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수익률 9000%의 전설 [편집장 레터]
제아들이 어릴 때 투자를 가르치고 싶었습니다. 2020년쯤 증권계좌를 터주고 용돈으로 주식을 사라 했죠. 주식 초짜 중학생에게 제가 권한 종목은 뻔했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 2곳, 삼성전자와 현대차입니다. 당시 삼성전자는 9만원, 현대차는 22만원 언저리에서 매수했던 것 같습니다.
이후 주가는 고꾸라졌습니다. 한때 삼성전자는 5만원, 현대차는 15만원이 깨지기도 했죠. 개미투자자 원성이 자자했습니다. “삼성전자 사서 웬 고생?”, 당시 뉴스 헤드라인이 이런 식이었죠. 경제기자인 저 역시 체면이 서지 않더군요. 이때 아들이 농담 섞어 이렇게 말했습니다.
“두 회사 사장이 얼마나 못하길래 주가가 이 모양인가요. 우리나라 대표 기업 주가가 이 정도면 나라 망하는 수준 아닌가요?”
저도 지지 않았습니다. 금과옥조 같은 투자 격언이 떠올랐습니다.
“주식은 장기전이다. 너는 젊으니 반등할 시간은 충분하다. 기다려라.”
이렇게 말하고 불안하긴 했죠. 실적이 좋다고 냉큼 오르는 건 아니니까요. 또 생각지도 못했던 변수로 주가가 날개 없이 추락하곤 합니다. 국내외 경영환경이 워낙 복잡다단하다 보니 ‘장기투자하라’라는 말이 무색합니다. 도대체 몇 년을 장기간이라고 정의해야 할지도 헷갈리고요.
실적 믿고 묻어둬야 잔파도 넘고 큰 수익 얻어
저는 그저 기다렸을 뿐입니다. 삼성전자나 현대차가 망하지 않는다는 확고한 믿음 하나만 따랐죠. 아울러 지금까지 닦아온 경쟁력이 발휘할 때가 오리라 생각했습니다.
미성년자인 아들 종잣돈은 대단하지 않습니다. 수익률이 높다 해봤자 절대 금액이 크지 않죠. 그래도 ‘기다림이 돈 된다’는 장기투자의 미덕을 확실하게 보여줬다는 점에서 뿌듯해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8일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20조원을 기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2018년 3분기 17조5700억원이 역대 최고치였는데 7년 만에 경신했습니다. 증권가 전망치를 크게 웃돌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역사상 분기 이익 최대치입니다.
현대차는 또 어떤가요? ‘CES 2026’에서 정의선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깐부’임을 또 한 번 입증했습니다. 현대차는 엔비디아 AI를 결합하겠다는 전략을 공개했고 시장은 환호했습니다. 테슬라가 자율주행과 우주로 향하듯, 현대차는 피지컬 AI 로봇 기업으로 진일보하고 있습니다.
두 기업 주가가 뛰자 ‘매도’ 버튼을 만지작거리는 개미투자자가 적지 않습니다. 외국인 큰손은 ‘사겠다’고 광분하는데 개인은 소액을 먹고 빠지고 있죠. 투자판에서 흔히 보던 그림입니다.
SK하이닉스 주식을 7800원에 5700주 매수해 지금까지 보유 중이라는 전설적인 직원이 있다고 합니다. 당시 4400만원을 투자했는데 지금 평가액은 41억원쯤 합니다. 수익률은 9000%입니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IB) 맥쿼리가 SK하이닉스 분석 보고서에서 “너무 일찍 팔지 말라(Don‘t sell too early)”고 주장했습니다. SK하이닉스의 우상향 주가는 여전히 진행형인가 봅니다.
독자 여러분도 이런 ‘전설’이 되어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명순영 편집장·경영학 박사 myoung.soonyoung@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43호 (2026.01.14~01.20일자) 기사입니다]
[Copyright (c) 매경AX.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금 대신 ‘이것’ 사라”…증권가 콕 찍은 투자처- 매경ECONOMY
- [속보] ‘전쟁추경’ 26.2조 투입...1인 최대 60만원 준다- 매경ECONOMY
- ‘34만전자·170만닉스’ 간다고?…맥쿼리 파격 전망 나왔다- 매경ECONOMY
- 신뢰 잃고 코스닥 대장주 내준 알테오젠- 매경ECONOMY
- ‘중복상장’ 원칙 금지...유탄 맞은 기업들- 매경ECONOMY
- LG전자, TV 이어 ‘백색 가전’마저...- 매경ECONOMY
- “기름값 폭등에 하늘길도 비상”…대한항공, 결국 비상경영 돌입- 매경ECONOMY
- “하이닉스 안 부러워요”…26% 폭등한 SK이터닉스 [오늘, 이 종목]- 매경ECONOMY
- “서울 전세 없어요”…하남·구리·김포 등 경기도行- 매경ECONOMY
- “하이닉스보다 더 줄게”…‘업계 최고 대우’ 거절한 삼성 노조- 매경ECONOM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