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전망보고서] 72년여 만의 '친족상도례' 폐지…"가족 간 절도·사기 처벌"

황기현 2026. 1. 7.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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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족상도례, 1953년 형법 제정 후 72년여 유지…'면죄부' 악용 지적 이어져
2025년 12월31일부터는 친족 간 재산 범죄도 고소하면 처벌 가능
2024년 6월27일 이후 발생 사건부터 소급 적용…법 시행일부터 6개월 이내 고소해야
법조계 "친족이라서 고소 못 하고 고통받던 피해자 확연히 줄어들 것"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지난 1953년 형법 제정 이후 72년여 간 유지돼 온 '친족상도례(親族相盜例)'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법은 가정의 문턱을 넘지 않는다'는 로마법 전통에서 비롯된 친족상도례는 가족의 자율적 해결을 존중한다는 취지로 여러 국가에서 도입, 유지돼 왔다. 그러나 대가족 중심의 사회 구조가 1인 가구 및 핵가족 위주로 변한 데다, 가족 간 금전적 다툼이 갈수록 빈번, 복잡해지며 친족상도례가 이른바 '면죄부'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결국 2024년 6월27일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약 1년 6개월 만에 법 개정이 마무리되면서, 2025년 12월31일부터는 부모나 자녀 등 친족 간 재산 범죄도 피해자의 고소가 있다면 처벌할 수 있게 됐다. 법조계에서는 "친족을 고소하지 못해 고통받던 피해자들이 확연히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헌법재판소 헌법불합치 판결

이번 법 개정은 2024년 6월27일 헌법재판소가 내린 헌법불합치 판결에 따른 후속 입법이다. 앞서 헌재는 형법 328조 1항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 청구에서 해당 조항에 대해 ▲형을 면제받는 적용 대상이 너무 넓고 ▲재산 범죄 규모가 클 경우 국가가 개입하지 않는 한 피해 회복이 어렵고 ▲피해자가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없으면 국가가 경제적 착취를 용인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이유로 위헌 판단을 내렸다.

당시 헌재는 "심판 대상 조항은 이런 사정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법관으로 하여금 형 면제 판결을 선고하도록 획일적으로 규정해, 대부분 사안에서 기소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설령 예외적으로 기소되더라도 '형의 면제'라는 결론이 정해져 있는 재판에서 피해자의 형벌권 행사 요구는 실질적 의미를 갖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 통과…'형 면제' 삭제하고 '친고죄' 일원화

헌재 판결 1년 6개월여 만인 지난해 12월30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친족 간 재산 범죄의 처벌 특례를 담은 형법 제328조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기존 형법 제328조 제1항에 명시됐던 '필요적 형 면제' 조항을 완전히 삭제한 것이다.

그동안 친족상도례는 직계혈족과 배우자, 동거친족 등 가까운 가족간의 재산 범죄에 대해 피해자 의사와 상관없이 국가가 형벌권을 행사하지 않도록 규정해 왔다. 하지만 개정안은 친족의 원근(遠近·가깝고 멂)이나 동거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친족 간 재산 범죄를 '친고죄(피해자 등 고소권자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범죄)'로 통일했다. 이로써 가족 간 범죄라도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고 수사기관에서 혐의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법정에 세우는 게 가능해졌다.

아울러 장물범과 본범 사이가 가까운 친족일 경우 기존에는 형을 의무적으로 감면해 줬지만(필요적 감면), 개정안에서는 판사의 판단에 따라 감면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임의적 감면'으로 변경됐다.

2024년 6월27일 이후 발생 사건부터 '소급 적용'

개정된 법안은 헌재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2024년 6월27일 이후 발생한 사건부터 소급 적용된다. 또, 법 시행 전까지 발생한 이른바 '경과 사건'에 대해서는 피해자 보호를 위해 법 시행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고소할 수 있도록 하는 특례 조항이 포함됐다. 이는 법 개정 공백기 동안 피해를 본 이들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조치다. 이에 따라 헌재 결정 이후 법 시행 전까지 발생한 사건의 경우, 법 시행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고소하면 처벌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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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친족상도례의 경우 산업화, 도시화, 핵가족화 등 가족 구조 변화에도 불구하고 1953년 제정된 법 조항이 유지돼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며 "피해자의 고소 권리 등을 제한한다는 측면에서 문제가 많아 이미 2024년 헌법재판소가 이에 대해 헌법불합치 판단을 했고 이번에 개정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 역시 그동안 상담 과정에서도 친족이라서 고소를 못 하는 피해자들의 고통을 수도 없이 겪었다"면서 "앞으로 이런 피해자들이 확연히 줄어들 수 있으리라 본다. 게다가 친고죄로 개정돼 가족 간 범죄에 대해 탄력적 대응이 가능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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