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할아버지, 저희가 몰랐습니다' 17살 고등학생들의 깨달음

강유미 2026. 1. 7.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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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살, 노년에게 지혜를 묻다⑥] 화양연화는 끝나지 않는다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안녕하세요! 이우고등학교에 재학중인 1학년 강유미, 김서윤, 김진모, 박정민, 주진서, 차수린입니다. 저희는 사회문제에 대해 공감하고 실천하는 문제공감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노인분들의 정서적 외로움을 알게 되었고, 깊이 고민해보려 합니다. 이에 대한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앞으로 많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만나뵈어 이야기를 들어볼 예정입니다. 또한 그 모든 이야기를 기사에 담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려고 합니다. <기자말>

[강유미, 김서윤, 주진서, 박정민, 차수린, 김진모 기자]

▲ 이우고23기 단체 사진 모든 팀의 문제 공감 프로젝트 공유회가 끝난 후 찍은 단체 사진
ⓒ 최대호 선생님
한 학기 동안의 문제 공감 프로젝트 활동을 마무리하며, '팀 오냐'의 팀원 진서, 유미, 서윤, 수린, 진모, 정민은 소감과 함께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번 기사는 그 이야기를 바탕으로 쓰였다.

처음에 팀 오냐는 노년층에 대해 관심이 있어서 모였다. 하지만 노년층 안에는 다양한 문제들이 존재하기도 하고, 각자 조금씩 다른 주제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문제 공감 프로젝트의 주제를 하나로 정하지 못했다. 그래도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직접 경험해보면 우리 팀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문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일단 부딪혀 보기로 했다. 그렇게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노년을 바라보는 우리와 사람들의 '시선'이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람들은 흔히 노년을 '도움이 필요한 시기', '외로운 시간'으로 말한다. 우리 또한 처음에는 외로운 노년 생활을 어떻게 도와드릴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그러나 우리가 만난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그 한 문장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우리는 그 삶을 가까이서 보고, 듣고, 기록하고, 알리기 위해 기사를 썼다. <오마이뉴스>와 소통하며 연재 기사를 냈고 중원 노인복지회관을 찾아가 사회복지사님과 어르신들을 만났다.

기사 한 편이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은 쉽지 않았다. 어떤 날은 '이 이야기를 우리가 감히 써도 되는 걸까'라는 고민도 들었고, 또 어떤 날은 '우리가 너무 쉽게 공감한다고 말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며 돌아보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말하기보다는 듣고자 했다.

듣기 위해 만난 어르신들은 우리가 처음 떠올렸던 모습과는 달랐다. 도움을 받기보단 도움을 주고 싶어 하셨고, 자신의 과거보다 지금의 하루를 더 중요하게 이야기하시는 분들도 계셨다. 우리가 어르신들을 불쌍하다고 여겼던 마음은 사실 알지 못함에서 나왔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 과정을 통해 가장 달라진 것은 어르신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었다. 이 전에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보면 '무엇을 도와드려야 할까'를 먼저 생각했다면 이젠 '어떤 삶을 살아오셨을까', '무엇을 좋아하시고 무엇을 싫어하실까'를 먼저 떠올리게 되었다.

노인분들은 외롭고, 도움이 필요한 존재가 아니다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할 때도 독거노인분들이 겪고 계시는 어려움과 외로움을 우리가 어떻게 알리고, 도와드릴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이런 생각을 가진 건 우리만이 아닌 것 같다. 노인분들은 젊은 세대가 도와주고 부양해야 하는 존재라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깔려 있다.

그렇지만 인터뷰를 하면서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인터뷰를 통해 노인분들을 외롭고 도움이 필요한 존재로 만드는 것은 '우리의 시선'이라는 것을 배웠다. 그러면서 노인분들도 우리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시고, 재밌는 일을 하고 싶어 하시고, 아직도 열정이 넘치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모든 과정을 통해 노인분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변화하게 된 것 같다.

이제는 어르신들을 어떻게 도와드릴지 고민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어르신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었다. 그리고 평소에 어르신들을 볼 때에도 지금의 모습만 보는 게 아니라, 젊고 아름다웠던 시절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고 궁금해하게 되었다.
▲ 팀 오냐 공유회 때 사용한 팀 오냐의 피켓이다
ⓒ 차수린
누군가는 인터뷰 연결을 했고, 누군가는 글의 방향을 잡았다. 또 누군가는 기록하고 정리했다. 눈에 띄지 않는 역할까지 모여 기사 한 편이 만들어졌다. 함께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일이었다.

문제 공감 프로젝트는 우리에게 함께 살아간다는 의미를 남겼다. 먼 사회 문제가 아니라 나와 연결된 이야기라는 것, 할머니 할아버지가 과거의 인물이 아니라 미래의 우리일지도 모른다는 것.

이 연재 기사는 끝을 향해 가고 있다. 하지만 끝났다고 할 수는 없다. 문제 공감 프로젝트를 하며 우리가 만났던 수많은 인연, 그리고 관계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또한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화양연화 역시 끝나지 않았다. 화양연화는 지나간 시간이 아니라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삶의 한 장면이다.

우리가 만난 분들을 포함한 모든 어르신들은 여전히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신다. 그리고 우리는 그 모습들을 더 이상은 예전과 같은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을 것이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우리가 돌봐드려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서로 도우며 함께 살아가야 하는 존재이다. 이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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