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참사 원인으로 지목된 무안공항 둔덕

2026. 1. 10.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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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9 여객기 참사의 '죽음의 둔덕' 논란과 관련해 국토교통부 산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의뢰한 연구용역 결과가 공개됐다.

항철위는 사고가 참사로 이어진 과정에서 무안공항 시설물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하기 위해 한국전산구조공학회에 시뮬레이션 용역을 맡겼다.

사고를 참사로 키운 결정적 요인이 '시설물'이었다는 과학적 분석이 공식 확인됐지만, 그 과정은 깔끔하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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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위반 없었다는 정부
안전 기준 미흡 첫 인정
철저히 책임 규명해야


12·29 여객기 참사의 ‘죽음의 둔덕’ 논란과 관련해 국토교통부 산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의뢰한 연구용역 결과가 공개됐다. 항철위는 사고가 참사로 이어진 과정에서 무안공항 시설물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하기 위해 한국전산구조공학회에 시뮬레이션 용역을 맡겼다. 기체와 활주로, 로컬라이저 구조물을 가상 모델로 구현한 슈퍼컴퓨터 분석 결과는 충격적이다. 콘크리트 로컬라이저 둔덕이 없었더라면 탑승객 전원이 생존했을 가능성이 크고, 둔덕이 규정대로 ‘부러지기 쉬운 구조’였다면 중상자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결론이다. 더구나 국토부는 로컬라이저가 공항 안전 운영 기준에 부합하지 않았음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법 위반은 없었다”던 정부가 입장을 번복한 셈이다.

사고를 참사로 키운 결정적 요인이 ‘시설물’이었다는 과학적 분석이 공식 확인됐지만, 그 과정은 깔끔하지 못하다. 같은 조사기관은 지난해 7월 사고 원인을 ‘조종사 책임’으로 좁히는 중간 결과를 내놨다가, 유족과 전문가 반발에 부딪혀 발표를 철회했다. 국제 공조 조사까지 이뤄지고 있어 단독으로 특정 책임론으로 결론을 내려 했던 것은 조사 신뢰성을 깎아 먹는 행태였다.

대형 사고의 진실은 하나의 원인으로 환원되진 않는다. 특히 항공 사고는 기체 상태, 조종 환경, 관제, 공항 시설, 제도와 관리의 허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그런데도 초기 조사에서 ‘조종사 오판’이 전면에 놓이고, 참사 핵심 요인으로 꾸준히 지목돼 온 로컬라이저 문제는 애써 눈감으려 했다. 이제 와서 연구용역 결과로 둔덕의 치명성이 확인되자 조사 방향이 바뀌는 모양새는 납득하기 어렵다.

더 큰 문제는 책임의 공백이다. 부러지기 쉬운 구조로 설치돼야 할 시설이 왜 콘크리트 둔덕으로 유지됐는가. 2007년 개항 당시의 점검, 2020년 개량공사의 설계와 검증, 그리고 이를 승인·감독한 과정 전반에서 누가 어떤 판단을 했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 ‘규정은 있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면 행정과 제도의 실패다. 정치권은 이 참사를 소모적인 정쟁의 소재로 삼아선 안 된다. 처벌의 사각지대에 놓인 공항 시설물 관리 기준을 보완하고, 조사기관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강화하는 제도 개선으로 답해야 한다. 안전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다. 그 의무를 누가, 어디서, 어떻게 저버렸는지 국정조사에서 낱낱이 밝혀지길 기대한다. 그래야만 희생된 179명과 유족을 위로하고 다시는 어이없는 비극을 반복하지 않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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