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밥집 두쫀쿠, 족발집 붕어빵... 이제는 좀 무섭기도 합니다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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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가 상승과 소비 심리 위축에 따라 외식업 경기가 갈수록 악화하면서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2025년 3월 11일 서울 신촌 연세로 부근 상업지역 모습. |
| ⓒ 연합뉴스 |
실제로 이 무렵이 되면 동네 상권은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1) 그나마 꿋꿋이 버티는 집, (2) 살려고 몸부림치는 집, (3) 폐업하는 집.
요즘은 불경기 탓인지 (1)에 해당하던 집들이 (2)로 바뀌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내게 (2)를 판별하는 지표는 늘 붕어빵이었다. 장사가 안 되는 가게들 중 몇몇이 입구 앞에서 붕어빵이나 떡볶이를 팔기 때문이다. 불황이 깊어질수록 이런 가게들은 더 늘어난다.
얼마 전에도 옆 블록에 붕어빵 장수 두 사람이 자리를 잡았다. 직원들이랑 나눠 먹으려고 찾아갔는데, 사장님이 젊다. 20대 청년들이다. 줄이 꽤 길었다. 15분쯤 기다렸을까.
겨울에는 붕어빵? 살기 위한 몸부림
내 차례가 돼서 붕어빵 열 개를 주문했는데 "잠시만 여기 계세요" 하더니 청년 하나가 갑자기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5분쯤 지났을까. 갑자기 김이 나는 붕어빵 스무 개를 가져오더니 나와 다른 손님에게 한 봉지씩 안겨줬다. '에? 그럼 밖에 있는 붕어빵 기계는 뭐지?' 안 물어볼 수가 없었다.
"이 붕어들은 다른 데서 태어났네요?"
"아, 저희가 원래 2층에서 족발집을 하는데 가게 안에 기계가 하나 더 있어요."
그러고 보니 여름에 2층에 신장개업한 족발집 하나가 기억났다. 그땐 손님이 바글바글했다. '오픈발'이 다 한 걸까. 가게 형편이 어떤지는 굳이 말 안 해도 알 것 같았다. 굳이 여기만이 아니다. 집 앞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도 이제 겨울만 되면 대놓고 붕어빵을 굽는다.
하지만 누구보다 자신들이 잘 알 테다. 목이 마르다고 바닷물을 마시는 일과 다르지 않다는 걸. 주력 상품과 맥락이 없는 메뉴를 팔기 시작하는 순간 손님들은 '저 집은 별로인가 보다'라고 생각하기 시작한다. 횟집에서 햄버거를 파는 꼴이다. 그 햄버거가 맛있을까? 그럼 회는 맛있을까? 사장님이 모를 리가 없다. 알고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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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달앱에 '두바이 쫀득 쿠키'를 검색하면, 디저트 가게 뿐만 아니라 식당에서도 두바이 쫀득 쿠키를 파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김치찜 가게와 도시락 가게에 메뉴로 올라온 두바이 쫀득 쿠키. |
| ⓒ 배달앱 갈무리 |
만약 실제로 형편이 안 좋다면, 부디 그 전략이나마 성공하길 바란다. 비꼬는 게 아니다. 자존심이고 뭐고 손실이 덜 한 방향을 선택해야 다음을 도모할 수 있다. 생계가 걸린 일이다.
문제는 요식업계가 전쟁터라면, 카페와 베이커리 업계는 지옥이라는 것이다. 요식업은 경쟁 상대가 장르별로 분리돼 있다. 이를테면 삼겹살집과 이탈리안 레스토랑과 떡볶이집은 같은 요식업이지만, 경쟁상대는 아니다. 대체재나 보완 관계 또한 아니다. 요식업은 이 지점에서 그나마 숨 쉴 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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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NS 등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두바이 쫀득 쿠키. |
| ⓒ 오마이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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