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00억 들여 권역외상센터 지었더니…'예방 가능 외상 사망률' 첫 한 자릿수

'막을 수 있는 죽음'을 뜻하는 지표가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3년 '예방 가능한 외상 사망률'은 9.1%였다. 직전 조사인 2021년(13.9%)보다 4.8%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관련 통계를 처음 집계한 2015년(30.5%)과 비교하면 8년 만에 21.4%포인트 감소해 처음으로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예방 가능한 외상 사망률은 외상 진료 체계의 핵심 지표로 통한다. 외상으로 사망한 환자 가운데 적절한 시간 내에 적절한 치료가 제공됐다면 생존할 수 있었을 것으로 판단되는 사망자의 비율을 뜻한다. 복지부는 2년 주기로 전국 단위 조사 연구를 하고 있다. 다섯 번째인 이번 조사는 국가응급진료정보망(NEDIS) 자료와 함께 전국 권역외상센터 등 305개 병원의 외상 사망 사례 1294건을 표본으로 진행됐다.

전국을 5개 권역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경기·인천 권역의 예방 가능한 외상 사망률이 6.4%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대전·충청·강원·세종 권역은 2021년 16.0%에서 2023년 7.9%로 8.1%포인트 낮아져 가장 큰 개선 폭을 보였다. 지난 조사에서 가장 높았던 광주·전라·제주 권역은 같은 기간 21.3%에서 14.3%로 7.0%포인트 떨어지는 등 모든 권역에서 예방 가능한 외상 사망률이 감소했다. 다만 지역별 자료 제출률이 광주 57.1%, 부산 60.9%에 그쳐, 제출률이 낮은 지역이라면 예방 가능한 외상 사망률이 실제보다 낮게 평가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연구에서는 예방 가능한 외상 사망률 감소를 경제성 관점에서 평가한 결과도 함께 제시됐다. 권역외상센터 설립·운영에 투입된 비용과 외상 사망 감소로 얻는 편익을 화폐 가치로 환산해 비교한 것이다.
그 결과 정부의 투자 비용은 2012년부터 2023년까지 약 6717억원으로 추계됐다. 같은 기간 예방된 사망자는 1만4176명으로 집계됐다. 예방된 사망자 수에 통계적 생명 가치를 적용해 예방된 사망의 가치를 추정했더니 편익은 약 3조5000억원에서 최대 19조6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를 '비용 대비 편익'으로 환산하면 5.21~29.11로 나타났다. 복지부는 "중증 외상 진료 체계 구축을 위한 비용 투자 대비 편익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중증 외상 환자의 최종 치료를 전담하는 권역외상센터는 2012년 처음 도입된 이후 2017년 전국 17개 시·도로 확대됐다. 권역외상센터가 전국적인 주목을 받은 건 2017년 이국종 대전국군병원장(전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이 낮은 예산 등 권역외상센터가 겪는 운영상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하면서다. 이에 따라 "권역외상센터를 지원해달라"는 청와대 국민 청원에는 작성 일주일 만에 21만 명 넘는 시민이 참여했다.
이중규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현장에서 최선을 다해온 권역외상센터와 응급의료기관 의료진 덕분에 예방 가능한 외상 사망률이 지속해서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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