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것의 역사 2.0 [신간]

책은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사실을 어떻게 알게 됐는지 그리고 그 사실을 알기까지 얼마나 많은 우여곡절과 시행착오, 행운과 불운이 뒤따랐는지를 과학과 역사, 인물의 전기와 일화를 솜씨 좋게 꿰어 한 편의 이야기로 탄생시킨다. 변화 속도가 빠른 우주론, 태양계, 인류사는 대폭 손질됐고, 이미 역사적 맥락이 정리된 고전적 과학사는 큰 줄기를 유지했다. 인류세 논쟁, 팬데믹을 거치며 대중에게 각인된 PCR, 새롭게 밝혀진 고대 인류 흔적, 소립자, 세포 등 맨눈으로는 보이지도 않는 미시 세계도 이번 개정판에 담겼다. 2025년 촬영된 엄청난 크기의 오징어에 대한 소식부터 행성의 지위를 잃은 명왕성 소식은 물론이고, 마지막 고대 인류가 머물렀을지도 모를 지브롤터의 동굴을 직접 찾아가 새롭게 밝혀진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다윈, 뉴턴, 아인슈타인, 호킹 등을 비롯한 유명 과학자뿐 아니라 잘 알려지지 않은 과학자까지 등장해 인류가 쌓아온 과학 성과를 설명해준다.
개정판이라고 해서 단순히 정보를 보강하거나 최신 사례를 추가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과학 지식이 얼마나 늘어났는지보다는, 우리가 과학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방식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보여준다. 어려운 수식이나 도표 대신 사건과 인물, 우연과 실패 이야기를 엮어 과학을 하나의 여정으로 풀어낸 것도 이 책의 특징이다. 실험실과 관측소, 발굴 현장을 직접 찾아가 질문을 던지고, 과학자들이 확답하지 못하는 지점까지도 숨기지 않는다. 독자는 결과보다 과정에 주목하게 되고, 지식의 양보다 탐구의 감각을 익히게 된다.
이러한 서술 방식은 저자의 이력과도 맞닿아 있다. 과학자가 아니라 여행기 작가로 명성을 쌓은 그는, 인생 상당 부분을 우주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거의 모른 채 살아온 사람이다. 저자가 여러 분야 최고 과학자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배우고, 설명이 납득될 때까지 질문을 거듭하는 방식은 독자를 대신한 지적 노동에 가깝다. 과학을 이미 아는 사람의 설명이 아니라, 이해하려 애쓰는 사람의 기록이라는 점에서 이 책은 독특한 설득력을 갖는다. 과학을 어렵고 지루하게 느껴본 독자에게 이 책이 유용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정다운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44호 (2026.01.21~01.2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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