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서반구는 내 것" 동맹도 '난감'…韓, 입장표명 어쩌나
‘마약 밀매’를 명분으로 베네수엘라에 군을 투입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미국 법정에 세운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이 속한 서반구(西半球)에 대한 패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뿐 아니라 ‘다음 타깃’으로 지목된 중남미 국가들이 5일(현지시간) 긴급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이하 안보리) 회의에 참석해 경계감을 드러낸 가운데, 미국의 동맹국들도 어정쩡한 입장을 냈다. 한국은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임기 종료로 공개 입장 표명을 해야 하는 부담을 일단 넘겼다.
美 “서반구는 미국 것”…“인류 멸망” 경고도 나와
이날 미 국무부의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의 최상단 고정 게시물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과 함께 “이곳은 우리의 반구(This is OUR Hemisphere)”라는 글이 올라왔다.

마이크 왈츠 주유엔 미국 대사도 이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안보리 회의에서 “이곳은 서반구이고, 우리(미국)가 사는 바로 이곳”이라며 “미국은 서반구가 미국의 적대국, 경쟁국, 라이벌들의 작전 기지로 이용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보리 회의에 증인으로 참여한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는 “미국의 조치는 영토 보전과 정치적 독립에 대한 무력 위협 또는 사용을 금지한 유엔 헌장 제2조 4항을 어긴 불법”이라며 “이사회가 해당 조항을 포기할 경우 핵시대에 접어든 지금 인류가 멸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가 ‘때린’ 국가 총출동…“제국주의 부활”
이날 회의엔 안보리 15개 회원국과 베네수엘라 외에 쿠바·멕시코·브라질·칠레 등 서반구 국가들과 덴마크·이란 등 10여 개 국가가 발언권을 얻어 참석했다.


또 다른 타깃으로 지목된 쿠바는 “트럼프는 ‘힘을 통한 평화’라는 비정상적 교리로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 지역의 안정과 평화를 훼손하고 있다”며 “이는 낡은 ‘먼로 독트린’에 기반한 제국주의적 파시스트적 침략으로 목표는 영토와 천연자원에 대한 지배권 장악”이라고 했다.

그린란드에 대한 위협을 받은 덴마크도 “국경의 불가침성은 결코 협상의 대상이 아닌 국제법에 명시된 보편적이고 신성불가침의 원칙”이라며 “베네수엘라인들이 스스로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도록 베네수엘라 국민과의 연대를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예상된 중·러의 맹비난…반미 연대 강조
중국과 러시아는 예고한 대로 미국을 맹비난하는 한편, 비동맹진영과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국가들과의 넓은 반미(反美) 연대 구축을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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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감해진 동맹국…임기 끝난 韓 입장 유보
주목할 대목은 영국과 프랑스 등 미국의 동맹들도 온전히 미국의 편에 서지 않았다는 점이다. 제임스 카리우키 영국 차석대사는 “마두로의 집권은 사기였다는 점을 오래전부터 밝혀왔다”면서도 군사 작전을 옹호하거나 마두로 체포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말을 하지 않았다.

지난달까지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이었던 한국은 임기 종료로 회의에 참석할 의무가 없어 입장을 표명해야 하는 부담을 덜었다. 5일 외교부가 발표한 성명엔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의사가 존중되는 가운데 민주주의가 회복되고 대화를 통해 현지 상황이 조속히 안정되기를 희망한다”는 극히 원론적 입장만 담겼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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