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조용한 김정은 생일…북한 관영매체 보도 없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생일로 알려진 8일, 북한 관영매체들은 관련 소식을 전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집권 10년을 훌쩍 넘긴 상황에서도 생일을 공식적으로 기념하지 않는 모습이 올해도 반복됐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1면에 ‘일군들은 인민을 위한 헌신적 복무의 자랑찬 성과를 안고 당대회를 떳떳이 맞이하자’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올해 초 예정된 제9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간부들의 충성과 책임을 강조하는 내용이다. 대외 매체인 조선중앙통신 역시 당 대회와 관련한 내각·경제지도기관의 내부 동향만 전했을 뿐, 김 위원장 생일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김 위원장은 1984년 1월 8일생으로 알려졌지만, 북한이 이를 공식적으로 발표한 적은 없다. 2014년 조선중앙통신이 데니스 로드먼 전 미국프로농구(NBA) 선수의 방북 소식을 전하면서 “원수님의 탄생일을 맞아 북한에 왔다”고 간접적으로 언급한 것이 사실상 유일한 근거다. 같은 해 평양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로드먼이 ‘해피 버스데이’를 부른 장면을 통해서도 생일이 알려졌다.
북한은 최고지도자의 생일을 명절로 지정해 우상화하는 전통이 있다. 김일성 생일은 태양절(4월 15일), 김정일 생일은 광명성절(2월 16일)로 기념된다. 김정일의 경우 1974년 후계자로 내정된 뒤 1982년 마흔 살 생일부터 공휴일로 선포됐다.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15년 차에 접어들었음에도 생일 기념일 지정이나 공식 행사, 관영매체의 대대적인 찬양 보도는 여전히 없다. 평양에서 발간된 달력에도 생일 관련 표기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김 위원장이 선대의 후광을 지우고 독자적 우상화 작업을 강화하는 흐름 속에서, 그의 생일을 언제 공식화할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김정은 단독 초상휘장 보급, ‘태양절’ 명칭 사용 자제 등의 변화가 포착됐고, 재작년에는 김일성·김정일 생일이나 새해 첫날에 열리던 주민 ‘충성선서’ 행사가 처음으로 김 위원장의 생일에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 집권 초기에는 젊은 지도자의 생일을 명절로 지정하는 데 따른 내부 반발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생모 고용희가 김정일의 공식 부인이 아니었고, 북송 재일교포 출신이라는 점이 부각될 수 있다는 부담 때문에 생일을 의도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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