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중 베이징 정상회담, 관계 복원 첫걸음에 의의

2026. 1. 6.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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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MOU 서명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두 달 만의 만남…비핵화, 한한령 해제 불명확


북·중·러 연대 여파…실용외교 기조 유지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5일) 8년여 만에 중국을 국빈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했다. 지난해 11월 시 주석이 경주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을 11년 만에 방문한 지 두 달 만이다.

양국 정상의 상호 방문이 두 달 만에 이뤄졌고, 이 대통령이 새해 들어 중국을 국빈방문한 첫 외국 정상이란 점에서 이번 방중은 의미가 있다. 회담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이번 회담이 2026년을 한·중 관계 전면 복원의 원년으로 만드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시 주석도 “양국의 협력 동반자 관계가 건강한 궤도를 따라 발전하도록 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방중에 앞서 이 대통령은 중국 언론 인터뷰에서 “저 역시 ‘하나의 중국’을 존중한다”고 밝혔는데, 중국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대만 문제에 대해 중국의 입장을 배려한 결과로 보인다. 이번 정상회담에 맞춰 8년 만에 대규모 경제사절단이 중국을 찾아 비즈니스 포럼을 개최했다.

그렇지만 전반적인 회담 결과는 한·중 관계 전면 복원이라는 이 대통령의 기대에는 다소 못 미치는 게 사실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선 통상 양국이 합의 사항을 담아 발표하는 공동 성명이나 합의문이 없었다.

정부는 그간 북한 비핵화 등 한반도 문제의 물꼬를 트기 위해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희망해 왔다. 이 대통령은 회담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실현 가능한 대안을 (중국과) 함께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시 주석은 “역사의 올바른 편에 굳건히 서서 정확한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며 한국을 압박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양국 간 사전 협의 과정에서도 중국 측은 북한의 부정적 태도를 이유로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우리 측 제안에 소극적이었다고 한다. 지난해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서 확인된 북·중·러 연대 강화 흐름을 비집고 들어갈 틈이 아직은 보이지 않는다는 게 현실인 셈이다.

2016년 주한미군 사드(THAAD) 배치 결정 이후 진행돼온 한한령(限韓令) 해제와 중국이 무단 설치한 서해 잠정수역 내 구조물 철거 등 양국 간 갈등 현안도 명확한 해법 도출의 전기를 마련하지 못했다.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은 한한령 해제 가능성에 대해 “시간이 약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방중 기간 상하이를 방문하는데 한 달 전 시 주석이 국빈방문 중 쓰촨성을 찾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배려해 현지에서 오찬을 함께한 것과 대비된다.

2016년 사드 배치 이후 지난 10여 년간 한·중 관계는 냉각기를 거쳐왔다. 양국 정상의 상호 방문으로 관계 복원의 물꼬는 텄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 급한 사람이 손해를 본다. 긴 호흡으로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유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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