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스피는 4500선 넘었지만 ‘반도체 착시’ 경계해야

2026. 1. 7.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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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4.95포인트(1.66%) 오른 4600.43를 기록하며 전날 4500선을 돌파한 지 하루 만에 4600선을 넘었다. 뉴시스


종합지수 올라도, 내린 종목이 더 많은 ‘반쪽 상승’


실물경제와 괴리된 랠리로 자산 양극화 심화 우려

코스피 지수가 4500선을 넘어섰다. 6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67.96포인트(1.52%) 오른 4525.48에 거래를 마감했다. 새해 벽두부터 이어진 랠리에 시중 자금이 증시로 몰리면서 이재명 정부가 공약한 ‘코스피 5000시대’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증시 활황은 경제 주체들의 자신감을 북돋워 우리 경제의 활력을 높인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또 해외 증시로 빠져나가는 투자 자금이 국내로 돌아오게 해 고환율 시름을 조금은 덜게 하는 긍정적 효과도 있다. 다만 이를 한국 경제 전반이 회복되는 신호로 받아들이긴 어렵다. 사실상 ‘반도체의 독주’가 주가 상승을 이끄는 상황이라 이른바 ‘반도체 착시’에 대한 경계감도 커지는 형국이다.

우리 증시의 반도체 쏠림은 가속화하고 있다. 올해 들어 3거래일 사이 삼성전자(15.8%)와 SK하이닉스(11.5%)는 나란히 두 자릿수 상승세를 보이며 지수(7.3%)를 견인하고 있다.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에서 두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35%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다. 그러니 주가가 오른 종목보다 내려간 종목이 많아도 지수는 오른다. 최근 20일간 상승 종목 수는 하락 종목 수의 80%에 못미쳤다.

이런 코스피의 ‘반쪽짜리 상승’은 우리 경제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 수출은 7000억 달러 고지를 넘어서 역대 최대 기록을 다시 썼다. AI(인공지능)발 메모리 수요 폭발에 반도체 수출이 전년 대비 22.2% 급증한 덕이다. 하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주력 산업의 성적표는 처참했다. 석유화학(-11.4%)·2차전지(-11.9%)·철강(-9.0%) 등 주요 15대 품목 중 9개 품목의 수출액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역성장했다.

물론 반도체의 선전은 반길 일이다. 문제는 반도체에만 의존하는 쏠림이 우리 경제는 물론 증시도 구조적으로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하면 성장률은 1.4%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의 성장률 전망 1.8%와는 격차가 크다. 이 총재는 “부문 간 회복 격차가 커 체감경기와 괴리가 클 것”이라며 “이러한 ‘K자형 회복’은 결코 지속 가능하고 완전한 회복으로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계했다. 여기에 실물경제와 괴리된 증시의 랠리는 주식을 많이 보유한 자산가와 근로소득자 간의 격차를 더욱 키워 구조적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

당국은 증시 랠리에 환호하는 대신 우리 경제의 쏠림을 완화하고, 성장의 온기가 고루 퍼지게 만들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 그러자면 신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 완화와 구조개혁의 고삐부터 단단히 죄는 게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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