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강세론자가 엔비디아를 ‘톱픽’서 뺐다 [US Report]

이런 가운데 기술주 강세론자로 꼽히는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글로벌 테크 리서치 총괄이 ‘2026년 테크주 톱5’에서 엔비디아를 제외해 주목받고 있다. AI 낙관론자였던 그가 왜 엔비디아를 뺐을까.
아이브스가 제시한 핵심 개념은 ‘AI 혁명의 파생 효과’다. 그는 엔비디아의 AI 칩에 1달러가 투자되면, 관련 산업 전반에서 8~10달러의 추가 수요가 발생한다고 본다. 이에 따라 투자 초점이 하드웨어에서 플랫폼·소프트웨어·보안·자율주행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이런 논리에 따라 아이브스는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팔란티어,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애플을 최선호 테크주로 제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Azure)를 통해 AI 수요를 흡수하는 핵심 축으로 평가했다. AI 인프라 투자가 늘어날수록 대형 기업 고객을 확보한 플랫폼 기업의 경쟁력이 부각된다는 분석이다.
테슬라·MS·애플·팔란티어 추천
애플에 대해서는 ‘변화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동안 AI 존재감이 제한적이었지만, 올해 구글과의 대형 파트너십을 계기로 소비자 AI 시장 중심에 설 수 있다고 봤다. 하드웨어·운영체제·서비스를 모두 갖춘 구조상 AI 기능이 결합하면 파급력이 크다는 판단이다.
테슬라는 자율주행과 로보틱스를 핵심 성장 동력으로 꼽았다. 아이브스는 “2026년은 테슬라와 일론 머스크에게 역사적으로 중요한 해가 될 수 있다”며 “자율주행 기술만으로도 기업가치에 1조달러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전기차 제조사가 아닌 AI 플랫폼 기업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다.
다만 엔비디아에 대한 시각이 부정적으로 바뀐 것은 아니다. 아이브스는 여전히 엔비디아를 기술주 최상위 선호 종목 중 하나로 꼽는다. 다만 AI 투자 확산 국면에서 구조적 수혜가 분산될 것으로 보면서 톱5 추천주에서는 제외했다는 설명이다.
한편 미·중 간 AI 패권 경쟁은 새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연말 로이터통신은 중국 정부가 반도체 공급망 자급을 위해 신규 설비 증설 시 국산 장비 사용 비율을 50% 이상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AI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조치다. 한 관계자는 “중국 당국이 궁극적으로는 반도체 공장이 100% 국산 장비를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미국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마존이 정부 기관용 AI 인프라 구축에 최대 50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빅테크 기업의 대규모 투자가 정부 정책과 긴밀히 맞물려 돌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월가에서는 미국 정부와 빅테크 기업의 이해관계가 깊게 얽혀 있는 구조에서, AI 주도권을 중국에 내줄 수 없다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한다고 해석한다. AI 투자를 단순한 버블로만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확산한다. 일부 과잉이 있더라도, 미·중 기술 패권 경쟁 구도에서 미국 정부가 현시점에서 AI 투자 열기를 의도적으로 식히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쉽게 말해 미·중은 AI 전시 상태라는 얘기다. 결국 새해에도 AI 열풍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다.
[뉴욕 = 홍장원 특파원 hong.jangw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42호 (2026.01.07~01.1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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