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ESS 2차 사업’ 목매는 배터리 3사… “생태계 균형 중요”

허경구 2026. 1. 15.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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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배터리 업계가 1조원 규모의 정부 주관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2차전'에 사활을 걸고 뛰어들었다.

ESS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암초에 부딪힌 배터리 업계에는 '구명줄'로 꼽힌다.

배터리 산업의 무게중심도 전기차에서 '전기 저수지'인 ESS로 옮겨가는 양상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전력거래소는 지난 12일 제2차 ESS 중앙계약시장 경쟁입찰 관련 입찰제안서 및 사업계획서 접수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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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 중앙계약시장 입찰 마감
전기차 둔화에 ESS ‘활로’ 부상
SK온 등 ‘LFP 국내 생산’ 승부수


국내 배터리 업계가 1조원 규모의 정부 주관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2차전’에 사활을 걸고 뛰어들었다. ESS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암초에 부딪힌 배터리 업계에는 ‘구명줄’로 꼽힌다. 배터리 산업의 무게중심도 전기차에서 ‘전기 저수지’인 ESS로 옮겨가는 양상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국내 산업 기여도’와 ‘안전성’이 승패를 가를 것이란 관측과 함께 배터리 생태계의 균형 측면도 감안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전력거래소는 지난 12일 제2차 ESS 중앙계약시장 경쟁입찰 관련 입찰제안서 및 사업계획서 접수를 마감했다. 이번 입찰엔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발전사업자 등과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했다.

이번 사업은 육지 500메가와트(㎿)와 제주도 40㎿ 등 총 540㎿ 규모의 ESS 구축이 골자다. 약 20만 가구가 동시에 사용하는 전력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총사업비는 1조원 규모에 달한다. 전력거래소는 다음 달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앞서 동일한 규모로 진행된 1차 입찰에서는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이 총 8곳의 사업지를 나눠서 가져갔다. SK온은 수주에 실패했다. 특히 삼성SDI는 울산공장에서 생산하는 삼원계(NCA) 각형 배터리를 앞세워 6곳을 확보했다. ‘국내 생산’이라는 점을 부각하고 상대적으로 단가가 높은 NCA 배터리 가격을 대폭 낮춘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다만 2차 입찰에서는 판도가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선 전력거래소가 비(非)가격 평가 비중을 기존 40%에서 50%로 강화하면서 화재 안전성과 산업·경제 기여도 비중이 높아졌다. 특히 화재 안정성 배점(100점 만점)은 6점에서 11점으로 뛰었다.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국내 생산’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LFP 배터리는 열 폭주와 화재 위험이 낮아 장시간 안전 운전이 요구되는 전력용 ESS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SK온은 배터리 이상 징후를 조기 감지하는 임피던스분광법(EIS) 기반 진단 기술도 강조한다.

SK온은 이와 함께 충남 서산공장 일부를 약 3기가와트시(GWh) 규모의 ESS용 LFP 배터리 생산 라인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도 지난해 말 충북 오창에 연 1GWh 규모의 ESS용 LFP 생산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삼성SDI는 1차 입찰 때처럼 에너지 밀도와 출력이 높은 NCA 배터리를 내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캐즘이 단기 조정이 아니라, 시장 성장 자체의 구조적 둔화를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비해 ESS 시장은 최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 붐,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 중이다. 에너지분야 조사 기관인 블룸버그NEF는 2035년 누적 ESS 설치 용량이 지난해 대비 약 8배 급증한 2테라와트(TW)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에선 이번 입찰 결과가 국내 ESS 생태계 구축에도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본다. 한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성장성이 좋은 ESS를 중심으로 국내 업체들의 사업구조 재정비가 활발해 지고 있다”며 “정부 주관 입찰을 통해 다양한 배터리 기술이 공존하고 균형 있게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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