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명 목숨 달렸는데 음주비행?…"0.001%도 안 돼" 항공사 결국

#1. 2025년 8월 일본항공(JAL) 소속 한 조종사는 미국 하와이에서 일본 나고야 국제공항으로 향하는 비행을 앞두고 맥주 3병을 마셨다. 자가 알콜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자 그는 병가를 냈고 대체 조종사를 급히 찾는 과정에서 연쇄 지연 사태가 발생했다. 1년 전인 2024년 12월에도 해당 항공사는 조종사의 비행 전 음주로 인해 항공편이 지연됐었다.
#2. 2025년 7월 미국 델타항공의 스웨덴 스톡홀름-미국 뉴욕 항공편이 조종사의 음주 사실로 인해 취소됐다. 음주측정 결과 혈중 알콜 농도가 유럽연합(EU)이 허용하는 기준인 0.02%를 초과했기 때문이다.
#3. 2025년 1월 미국 사우스웨스트항공 소속 한 조종사는 미 조지아주 사바나에서 일리노이주 시카고로 향하기 전 음주한 사실이 발각돼 체포됐다. 조종사가 술에 취한 것처럼 보인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여객기 안으로 출동했고 비행기 이륙 전 조사가 이뤄졌다. 그는 ‘일자로 걷기’ 등 경찰 현장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해 결국 연행됐다.
항공기 조종사가 조종간을 잡기 전 그가 술에 취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어떻게 보장할 수 있을까. CNN은 최근 조종사의 음주 비행을 막기 위해 전 세계 항공사가 기울이고 있는 노력을 조명했다.
0.001%→0%

각 항공사는 음주비행을 근절하기 위해 음주 후 조종 제한 시간(bottle-to-throttle)을 두거나 엄격한 혈중 알콜 농도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또한 무작위 음주 검사와 동료 신고 제도 등을 통해 경각심을 높이며, 기준을 위반할 경우 면허 정지·취소는 물론 형사 처벌에 이르는 강력한 제재도 병행하고 있다. 다만 일률적으로 정해진 기준은 없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면허를 가진 항공 종사자가 ‘정신작용 물질 영향 하에서 운항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기준은 각국 규제 기관과 항공사가 정한다.
각국 기준 달라…무관용 정책 시행하는 인도

일본에서는 항공법 및 시행규칙에 따라 알콜이나 약물 등으로 인해 정상적인 항공기 운항이 어려운 상태에서의 비행을 금지하고 있다. 구체적인 수치 기준은 없지만 항공사들이 자체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2024~2025년 사건 이후 일본항공은 음주 후 조종 제한 시간을 24시간으로 정하고 비행 전 3차례의 의무 음주 측정을 도입했다.
인도는 가장 엄격한 규정을 둔 나라 중 하나다. 인도 민간항공국(DGCA)은 음주 후 조종 제한 시간 12시간, 혈중 알콜 농도 기준 0.00% 무관용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또 조종사는 매 비행 전 카메라가 설치된 공항의 지정된 장소에서 음주 측정을 해야 한다. 인도 항공사에서 근무 중인 조종사 타라나 삭세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0.001%만 나와도 양성으로 간주된다”며 “검사를 지나쳐도 양성으로 처리되고 처벌이 매우 무겁다”고 말했다. 첫 번째 위반 시에는 조종사 면허가 3개월간 정지되고, 두 번째 위반 시에는 3년간 정지되며, 세 번째 위반 시에는 면허가 영구적으로 박탈된다.
전민구 기자 jeon.mi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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