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한가운데서 행방불명된 딸 찾기, 2025년 최고의 영화된 까닭
[김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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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시라트>의 한 장면. |
| ⓒ 찬란 |
그러던 중 군인 무리가 레이브 파티에 들이닥쳐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파티를 해산시킨다. 그 틈을 타 루이스와 에스테반은 다른 파티를 즐기기 위해 탈출하는 자드 일행을 뒤따른다. 처음에는 서로를 경계하지만 이내 가까워진다. 마르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이 보이던 찰나,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지옥으로 치닫는다.
사막은 그들을 가만히 두지 않는다. 손이 없거나 종아리가 없는 사람들이 파티에서 간간이 보였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나 싶다. 루이스가 자드 일행을 따라가겠다고 했을 때 자드는 "무슨 일을 겪게 될지 모르는 것 같네"라고 말했다.
루이스와 에스테반은 과연 무사히 딸을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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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시라트>의 한 장면. |
| ⓒ 찬란 |
루이스와 에스테반 부자가 마르를 찾아 헤매는 여정은 곧 지옥으로 향하는 다리, 시라트를 건너는 일과 다름없다는 암시처럼 보인다. 그러나 영화는 중반까지 여느 로드무비와 크게 다르지 않은 얼굴을 하고 있다. 딸을 찾아야 한다는 절박한 당위에서, 딸을 찾으러 떠나는 과정으로 자연스럽게 초점이 옮겨간다.
이때 영화의 시작과 함께 울려 퍼지는 저음역의 레이브 음악은 몸을 들썩이게 한다. 동시에 거대한 일이 벌어질 것 같은 불안을 안긴다. 땅에 두 발을 단단히 디디고 서기 힘들게 만드는 음악이기에, 오히려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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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시라트>의 한 장면. |
| ⓒ 찬란 |
자드 일행은 외형만 보면 터프하고 비상식적인 떠돌이처럼 보인다. 레이브 파티를 찾아 사막을 떠돌며 현실에서 벗어난 자유를 만끽하는 이들 같다. 하지만 외형과 달리 이들은 심성이 고운 사람들이다. 아무도 없는 사막에서 파티를 벌이되,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각자만의 의식을 치를 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이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고 해서, 타인이 그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은 아니다. 군인들의 개입으로 여정은 시작되었고, 비극은 연쇄적으로 발생한다. 그 이면에는 전쟁이라는 거대한 소용돌이가 도사리고 있다. 그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전쟁의 영향권 안에 들어와 있었던 것이다.
사운드로 완성된 지옥의 여정
<시라트>는 루이스 부자의 딸 찾기 여정이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급선회해 버리는 과정을 통해, 개인이 어쩌지 못하는 삶의 단면을 보여준다. 인생이란 예고 없이 무너진다는 말을 이렇게 생생하게 체감하게 하는 영화도 드물다. 애초에 루이스에게는 딸의 실종을 막을 방법 자체가 없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이 영화에서 사운드의 존재감은 압도적이다. 이야기와 의미도 중요하지만, 사운드가 관객을 붙잡는다. 영화가 끝난 뒤 극장을 나서면 묘한 이질감, 현실과의 간극 같은 감각이 찾아온다.
이야기 자체는 복잡하지 않다. 분명한 목적을 지닌 여정을 따라갈 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여정이 함의하는 바는 의미심장하고, 보여주는 풍경은 파괴적이며, 결국 세상사의 정곡을 찌른다. <시라트>는 어렵지 않은 영화이되, 깊이 들여다볼수록 어려워지는 영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singenv.tistory.com과 contents.premium.naver.com/singenv/themovie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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