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위안부는 매춘부"…전국 돌며 '소녀상 테러' 벌인 男

이아미 2026. 1. 6.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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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라고 적힌 마스크가 씌워진 제천 의병광장 평화의 소녀상. 사진 김병헌 대표 페이스북 캡처

경찰이 전국을 순회하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에 마스크나 검은 천을 씌우는 방식으로 철거 시위를 벌인 극우 성향 시민단체 대표 등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경남 양산경찰서는 전국 곳곳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에 ‘철거’라는 문구가 쓰인 마스크를 씌우거나 검은 천으로 가리는 등의 방식으로 시위를 벌여온 김병헌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대표 등 4명에 대해 지난해 10월 고발장을 접수,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5일 밝혔다.

이들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 재물손괴, 명예훼손 등의 혐의를 받는다. 최근 피의자 조사를 받은 김 대표는 이 같은 시위를 벌인 이유에 대해 “일본군 위안부는 성매매 여성이란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은 김 대표의 유튜브 채널에 함께 출연한 성명 불상의 나머지 피의자 3명에 대해서도 신원을 특정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1년에 100건 ‘소녀상 모욕 챌린지’


김 대표가 운영하는 단체는 전국 각지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 앞이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자택 앞 등을 찾아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이뤄지는 ‘챌린지’ 방식으로 소녀상 등을 모욕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를 연 횟수가 지난 2024년에만 100여 차례 이상에 달했다. 2024년 4월엔 서울 동작구 흑석역 인근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위안부 문제는 국제 사기다. 위안부들이 일본군에게 강제로 끌려갔다고 거짓말한다”고 주장하며 시위를 진행했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양산의 한 초등학교 인근에서 소녀상 철거 시위를 예고했다가 경찰로부터 제한 통고를 받았고, 지난해 11월엔 서울 성동구와 서초구에서 시위를 벌이려 했지만 경찰이 금지 통고를 하며 무산됐다.
한일 위안부 합의 10년을 맞은 지난해 12월 28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에 안전 펜스가 둘러싸여 있다. 뉴스1


다만 평화의 소녀상에 대한 이 같은 행위가 곧바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인정될지는 미지수다. 명예훼손은 특정 개인을 대상으로 해야 성립하는 범죄로, 동상 자체에 대한 행위만으로는 혐의 적용이 어렵다는 의견이 있기 때문이다. 현행 ‘위안부피해자법’에도 피해자 명예훼손이나 역사 왜곡 주장에 대해 처벌하는 조항은 없다.

현재 관련 법 소관 국회 상임위원회인 성평등가족위원회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소녀상 등 상징물을 훼손할 경우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법률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2월 30일 대표 발의했다. 그러나 지난 21대 국회부터 비슷한 취지로 발의된 법률 개정안 여러 건이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한편 김 대표는 지난 2024년에도 서울 은평구에 있는 소녀상에 ‘위안부 실상 왜곡 날조한 흉물 철거’ 등의 문구가 적힌 종이를 붙여 경찰 조사를 받았는데, 같은 해 법원은 경범죄처벌법 위반을 적용해 벌금 10만원을 선고했다. 경찰은 “집시법 위반과 재물손괴 혐의에 대해서도 종합적으로 법률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아미 기자 lee.ah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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