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지명이니까 지킨다?…'이혜훈 감싸기' 여당 내 이견 노출

김주훈 2026. 1. 8.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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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李 '비리 종합선물세트'에 당황
정청래, 인사청문회 통과 전망하지만
당내 일각선 '자진사퇴' 요구 '분출'
李대통령 '통합 인사' 좌초 위기 고조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6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보좌진 갑질과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휩싸인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진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재명 정부 첫 낙마 장관 후보자인 '강선우·이진숙 사태'와 버금갈 정도의 상황이지만, 여당은 이번에도 '후보자 지키기'에 나서고 있다. 첫 기획예산처 장관이자 통합 인선이라는 특수한 상황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양새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이 후보자 자진사퇴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자당 출신임에도 '비리 종합선물세트'로 규정한 채 사퇴를 압박하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의 소명을 들어봐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집권 여당으로서 대통령이 지명한 장관 후보자에 대해 일부 방어에 나서야 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앞선 후보자 방어와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지난해 7월 강선우 여성가족부·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국면 당시 민주당은 이재명 정부 첫 장관 후보자들의 사실상 '전원 생환'을 목표로 방어에 집중했다. 특히 강 전 후보자의 보좌진 갑질 논란은 민주당보좌진협의회(민보협) 역대 회장단의 반발까지 터져 나올 수준이었다. 여론이 악화되자 여당 내 일부에서도 사퇴 요구가 나왔지만, 이미 정부·여당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친 이후였다.

이 후보자의 경우 인사청문회 전부터 부정적인 기류가 흘러나오고 있다. 강 전 후보자 사태와 마찬가지로 보좌진 갑질 논란일 뿐 아니라, 실제 폭언을 한 통화녹음까지 공개됐기 때문이다. 현재 공천헌금 사태로 곤혹을 치르는 상황에서 이 후보자 악재까지 겹치면서 당내 기류는 바뀌는 분위기다. 더욱이 이미 조승래 사무총장이 지난 4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내 개별적인 언급은 자제하는 게 좋겠다"고 당부했음에도 우려는 분출되고 있다.

소위 '이혜훈 지키기'를 두고 당내에선 입장이 엇갈린다. 큰 틀에선 이 대통령의 인사권 존중을 위해 인사청문회 소명은 들어야 한다는 공감대는 있다. 다만 한쪽에선 청문회 통과 가능성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고, 다른 쪽에선 청문회 전 자진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대통령이 지명했다는 이유가 청문회 통과 당위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지만, 반대로 수습하기 어려울 정도로 논란이 확산된 탓에 곤혹스럽다는 반응과 함께 "무조건 여당이라서 방어하는 것은 맞지 않다"라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정청래 대표는 지난 6일 김어준 씨의 유튜브에 출연해 "내가 이 후보자라면 낮은 자세로 임하고 기획예산처 장관으로서 비전과 이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맞추겠다고 어필하겠다"며 "청문회 당일 상황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이렇게 어필하면 통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반면 입장을 달리하는 것은 원내대표 후보들이다. 특히 박정 의원은 7일 SBS라디오 '정치쇼'에 출연해 "이 후보자의 도덕성 문제에 대한 것은 검증을 통해야 하며, 무조건 여당이라서 방어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본인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면 당연히 자진사퇴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당내에선 이 후보자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지만, 그러다보니 점점 제대로 검증하지 않는 분위기가 되는 것 같다"며 "이정도 논란이 터졌는데, 대통령의 말이라고 무조건 박수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하며 이 후보자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을 국빈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상하이의 한 호텔에서 열린 순방 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후보자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국면 당시 반대 집회에 나선 것에 대한 비판도 당내 일부에선 여전하다. 김상욱 의원은 이 후보자가 헌법질서 수호 의지가 없다고 판단, 국무위원 자격이 없음은 물론 인사청문회도 개최되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사청문회 취지가 후보자의 자격을 검증하는 과정이지만, 여러 의혹이 불거진 이 후보자는 이미 자격 미달인 것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이 후보자는 절대 국무위원이 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내란에서 봤던 것처럼 대통령이 헌정을 부수려고 할 때 가장 먼저 막아야 하는 역할을 가진 것이 국무위원인데, 헌정수호 의지가 없는 사람이 이 자리에 간다면 매우 위험한 일이며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 후보자에게 헌정수호 의지를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사청문회는 국회의원이 후보자의 잘못을 입증하는 과정인데, 이미 이 후보자는 자격 미달이고 후보자가 역으로 입증하지 못하면 자격이 없다는 것"이라면서 "장관이 하고 싶으면 자격을 역으로 입증해야 하는데, 그런 차원에서 이번 청문회는 반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여당에서도 이 후보자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 있음에도 방어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통합을 위해 레드팀을 지명하려는 시도가 계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보수 진영 인사를 등용하는 시도를 해왔는데, 임기 동안 인사 기조가 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다 보니, 여당이 방어에 나서주지 않으면 당적이 다른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오해를 살 수 있고 나아가 이 대통령의 향후 인사권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박창환 장안대 특임교수는 "이 후보자 문제에 대해 사실 당적도 달라서 여당이 적극적으로 방어하긴 어렵다"면서도 "문제는 이번이 끝이 아니라 다음에도 당적과 상관없이 통합을 위한 레드팀을 만들기 위한 시도가 이어질 텐데, 청문회도 못 세울 정도로 방어해 주지 않으면 누가 오려고 하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도 울며 겨자 먹기로 따라가는 것으로 보이는 만큼, 최대한 참아서 청문회를 마치고 그래도 여론이 나빠서 도저히 안 되면 이 후보자 결단을 맡길 것"이라며 "이번이 선례이기 때문에 청문회까진 가야 하는 것이고, 사실상 낙마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지만 '통합 인사'가 이재명식 인사의 특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여권도 본능적으로 느낄 것으로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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