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파산 30일 내 신고 않으면 없는 돈 취급하겠다는 캄보디아
[박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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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즈가 실질적으로 소유해온 캄보디아 프린스은행 전경 캄보디아 중앙은행(NBC)은 1월 13일부터 프린스은행의 공식 청산 절차를 개시하고, 예금자와 채권자 전원에게 30일 이내에 채권을 신고하라는 공고를 발표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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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 중국 송환된 재벌 천즈, 그가 받게 될 형량은? https://omn.kr/2goiz
현지 매체 <크메르타임스>에 따르면, 캄보디아 중앙은행(NBC)은 13일부터 프린스은행의 공식 청산 절차를 개시하고, 예금자와 채권자 전원에게 30일 이내에 채권을 신고하라는 공고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모든 예금주와 채권자는 2월 11일까지 자신들의 예금과 채권에 대한 법적 권리를 입증해야 하며, 기한 내 신고하지 않을 경우 배당이나 변제 대상에서 자동 제외된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행정 공지가 아니라, 사실상 프린스은행에 돈이 묶여 있는 모든 개인과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마지막 관문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30일 안에 신고하지 않으면 법적 권리 소멸"
공고문에 따르면 예금자와 채권자는 자신의 이름과 주소, 청구 금액, 채권의 법적 근거, 이의 신청 여부 등을 포함한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변호사를 선임할 경우 법률대리인의 연락처도 함께 기재해야 한다.
청구 서류는 프놈펜 7마카라 구 벙쁘라릿(Boeung Pralit) 코뮌, 모니봉 대로와 232번 도로 교차로에 위치한 프린스은행 본점(빌딩 445, 1층)에 직접 제출하거나 법률대리인을 통해 접수할 수 있다. 접수 기간은 2026년 1월 13일부터 30일간이다.
청산 공고는 "지정된 기한 내에 채권을 등록하지 않을 경우 해당 예금이나 채권은 법적으로 소멸되며, 이후 어떤 형태의 변제나 배당도 받을 수 없다"고 명시했다. 사실상 신고하지 않는 순간, 예금과 투자금은 법적으로 사라지는 셈이다.
캄보디아 중앙은행이 지정한 청산인, 전면 자산 조사 착수
프린스은행의 청산 절차는 캄보디아 중앙은행이 지정한 공식 청산인인 모리슨캑 MKA 감사·회계법인(Morisonkak MKA Audit-Accounting Co., Ltd.)이 맡는다. 이 법인은 은행의 자산과 부채, 예금 현황을 전면 조사한 뒤 법원과 중앙은행 감독 아래 채권자 배당 절차를 집행하게 된다. 예금자와 채권자 문의는 프놈펜 참카몬 구에 위치한 청산인 사무실을 통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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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명 '웬치'라고 불리는 태자 단지 캄보디아 재벌 천즈가 관리해온 곳으로 알려진 '태자 단지' 입구 전경. 철문이 굳게 닫혀 있다. 지난해 8월 사망한 한국인 대학생 박씨가 이곳에서 고문 감금과 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
| ⓒ 박정연 |
문제는 캄보디아에는 한국이나 선진국처럼 예금자를 법적으로 보호해주는 공적 예금자보호제도가 사실상 없다는 점이다. 중앙은행은 프린스은행 예금에 대해 정부 보전이나 지급 보증을 약속하지 않고 있으며, 모든 회수는 은행에 남아 있는 자산을 바탕으로 한 채권자 배당 방식으로만 이뤄진다. 자산보다 채권과 예금이 많을 경우 상당수 예금주가 원금을 전부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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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캄보디아 최고 권력층과 유착관계를 이어 온 중국 출신 재벌 천즈 |
| ⓒ 프린스홀딩스그룹 |
천즈(Chen Zhi, 1987년생)는 중국 푸젠성 출신 사업가로, 2011년 캄보디아 국적을 취득한 뒤 2015년 프린스홀딩그룹(Prince Holding Group, 이하 프린스그룹)을 설립하고 단기간에 막대한 영향력을 구축한 인물이다. 프린스그룹은 설립 이후 부동산 개발, 금융·은행업, 카지노, 전자결제망, 항공, 소비재 등으로 빠르게 사업 영역을 확장했으며, 2018년에는 상업은행 라이선스를 취득해 프린스은행을 설립했다. 그는 금융기관과 계열 기업들을 통해 막대한 자금을 통제하며 캄보디아 경제와 투자 시장 전반에 깊이 관여했다.
천즈는 캄보디아 최고 권력층과의 친분을 통해 '네악 옥냐' 칭호를 받았고, 훈센·훈 마넷 등 정치 지도자들의 경제고문 역할을 수행하며 정치적 기반을 넓혔다. 그의 급속한 부와 권력 결합은 외부의 의구심을 자아냈는데, 10년 남짓의 비교적 짧은 기간에 수십억 달러 규모 기업을 일군 배경과 자금 출처를 놓고 "중국계 검은 자금을 운영한 바지 사장"이라는 루머와 의혹이 적지 않았다.
한편 국제 수사기관과 인권단체들은 그의 네트워크가 온라인 사기, 인신매매, 불법 도박, 자금세탁 등 범죄 활동과 연결돼 있다고 꾸준히 지적해왔다. 미국과 영국 등 주요 국가들은 프린스그룹과 천즈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며 글로벌 사기와 돈세탁 혐의를 제기했고, 국제 사회의 압박이 강화되자 천즈는 2025년 봄 돌연 잠적하며 한때 제3국 도피설까지 돌았다. 결국 캄보디아 정부는 12월 노로돔 시하모니 국왕의 재가를 통해 그의 시민권을 박탈했고, 2026년 초 그는 체포돼 중국으로 강제 송환되면서 그가 만든 프린스 그룹과 은행은 사상누각처럼 사실상 붕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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