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장관 "산재대책, 당근은 맛있게 채찍은 아프게"
[안홍기 기자]
정부의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하는 현장에서 산업재해 감축 대책도 주요하게 토론됐다. 김영훈 고용노동부장관은 기존 산업재해 예방·대응 대책을 '맛없는 당근과 안 아픈 채찍'이라 평가하면서, 소규모 사업장에는 '당근'을 맛있게 하고, 재해가 반복되는 사업장에는 '채찍'을 아프게 하겠다고 밝혔다.
9일 오후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2026년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서는 공인노무사도 발언 기회를 얻었다. 산업재해 감축과 재해 노동자 보호를 위한 시민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성규 노무법인 참터 공인노무사는 "산재 사고 사망이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 하청 노동자, 고용노동 이주 노동자 등 취약 노동자들에게 다발하고 있는 안전 보건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 노무사는 "정부의 다양한 노력에도 안전 보건의 양극화가 지속되는 이유는 대부분의 취약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는 소규모 영세 사업장은 정부의 제재와 감독이 아무리 강력하더라도 스스로를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그렇다"라면서 "사실 현장에 나가서 사장님들을 만나보면 무엇을 어떻게 변화시켜야 될지 도대체 모르겠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하신다"고 전했다.
유 노무사는 "변화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사업장과 그렇지 못한 사업장에 대한 차별적인 산재 예방 감독 전략의 실행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며 "능력을 지니고도 변화하지 않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지금보다 더 강력한 제재를 실행하고, 능력이 없어서 능력이 부족해서 변화하기 어려운 사업장에 대해서는 지금보다 훨씬 더 강력한 지원과 지도 감독을 실행해야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유 노무사는 "사업주 지원과 지도 감독을 무차별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 어떤 지역, 어떤 사업장에 대해서 어떤 지원과 어떤 지도를 할 것인지에 대해 정확히 타겟팅해야 된다"면서 "산재 다발 지역 및 업종, 공정, 작업 유형, 인적 취약성 등에 대한 목적 지향적이고 면밀한 통계 분석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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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일 오후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2026년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장관이 산업재해 감축을 위한 정책 방향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
| ⓒ KTV |
김 장관은 이어 "아울러서, 충분히 능력이 됨에도 불구하고 (산재가) 반복되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경제적 제재도 병행함으로써, 그동안 (산재 대책에 대해) '맛없는 당근과 안 아픈 채찍이었다' 이런 비판이 많았는데 당근도 맛있게 하고 채찍도 아프게 해서, 산재를 줄여서 저도 오랫동안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7월 29일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김 장관에게 철저한 단속을 강조하면서 "상당 기간이 지나도 산업재해가 안 줄어들면 진짜로 직을 걸라"고 했는데, 김 장관은 이날 반드시 성과를 내겠다는 각오를 다시 한번 밝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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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9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
| ⓒ 연합뉴스 |
한편 이 행사에서 이 대통령은 '불균등 성장'을 한국 경제의 중대한 도전으로 규정하고 청년, 중소벤처, 지방을 모든 정책에서 최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행사를 시작하면서 이 대통령은 "올해 경제 상황은 잠재성장률를 약간 상회하는 2% 정도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며 "특히 반도체 등 전략 산업 육성과 금융시장 정상화 정책들은 우리 경제의 강점을 한층 강화하고, 새로운 도약으로 이끌어낼 것으로 믿는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지금은 과거와 다른 소위 K자형 성장이라는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하면서 "외형과 지표만 놓고 보면 우리 경제는 분명히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이다. 그렇지만 다수의 국민들께서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무엇보다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불균등함, 소위 성장의 양극화는 단순한 경기 차이가 아닌 경제 시스템이 던지는 구조적 질문으로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경제성장의 기회와 과실을 특정 소수가 아닌 모두가 함께 나눌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부처는 청년과 중소벤처 그리고 지방이 모든 정책에서 최우선으로 고려될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바란다"고 당부한 이 대통령은 청년고용 문제를 특별히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K자형 성장의 그늘이 미래를 짊어지는 청년 세대에 집중되고 있는 이 현실은 청년문제를 넘어서 한국 경제의 장기적인 미래 성장 동력을 위협하는 것이기도 하다"며 "국가의 성장과 기업의 이익이 청년들의 일자리와 기회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그 사회는 건강하다고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노동시장 밖으로 밀려난 40만 명이 넘는 청년들은 기업으로부터 경력을 요구받는데, 정작 그 출발선은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다음 세대가 현 상황에 절망해서 희망의 끈마저 놓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이 대통령은 "고용절벽에 내몰린 우리 청년들의 현실을 국가적 위기로 엄중하게 인식하고, 국가 역량을 총동원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정부는 지금의 정책만으로 충분한지 근본적으로 재점검하고, 기존 틀에 얽매이지 않는 정책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신속하게 대응함으로써 실효성 있는 방안을 강구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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