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재의 인사이트] 지귀연이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
[이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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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 25부 재판장 지귀연 부장판사 (자료사진) |
| ⓒ 서울중앙지법 |
핵심 변수, 형량 감경요소 반영 여부
가장 핵심적인 변수는 지 부장판사가 형량에 감경요소를 반영할 것이냐는 점입니다. 재판부는 특검 구형량을 고려해 사형과 무기징역, 무기금고 등 법정형 3가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한 뒤 감경 여부를 판단해 형량을 결정합니다. 범죄의 정상에 참작할만한 사유가 있으면 재판부는 형법의 '정상참작 감경' 제도를 적용해 재량으로 형량을 깎아줄 수 있습니다. 사형이 구형된 윤석열은 감경이 되면 무기 또는 20년 이상 50년 이하 징역 선고가 가능한 상황입니다.
걱정되는 건 윤석열 재판에서 드러난 지 부장판사의 행태입니다. 지 부장판사는 재판 초기 황당한 구속취소 결정으로 윤석열을 풀어줬고, 변호인들의 재판 지연을 방관하다시피 했습니다. 늑장 재판으로 윤석열이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되는 것 아니냐고 조바심치게 했습니다. 지 부장판사가 윤석열 측 주장에 경도된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졌고, 조희대 대법원장도 이런 기괴한 재판을 지켜보기만 하면서 불신이 증폭됐습니다. 이를 지켜본 국민들로선 윤석열 선고에도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법조계에서는 지 부장판사가 '정상참작 감경' 사유로 범죄 피해가 크지 않다는 점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하룻밤 사이에 계엄 선포가 해제됐고, 실제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을 근거로 들 거라는 관측입니다. 내란 특검이 "전두환·노태우에 대한 단죄보다 엄중히 해야 한다"고 했지만, 실제 유혈사태가 발생한 전두환 내란 사건과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할 거라는 예상입니다. 대한민국이 실질적 사형폐지국이라는 점도 고려 요소로 삼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하지만 재판부가 윤석열을 감경하게 되면 후폭풍도 거셀 것으로 보입니다. '정상참작 감경'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은 피고인의 반성입니다. 진심으로 뉘우치는 모습 없이 변명으로 일관하거나, 증거가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비합리적으로 혐의를 전부 부인하는 경우는 감경을 하지 않는 게 법원의 일관적인 양형기준입니다. 형사사건 재판에서 반성 않는 피고인의 태도는 재범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하게 만들어, 구형보다 무거운 처벌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습니다.
윤석열은 14일 새벽 진행된 최후진술에서도 90분 동안 궤변을 늘어놓았습니다. '경고성 계엄'이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고, 비상계엄 선포는 '반국가 세력의 패악' 때문이었다고 했습니다. 최후진술은 국민 앞에 반성하고 사과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지만 윤석열은 이를 송두리째 내던졌습니다. 끝까지 재판을 불법 계엄의 정당성을 강변하는 정치적 무대로 활용했습니다. 윤석열은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도 계속해서 혐의를 부인하거나, 선택적으로 재판에 출석하는 등 법을 우롱해왔습니다.
윤석열에 대한 어설픈 용서나 관용이 있어서는 안 되는 이유는 이처럼 차고 넘칩니다. 지귀연 재판은 결심 공판을 마치며 "오직 헌법과 법률, 증거에 따라 판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이 맡은 재판부를 향해선 "미비한 점이 많았을 것"이라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법원 주변에선 지 부장판사가 재판 진행은 유연하게 하지만 판결은 매우 무겁게 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 부장판사가 그간의 잘못을 만회하려면 법과 양심에 따른 준엄한 단죄로 이 땅의 민주주의가 더 단단해지길 바라는 국민 기대를 저버리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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