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하면 다 받는다, 기초연금 논란

김연주 2026. 1. 13.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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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많아지는 기초연금


기초연금 수급 대상이 사실상 여유 있는 ‘중산층 노인’까지 확대되면서 정책 효과는 약화하고, 나라 재정 부담은 커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기초연금 선정 기준액은 월 247만원으로, 단독 가구 기준 중위소득(256만4000원)의 96.3%까지 올라섰다. 중위소득의 100%에 근접했다는 것은 사실상 중산층 노인 대부분이 기초연금 수급 자격을 갖추게 됐다는 의미다. 실제로 별도의 자산이 없는 독거노인은 월 최대 약 468만8000원을 벌어도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다. 맞벌이 노인 부부는 월 796만원 소득을 올려도 수급 대상에 포함된다. 소득인정액 산정 시 근로소득은 기본공제액(올해 116만원)을 차감한 뒤 초과분의 30%를 추가 공제한다. 여기에 대도시 기준 일반재산 1억3500만원, 금융재산 2000만원 등 자산 공제도 적용된다. 올해 수급자는 779만 명이다.

기초연금은 현재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하위 70%까지 지급되는 등 사실상 보편적으로 지급되고 있다. 기초연금의 본래 취지는 국민연금 제도가 전 국민으로 확대되기 전인 1999년 이전에 이미 은퇴했거나 가입 기간이 짧아 충분한 노후 준비를 하지 못한 세대를 위한 최소한의 사회 안전망이었다. 국가가 이들의 헌신에 보답하고, 제도적 공백으로 인해 발생한 ‘준비되지 않은 노후’를 책임진다는 공동체적 의미가 컸다. 그러나 이후 연금 제도 전반은 확대·정비됐음에도, 현금성 지원인 기초연금은 이에 맞춰 조정되지 않으면서 제도 취지가 점차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초연금 수급액은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매년 올랐다. 올해 1월부터는 지난해보다 2.1% 올라 월 34만9700원. 노인 부부의 경우 20% 감액이 적용돼 월 55만9520원을 받고 있다. 내년부터는 부부 감액이 축소돼 수급액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9일 발표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 기초연금과 관련해 ‘저소득 부부 가구 대상 감액(각각 20%)을 단계적으로 축소한다’는 내용이 담기면서다. 정부는 소득 하위 40%의 노인 부부를 대상으로 감액률을 2027년 15%, 2030년 10%까지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반면 수급 기준 조정 등 구체적인 개선 방안이나 방향성은 명시되지 않은 채, 추진 시기만 ‘2026년 내’로 제시됐다. 수급 기준이나 수급액 가운데 무엇을 손볼지조차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금성 복지 혜택을 줄이자는 이야기가 쉽겠냐”며 “여야 모두 원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초연금 수급자는 2015년 약 200만 명에서 올해 780만 명으로 급증해 조만간 1000만 명을 넘어선다. 같은 기간 기초연금 예산은 5조→23조원으로 확대된다. 2050년에는 예산이 46조원에 달해 현재보다 두 배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수급 대상은 줄이고, 제도 취지에 부합하는 계층에 집중해 지원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행 기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한국의 노인 빈곤율이 39.7%로 경제협력개발 기구(OECD) 평균 14.8%를 크게 웃도는 데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역시 40%대에 머물러 아직 충분히 성숙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초연금은 여전히 노인 빈곤을 완화하는 사회 안전망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개발정책연구원은 현행 노인 하위 70% 기준을 중위소득 50%로 단계적으로 강화해 수급 대상을 축소하고, 이를 통해 절감된 재정을 빈곤한 노인층에 집중 투입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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