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2025 돌파적 혁신'으로 꼽은 것, AI가 아니었다 [소셜 코리아]
한국의 공론장은 다이내믹합니다. 매체도 많고, 의제도 다양하며 논의가 이뤄지는 속도도 빠릅니다. 하지만 많은 논의가 대안 모색 없이 종결됩니다. 소셜 코리아(https://socialkorea.org)는 이런 상황을 바꿔 '대안 담론'을 주류화하고자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근거에 기반한 문제 지적과 분석 ▲문제를 다루는 현 정책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거쳐 ▲실현 가능한 정의로운 대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소셜 코리아는 재단법인 공공상생연대기금이 상생과 연대의 담론을 확산하고자 당대의 지성과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기사에 대한 의견 또는 기고 제안은 social.corea@gmail.com으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기자말>
[김병권]
세계적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는 2025년을 대표하는 혁신으로 놀랍게도 인공지능(AI)이 아닌 태양광과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를 꼽았다. 여전히 비용 부담이 크고, 해가 떠 있는 낮에만 발전이 가능하며, 주민 수용성도 낮다는 점에서 한국에서는 주목 받지 못했던 기술이다. 그런데 어째서 이 흔해 보이던 기술이 2025년 '돌파적 혁신(Breakthrough of the Year)'으로 지목되었을까? 2026년에는 재생에너지가 더욱 놀라운 사회 변화를 이끌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
|
| ▲ 합천댐 수상태양광발전 시설. |
| ⓒ 윤성효 |
인류는 18세기 말 산업혁명 이후 석탄, 석유, 가스 등 화석연료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며 현대 문명을 이뤄왔다. 그런데 화석연료란 본래 수억 년 전 태양빛이 식물에 저장되어 지하에 묻힌 것에 불과하다. 지금 우리가 이를 시추하고 채굴해 쓰고 있다는 것은, 현대문명이 사실상 수억 년 전 태양빛에 의존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그 대가가 막대하다는 데 있다. 화석연료의 사용은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했고, 이는 기후위기라는 전 지구적 재난을 초래했다.
하지만 태양광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은 이러한 흐름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이제는 과거의 태양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지구에 도달하는 '현재의 태양'의 빛을 직접 전기로 전환함으로써, 화석연료 없이 살아갈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새로운 에너지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2025년은 상징적인 해였다. 태양광 발전의 설치 용량이 석탄 화력발전 용량을 초과했고, 실제 발전량에서도 태양광을 포함한 재생에너지가 사상 처음으로 석탄 발전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 300년간 이어져 온 에너지 시스템의 대전환이며, 새로운 산업혁명의 분기점이라 할 수 있다.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는 AI(인공지능)조차, 태양광이 주도하는 에너지 혁명 없이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그러므로 2025년 '돌파적 혁신'의 주인공이 AI가 아니라 태양광이라는 사실은,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이런 혁신의 흐름을 따라가고 있는가?
현재 한국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겨우 10%에 불과하다. 과연 우리도 이 흐름을 체감할 수 있을까? 가능성은 충분하다.
|
|
| ▲ ‘녹색학습곡선’ 또는 ‘스완슨 법칙’으로 태양광 생산량이 두 배가 될 때마다 가격은 20%씩 하락한다. |
| ⓒ 위키피디아 |
그 핵심은 배터리 저장 시스템(BESS, Battery Energy Storage System)이다. 낮 동안 과잉 생산된 전력을 저장해 두었다가 밤이나 흐린 날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영국의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Ember)에 따르면, 라스베이거스나 멕시코시티처럼 일조량이 풍부한 도시에서는 '태양광+BESS' 조합이 석탄이나 원자력보다 더 저렴하게 90% 이상의 연속 발전을 가능케 한다.
이러한 해법이 주목 받는 이유는 배터리 가격 역시 급격히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에서 나트륨 기반 배터리가 상용화 단계에 이르렀고, 이는 가격 대비 성능을 한층 더 개선할 전망이다. 향후 재생에너지 확대의 기본 단위는 '태양광+BESS' 패키지가 될 것이다.
태양광 확산의 또 다른 난제는 주민 수용성 문제였다. 재생에너지는 일정한 면적의 토지를 필요로 하고, 이에 따라 지역 주민들의 반대와 이격거리 규제가 걸림돌이 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재생에너지+복지' 모델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예컨대 여주 구양리의 공동체 태양광 사례에서는, 발전 수익을 활용해 공공마을버스 운영, 공동체 식당 운영 등 주민 복지 증진에 활용함으로써 오히려 주민의 적극적 참여와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러한 방식은 단순한 설득을 넘어 실질적인 이익 공유를 통한 공감대 형성을 가능케 하며, 2026년 6.3 지방선거에서 핵심 공약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크다.
왜 태양광은 국가 핵심 전략이 되어야 하는가?
이재명 정부는 출범 이후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중심으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누적 설비용량 100GW 달성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공공주차장, 공동체, 영농형, 산업단지 태양광은 물론 육상·해상 풍력 확대도 함께 추진되고 있다. 올해부터는 매년 10GW 이상, 과거의 세 배 규모로 재생에너지 설비가 전국 곳곳에 설치될 예정이다.
비판도 있다. 비용, 수익성, 중국산 의존 문제 등이 꾸준히 제기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양광 확장은 국가 전략 차원에서 반드시 추진되어야 할 과제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에너지 안보다. 현재 한국은 에너지의 93.7%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으며, 국제 정세가 불안정한 상황에서는 이러한 구조가 큰 리스크가 된다. 반면 재생에너지는 국내에서 직접 생산하고 관리할 수 있으며, 원자력과 달리 분산형 에너지이기 때문에 안보적으로도 훨씬 유리하다. 우리가 꿈꾸는 에너지 자립국가는 태양광을 통해서만 실현 가능하다.
|
|
| ▲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해 12월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보급’을 목표로 제시하며, 태양광 이격거리 규제 개선을 위한 관련법을 개정하고 영농형 태양광 특별법을 제정하겠다고 발표했다. |
| ⓒ 기후에너지환경부 |
|
|
| ▲ 김병권 녹색전환연구소장 |
| ⓒ 본인 |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소셜 코리아>(https://socialkorea.org)에도 게재됐습니다. <소셜 코리아> 연재 글과 다양한 소식을 매주 받아보시려면 뉴스레터를 신청해주세요. 구독신청 : https://socialkorea.stibee.com/subscrib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난방비 걱정 없는 마을... '소멸 위기' 동네의 놀라운 반전
- 미군과 결혼한 어느 한국인 아내들의 증언... "끔찍한 고통"
- 이재명 정부에서 이런 일 있을 줄이야... 점입가경 국가사업
- 2만 시민서명 법원 제출... "지귀연, 윤석열 최고형 즉각 선고하라"
- [단독] '사자명예훼손' 입건 단체, 무학여고 앞에서 기습시위
- 이주 노동자 "후가" 적힌 이 달력, 체불임금 1729만원 받아낸 '숨은 무기'
- 대법, 장예찬 '여론조사 왜곡' 혐의 유죄 취지 파기환송
- 이태원 고인·유족에 막말, 2심도 집행유예... 피해자 "굉장히 서운"
- 중소기업중앙회장 '맞춤형 입법' 지적에 추가 연판장으로 응수?
- 중국의 추월, 트럼프의 횡포... 위기 맞은 한국의 생존전략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