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조이지만 월세 세액공제 확대...2026년 바뀌는 제도 총정리
2026년 새해부터 금융·세제·복지 전반에서 제도 변화가 적지 않다. 정부가 ‘2026년부터 이렇게 달라집니다’ 책자를 통해 공개한 정책만 37개 정부기관, 280건에 달한다. 방향은 분명하다. 부동산으로 쏠린 자금은 조이고, 첨단 산업·청년·서민·지역으로 자원을 재배치한다.
더 촘촘해지는 부동산 규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관심
우선 시중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심사가 더 까다로워진다. 당초 올해 4월로 예정됐던 은행권 주담대 위험가중치 하한 상향(15% → 20%) 조치가 1월로 앞당겨졌다. 위험가중치는 은행이 대출에 대비해 쌓아야 하는 자기자본 비율 산정에 쓰이는 지표다. 수치가 오르면 같은 금액을 대출하더라도 은행이 확보해야 할 자본이 늘어난다. 대출 심사가 보수적으로 바뀌고 금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부동산 시장으로 과도하게 자금이 몰리는 현상을 완화하려는 조치다.
거래 자금 검증도 강화된다. 규제지역 주택을 사거나 6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을 매입할 때 취득 자금 조달 경로를 자금조달계획서에 적어 지자체에 신고한다. 지금까지 계획서에는 금융기관 예금, 주식·채권 매각대금, 증여·상속 금액, 현금 등 기타 자금, 부동산 처분대금 정도만 기재했다. 올해부터는 가상화폐 매각대금도 적어야 한다. 가상화폐로 번 돈으로 집을 샀다면 조달 규모를 구체적으로 기재한다. 증여·상속 항목에는 금액과 증여세·상속세 신고 여부도 함께 적는다.
대신 무주택자를 위한 월세 세액공제는 확대된다. 2025년까지는 가구 연소득 8000만원 이하 무주택 가구주를 대상으로 연간 월세액 1000만원 한도에서 15~17%의 세액공제율을 적용했다. 2026년부터는 무주택 주말부부가 각각 월세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고, 공제 한도는 부부 합산 최대 1000만원까지 인정된다. 3자녀 이상 가구는 전용 100㎡ 이하 또는 시가 4억원 이하 주택이라면 지역 구분 없이 공제 대상이 된다.
상가 임대차에서는 비용 내역 요구권이 신설된다. 상가 관리비를 부담하는 계약을 맺었다면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관리비 부과 내역을 요청할 수 있다. 임대료 인상 상한 5% 규제를 우회하기 위해 관리비를 과도하게 올리던 관행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임차인은 제공받은 관리비 내역을 향후 비용 협상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
이외에 오는 5월 9일까지 유예 중인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여부도 관심사다. 중과가 재개되면 양도세 기본세율(6~45%)에 최대 30%포인트가 가산된다. 3주택자는 양도세율이 최대 75%(지방세 제외)에 달한다. 6월 지방선거 이후에는 보유세 강화 등 세제 개편 논의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정부는 아직 양도세 중과 유예 연장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청년 ‘종잣돈’ 청년미래적금 출시
부동산 대신 자금이 향하는 곳은 첨단전략 산업이다. 정부는 기존 정책성 펀드를 재정비해 ‘국민성장펀드’를 출범시킨다. 연간 공급 규모는 30조원, 향후 총 150조원이 반도체·이차전지·인공지능(AI) 등 전략 산업과 관련 생태계에 투입된다. 일반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국민참여형 펀드와 민간 자본이 결합한 대형 구조도 병행한다. 벤처·혁신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 공모펀드인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도 오는 3월 도입된다. 중소·벤처기업의 자금 조달 창구를 넓히는 장치다.
만 19~34세 청년이라면 6월 출시 예정인 적금 상품 ‘청년미래적금’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월 최대 50만원씩 3년간 저축하면 정부기여금과 이자를 더해 최대 2200만원(우대형)을 받을 수 있는 비과세 적금이다. 대상은 개인소득 6000만원 이하(근로소득 기준), 가구 중위소득 200% 이하 청년과 연매출 3억원 이하 청년 소상공인이다. 정부기여금 비율은 일반형 6%, 우대형 12%로 연환산 수익률은 최대 16.9%에 달한다.
자녀 있으면 혜택 More
대중교통비 환급 ‘모두의카드’
자녀를 키우는 가정을 겨냥한 변화도 많다. 올해 1분기 이후에는 만 12세 이상만 가능했던 체크카드 발급 연령 제한이 폐지된다. 부모 동의를 받으면 만 12세 미만 어린이도 본인 명의 체크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 미성년자 후불 교통카드 이용 한도도 월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확대된다. 4월부터는 육아휴직 기간 보험료 부담을 덜기 위한 조치도 시행된다. 어린이보험 가입자는 보험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고, 보험계약대출 이자 상환은 최대 1년까지 유예가 가능해진다.
또 자녀를 키울수록 세제 혜택이 확대된다. 보육수당 비과세 한도는 ‘근로자 1인당’ 월 20만원에서 ‘자녀 1인당’ 월 20만원으로 바뀐다. 신용카드 소득공제 한도도 자녀 1명당 50만원씩, 최대 100만원까지 늘어난다. 총급여 7000만원 초과자는 자녀 1명당 25만원, 최대 50만원이다. 유아 무상교육·보육 대상은 만 5세에서 만 4세까지 확대돼 어린이집 기준 월 7만원 수준의 학부모 부담금을 정부가 보전한다.
대중교통비 환급 제도도 강화된다. 2026년 1월부터 K-패스 ‘모두의카드’가 도입돼 기준금액을 초과한 대중교통비는 전액 환급된다. 수도권 기준 환급 기준금액은 일반 6만2000원, 청년·어르신·2자녀 가구 5만5000원, 3자녀 이상·저소득층 4만5000원이다. 65세 이상 어르신 환급률은 20%에서 30%로 오른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세제 완화가 한시 연장된다. 승용차 개별소비세 30% 인하는 6월 말까지, 유류세 탄력세율은 2월 말까지 연장된다. 다만 전기·수소차 개별소비세·취득세 감면은 올해 말 일몰된다. 내연기관차를 폐차하거나 매각한 뒤 전기차를 구매하면 최대 100만원의 추가 보조금이 신설된다. 전기·수소차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은 3년 연장되지만 감면율은 40%에서 30%로 낮아진다. 6월부터는 전기차 배터리 정보 공개가 의무화되고 제작 결함 관리 기준도 강화된다.
한편, 국민연금 구조 개편도 올해부터 시작된다. 보험료율은 올해 9%에서 9.5%로 오르고, 이후 8년간 매년 0.5%포인트씩 올라 2033년에는 13%에 도달한다. 이에 따라 월 소득 309만원인 직장인의 국민연금 보험료는 14만6700원으로 기존보다 7700원 오른다. 부담은 늘지만 급여도 함께 조정된다. 2028년까지 40%로 낮출 예정이던 명목소득대체율은 43%로 상향된다. 올해 신규 가입자의 월 연금액은 123만7000원에서 132만9000원으로 9만2000원 늘어난다. 연금 부담과 급여를 동시에 손보는 개편이다.
[정다운 기자 jeong.dawo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43호 (2026.01.14~01.2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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