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야, 그 아파트 계약해! ‘째깍악어’ 들어온대”…온라인 플랫폼, 오프라인 강자 된 비결

박수호 매경이코노미 기자(suhoz@mk.co.kr) 2026. 1. 9.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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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 자녀 여름방학 학습돌봄 프로그램. (커넥팅더닷츠 제공)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를 강타하자 자본과 비즈니스는 ‘온라인’으로 피신했다. “오프라인 시대는 끝났다”는 말이 공공연히 돌았다. 그런데 여기, 정반대 길을 선택한 CEO가 있다. 모두가 짐을 싸서 온라인으로 떠날 때, 그는 오히려 텅 빈 상가와 백화점에 ‘째깍섬’이라는 간판을 걸고 오프라인 매장을 열기 시작했다.

주변에서는 “플랫폼 기업이 왜 고정비 무덤인 오프라인에 뛰어드느냐”며 뜯어말렸다. 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 이 선택은 ‘신의 한 수’가 됐다. 온라인 플랫폼의 천문학적인 마케팅비에 허덕이는 경쟁사와 달리, 오프라인 거점을 통해 수익과 충성 고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기 때문이다. 아이 돌봄 앱 ‘째깍악어’로 시작해 전 생애 돌봄 플랫폼으로 진화한 커넥팅더닷츠 김희정 대표(49) 이야기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vs 우물 파기
플랫폼 사업에서 가장 무서운 적은 ‘고객획득비용(CAC)’이다. 김희정 대표가 오프라인 진출을 결심한 배경에는 이 숫자에 대한 냉철한 분석이 있었다.

쉽게 예를 들어보자. 온라인 쇼핑몰이 손님을 끌어모으려면 매달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광고비를 내야 한다. 문제는 이 비용이 ‘월세’와 같아서 돈을 끊는 순간 손님 발길도 끊긴다는 점이다. 김 대표는 당시 상황을 “온라인 마케팅에만 매달 1억원을 쏟아부어야 현상 유지가 되는 상황”이었다고 회고했다.

반면 오프라인 매장은 달랐다. 초기 인테리어비가 6억원 든다고 가정해보자. 큰돈 같지만 이를 5년으로 나누면(감가상각) 월 비용은 약 1000만원 수준으로 떨어진다. 김 대표는 “온라인이라는 허공에 매달 1억원을 날리는 것보다, 눈에 보이는 매장에 투자해 고객이 제 발로 찾아오게 만드는 것이 훨씬 남는 장사”라고 판단했다.

실제로 오프라인 공간 ‘째깍섬’에서 서비스를 경험한 부모는 자연스럽게 앱을 설치했고 충성 고객이 됐다. 온라인 광고로 고객 1명을 데려오는 것보다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데려오는 비용이 약 20% 더 저렴했다. ‘비용’으로 여겨지던 오프라인 공간이 오히려 ‘효율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변모한 셈이다.

텅 빈 캔버스의 마법…‘가변형’ 공간 전략
째깍다감에서 아이들이 놀고 있는 모습. (커넥팅더닷츠 제공)
그렇다면 오프라인 매장은 무조건 성공할까. 문제는 역시 ‘돈’이다. 키즈카페는 아이 흥미를 유지하려 몇 년마다 비싼 놀이기구를 교체해야 한다. 이는 막대한 설비투자(CAPEX) 부담으로 이어진다.

김 대표는 이 문제를 ‘무대 장치’ 개념으로 해결했다. 고정된 대형 미끄럼틀을 설치하는 대신 공간을 텅 빈 캔버스처럼 만들었다. 그리고 그 안을 매달 바뀌는 놀이 프로그램과 선생님(소프트웨어)으로 채웠다.

마치 극장은 그대로인데 상영하는 영화가 바뀌면 관객이 계속 찾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하드웨어 교체 비용은 최소화하면서 아이에게는 매번 새로운 경험을 줄 수 있다. 김 대표는 “필수 인프라만 고정하고 나머지는 프로그램에 맞춰 바꾸는 방식으로 초기 투자비를 낮추고 수익성을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의 공간 전략은 단순한 가설이 아니다. 데이터가 증명한다.

2025년 1월 ‘째깍섬’이 입점한 스타필드 수원의 3분기 데이터를 보면 전년 동기 대비 30~39세 방문객 수가 2만2000명 증가(신장률 11%)했다. 유통업계에서 구매력이 가장 높은 ‘유아 동반 3040 세대’를 째깍악어가 끌어당기는 자석 역할을 한 셈이다.

이러한 ‘집객 효과’ 덕분에 신규 분양 아파트와 복합 쇼핑몰의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2025년 12월 오픈한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 역시 핵심 콘텐츠로 커넥팅더닷츠를 선택했다. 신세계프라퍼티가 처음 선보인 이 ‘생활권형 쇼핑몰’에 커넥팅더닷츠는 키즈 플레이존 브랜드 ‘째깍다감’을 선보이며 3040 육아 세대 공략의 선봉장에 섰다.

덕분에 지난해 하반기, 커넥팅더닷츠는 월 기준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비즈니스 모델 지속 가능성을 증명했다.

아파트 커뮤니티가 ‘제2의 집’으로
삼설물산에서 감사패를 받은 커넥팅더닷츠. (커넥팅더닷츠 제공)
최근 커넥팅더닷츠가 주력하는 곳은 아파트 단지 내 ‘커뮤니티 센터’다. 최근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송도에 새로 분양하는 자이 아파트에 째깍악어가 들어온다”는 소식이 입주민 사이에서 호재로 떠들썩했다. 서울 송파 헬리오시티, 개포 자이 등 대단지 아파트 역시 앞다퉈 돌봄 센터를 유치하고 있다.

입주민 입장에서는 비 오는 날 아이를 데리고 멀리 나갈 필요 없이 엘리베이터만 타고 내려가면 아이를 맡길 수 있다. 이른바 ‘슬세권(슬리퍼+세권)’ 돌봄이다. 아파트 입장에서도 이득이다. 방치되던 유휴 공간이 3040 부모가 가장 선호하는 곳으로 바뀌면서 아파트 가치가 올라간다.

김 대표는 “삼성물산에서 감사패를 받을 정도로 입점 여부가 아파트 분양 흥행을 가르는 핵심 콘텐츠(Key Tenant)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공간 용도를 변경해 가치를 높이는 ‘공간 업사이클링’ 대표 성공 사례다.

요람에서 무덤까지…‘돌봄의 라스트마일’ 혁명
김 대표는 인터뷰 내내 ‘라스트마일(Last Mile)’을 강조했다. 택배가 집 앞까지 배달되듯 돌봄 서비스도 소비자가 있는 곳 가장 가까운 곳까지 연결돼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 키즈카페가 차를 타고 찾아가는 ‘목적지’였다면, 미래 돌봄 공간은 집 앞, 직장, 교회, 아파트 커뮤니티 등 생활 반경 어디에나 존재하는 ‘인프라’가 될 것입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돌봄이 필요한 모든 순간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연결하는 기업이 되겠습니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선택해 ‘공간 비즈니스’라는 해법을 찾은 김희정 대표. 그의 역발상은 이제 도시 풍경과 돌봄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커넥팅더닷츠 어떤 회사
유치원에서 노치원까지…생애주기 ‘돌봄’ 특화
커넥팅더닷츠 김희정 대표 (커넥팅더닷츠 제공)
김 대표는 최근 ‘째깍악어’였던 사명을 ‘커넥팅더닷츠(Connecting the Dots)’로 바꿨다. 여기에는 단순한 이름 변경을 넘어선 경영 철학이 담겼다.

“인생을 긴 선으로 본다면, 아이를 키우는 순간,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시간, 그리고 부모님을 모셔야 하는 시기는 각각 떨어진 점(Dot)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한 사람의 인생에서 이 순간들은 모두 연결돼 있죠. 우리는 이 흩어진 돌봄의 점들을 하나로 연결하겠다는 뜻입니다.”

실제 아이를 키우는 가정은 반려동물을 함께 기르는 경우가 많고, 그 부모는 결국 시니어 돌봄이 필요한 나이가 된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 돌봄 시장은 육아 따로, 펫시터 따로, 요양 따로 파편화돼 있어 소비자가 매번 새로운 업체를 찾아 검증해야 했다”며 “커넥팅더닷츠라는 하나의 아이디(ID)로 온 가족 돌봄을 해결하는 ‘생애주기 케어’가 우리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최근 펫 돌봄 1위 플랫폼 ‘도그메이트’를 인수해 ‘모그와이’를 선보였고, 시니어 교육 시장에도 진출했다. 핵심 자산은 20만명에 달하는 검증된 교사(악어 선생님) 풀이다. 유아 교육을 마친 교사가 교육을 통해 펫시터나 시니어 디지털 튜터로 활동 영역을 넓히는 ‘교차 근무’도 가능하다. 인력난이 심한 돌봄 시장에서 이 유연한 인력 공급망은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 김 대표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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