라고 했다. 이어 “신고포상금 제도의 목적과 성질, 주택법 92조가 포상금의 지급 기준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면, 포상금 지급은 재량행위에 해당한다”고 봤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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