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는 제명, 장경태는 침묵…'정청래 체제'의 징계 셈법

민단비 2026. 1. 15.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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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태 성비위 조사 두달 가까이
김병기는 신속 제명…형평성 논란
'계파성 징계 아니냐' 지적도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2월 2일 자신을 성추행 의혹으로 고발한 고소인을 무고 및 폭행 등으로 고소·고발하기 위해 서울경찰청 민원실을 방문한 뒤 나와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각종 비리 의혹에 휩싸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전 원내대표는 제명으로 정리된 반면, 성비위 의혹을 받는 장경태 의원에 대한 윤리감찰단 조사는 두 달 가까이 결론 없이 이어지고 있다. 당의 대응이 극명하게 대비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병기 전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당 윤리심판원으로부터 제명 처분을 받았다. 한동수 윤리심판원장은 "징계 시효의 완성 여부, 사안의 중대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심의 안건에 대해 제명 처분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징계 사유로는 대한항공 호텔 숙박권 수수, 쿠팡 임원과의 70만원 상당 오찬, 공천 헌금 수수 의혹 등이 제시됐다.

김 전 원내대표는 윤리심판원 회의에 직접 출석해 대부분의 의혹이 3년의 징계 시효를 넘겼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윤리심판원은 시효가 지나지 않은 일부 사안들만으로도 최고 수위의 징계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이같은 의혹 외에도 아들의 대학 편입 및 취업 청탁, 아내의 동작구의회 법인카드 사적 유용 등 13건의 의혹을 받고 있다.

반면 장경태 의원에 대한 윤리감찰단의 조사 결과는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다. 장 의원에 대한 조사는 지난해 11월 말 시작됐으나 아직까지 결론이 나오고 있지 않다. 이로 인해 당의 징계 기준이 일관되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누가 어느 진영에 속해 있느냐'가 징계의 속도와 수위를 가르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장 의원은 이른바 '친청(친정청래)계'로 분류된다. 이재명 대표 시절 수석최고위원이었던 정청래 대표와 함께 최고위원을 지내며 호흡을 맞췄고, 정 대표 취임 이후에는 당원주권정당특위원장으로 임명됐다.

민주당을 탈당한 강선우 무소속 의원 역시 친청계 인사로 꼽힌다. 강 의원은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의원으로부터 1억원을 받고 공천을 약속했다는 내용의 녹취록이 공개되며 공천 헌금 수수 의혹에 휘말렸다.

이 녹취는 김 전 원내대표 측이 녹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김 전 원내대표가 위기에 몰리자 '물귀신 작전'을 펼쳤고, 이 과정에서 그의 '버티기 전략'이 당 이미지를 훼손하자 지도부가 제명으로 방향을 정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공천헌금 수수 등 각종 비위 의혹을 받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윤리심판원 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김 전 원내대표 제명 결정과 관련해 "강 의원에 이어 꼬리자르기 수순에 들어간 것 같다"며 "장 의원에 대한 징계는 도대체 어떻게 돼가고 있는 것이냐. 시중에서 장 의원이 정 대표와 가장 가까운 최측근이기 때문에 손대지 못할 것이라고 하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은 그게 사실인지 국민께 답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윤리감찰단의 조사가 사실상 한계에 이르렀다며, 수사기관의 판단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김 전 원내대표에 대한 조사와 징계가 신속하게 이뤄진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장 의원과 피해자) 양 측의 주장에 대한 철저하고 면밀한 윤리감찰단 차원의 조사는 마무리된 것으로 안다"며 "다만 양측 주장이 워낙 팽팽한 상태여서 윤리감찰단으로서는 어떤 결론에 이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윤리감찰단이 더 이상 조사를 진행할 수 없는 수준이라서 수사기관의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며 "추호도 장 의원을 감싸는 자세로 임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전 원내대표가 재심을 신청함에 따라 징계 절차는 이달 말쯤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 지도부는 재심 청구가 당헌·당규에 보장된 절차인 만큼, 결과가 나올 때까지 당대표의 긴급징계권은 행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이날 김 전 원내대표의 자택과 지역구 사무실,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 등 6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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