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이 선수에 홍삼 선물…‘상식’이 통하는 베트남

베트남 축구를 이끄는 김상식(50) 감독이 아시아 무대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베트남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13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U-23 아시안컵에서 홈팀 사우디를 1-0으로 제압했다. 앞서 치른 요르단전과 키르기스스탄전 결과를 묶어 3연승, 조 1위로 8강에 올랐다. 베트남 매체는 “이 대회 조별리그를 전승으로 통과한 건 동남아 국가를 통틀어 최초”라며 열광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아시아의 축구 맹주’를 자처하는 한국은 망신을 당했다. 21세 이하 선수들로 팀을 꾸린 우즈베키스탄에 0-2로 완패하고도 같은 조 최약체 레바논이 이란을 잡아준 덕분에 조 2위(1승1무1패)로 8강에 턱걸이했다.
김 감독은 지난 2024년 5월 부임 이후 박항서 전 감독에 이어 또 한 번 베트남에 축구 한류 열풍을 일으켰다. 이듬해 1월(동남아시아선수권)과 7월(아세안축구연맹 U-23 챔피언십), 12월(동남아시안게임)에 잇달아 우승 소식을 전했다. 동남아 지역 메이저급 축구대회에서 3연속 우승한 건 베트남 축구 역사상 최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김 감독은 수면 시간을 하루 4시간 이내로 줄여가며 경기 분석에 매달렸다. 아울러 선수 발굴을 위해 3부리그까지 발품을 팔았다. 주요 선수들의 특징에 대한 박항서 전 감독의 조언도 참고했다.
베트남 축구는 박 전 감독 재임 기간 중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 프로축구(V리그) 팀들이 투자를 대폭 늘려 선수들의 처우도 좋아졌다. 현재는 팬들 사이에서 연예인급 대접을 받는, 이른바 ‘배부른 세대’가 대표팀의 주축이다. 김 감독은 이들을 친형처럼 세심하게 챙겼다. 한국에서 인삼과 화장품을 공수해 “부모님과 아내에게 선물하라”며 나눠주기도 했다.
베트남 팬들은 김 감독을 ‘엉클 사우’라 부른다. 김 감독의 이름 중 ‘상’과 발음이 비슷한 베트남어(사우·숫자 6)를 차용해 쉽게 부르며 친근감을 표현한다.
김 감독은 “정(情)을 베트남에선 ‘띤(Tinh)’이라 부르는데, 마음을 열고 선수들과 띤을 나눈다”고 했다. 이어 “8강에서도 함께 기적을 만들어보겠다”고 다짐했다.
박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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