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송미술관 입구 87년간 지킨 청대 석사자상, 중국에 돌아간다
"역사적, 예술적 가치 갖춘 청대 작품"
한중 정상회담 계기로 중국 측에 기증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미술관인 간송미술관이 개관할 당시부터 건물 입구를 지켜온 중국 청대(淸代)의 석사자상(石獅子像) 한 쌍이 중국으로 돌아간다. 미술관 측이 간송 유지를 받들어 중국에 기증 의사를 전하고 중국이 이를 수락하면서다.
5일 국립중앙박물관에 따르면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청대 석사자상 기증 협약식’에서 중국 라오 취안(饒權) 국가문물국장과 이 같은 내용의 협약 문서에 서명했다. 박물관 측은 간송미술관의 의뢰를 받아 석사자상의 중국 기증을 추진해 왔고 이날 열린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성사됐다. 협약식은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참관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들 석사자상은 간송 전형필(1906~1962년) 선생이 1933년 일본에서 다른 유물들과 함께 경매를 통해 구입한 것이다. 암수 한쌍으로 각각 높이가 1.9m, 무게가 1.25t에 이른다. 1938년 간송미술관의 전신이자 유물 전시장인 ‘보화각’이 건립될 당시 입구에 배치돼 현재까지 87년간 자리를 지켰다. 중국에서 석사자상은 전통적으로 액운을 막고 재부를 가져오는 것으로 해석돼 주택의 정문이나 분묘 앞에 배치됐다.
간송미술관 측에 따르면 간송은 생전에 석사자상은 중국의 유물이니 언젠가 고향에 보내주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미술관 측은 지난 2016년 자체적으로 해당 유물의 중국 기증을 추진했다가 중단한 바 있다. 이후 유홍준 관장 취임 이후 국립중앙박물관을 통한 기증 절차를 추진해 이번에 결실을 맺었다.
기증에 앞서 중국 국가문물국 측 전문가 5명이 간송미술관을 방문해 석사자상에 대한 감정을 하고 “청대 작품으로 역사적, 예술적, 과학적 가치를 모두 갖춘 우수한 작품”이라는 결론을 냈다. 그러면서 “석상의 재질로 볼 때 베이징 또는 화북지방의 대리석을 사용했고, 제작 기술이나 장식표현이 정교하고 예술성이 뛰어나 황족 저택인 왕부(王府)의 문 앞을 지킨 택문(宅門) 석사자상으로 추정된다”고 감정했다.
이날 기증 협약이 체결됨에 따라 해당 유물은 조만간 중국 측에 인도될 예정이다. 석상의 최종 인도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미술관 측은 “올해(2026년) 간송 선생 탄신 120주년을 맞아 이번 기증을 통해 양국 간의 더 활발한 문화교류의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홍준 관장도 “앞으로 한중간 문화협력과 우호증진의 굳건한 상징이 될 것”이라 밝혔다.
강혜란 문화선임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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