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인권조례 반복 폐지는 위헌·위법"...정근식, 재의결 요구

윤근혁 2026. 1. 5.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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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육감, 학생인권조례 두 차례 폐지한 서울시의회 직격..."폐지는 정치적 폭력"

[윤근혁, 유성호 기자]

 정근식 서울시교육감과 교사, 학생들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앞에서 지난해 서울특별시의회에서 의결된 서울특별시 학생인권 조례 폐지 조례안에 대해 재의 요구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유성호
국민의힘이 주도하는 서울시의회가 서울 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을 통과시킨 것에 대해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학생의 기본권 보호 체계를 전면 해체하는 중대한 위헌·위법 행위"라면서 재의결(재의)을 요구했다.

"왜 반복해서 폐지? 대법원 판단까지 무시하는 처사"

▲ 학생인권조례 재의 요구한 정근식 교육감 "인권 보장의 책임 포기하지 않겠다"ⓒ 유성호

5일 오후 1시, 정 교육감은 서울시의회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의회가 동일한 내용을 반복해 폐지하려 하고 있다"라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앞서 서울시의회는 지난해 12월 16일, 제333회 정례회 제4차 본회의를 열고 '학생인권조례 폐지 주민발의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재석 86명 가운데 찬성 65명, 반대 21명이었다. 찬성 시의원들은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다. (관련 기사: 서울 학생인권조례를 또 폐지 의결...행정력 낭비 논란 https://omn.kr/2geow)

서울시의회는 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을 2024년 4월에도 국민의힘 주도로 폐지 의결했지만, 대법원이 서울시교육청의 신청을 받아들여 대법원 본안 판결 때까지 조례 집행을 정지한 바 있다.

이처럼 거듭된 학생인권조례 폐지에 대해 정 교육감은 5일, "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은 학생 인권 보호를 위한 제도적 기준과 절차를 통째로 지우는 것"이라면서 "이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부여된 기본권 보장 의무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반헌법적 조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폐지 조례안은 학생인권교육센터와 학생인권옹호관을 모두 폐지한다. 이는 지방의회의 조례 권한 범위를 넘어 교육감의 조직편성권과 행정기구 설치권을 침해하는 상위법 위반"이라고도 했다.

이어 정 교육감은 "헌법재판소와 법원은 이미 학생인권조례의 정당성을 인정한 바 있다"라면서 "또한 학생인권조례가 교권 침해나 학력 저하, 특정 이념 확산의 원인이라는 주장은 객관적 근거가 없는 일방의 주장에 불과하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의회가 편향된 주장을 근거로 인권 제도를 폐지하는 것은 교육에 맞지 않는 정치적 폭력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정 교육감은 "더 큰 문제는 반복적 폐지 시도가 학교 현장에 지속적 혼란과 상처를 초래하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동일 조례 폐지를 두고 대법원 본안 소송이 이미 진행 중이며, 효력 정지 결정도 내려져 있다. 그럼에도 같은 조례를 다시 폐지한 것은 대법원의 판단까지 무시하는 처사"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시의회가 실익 없는 법적 분쟁을 반복하며 끊임없는 행정력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 이는 책임 있는 정치의 모습으로 보기 어렵다"라고도 했다.

끝으로 정 교육감은 "학생인권과 교권은 양립 가능한 가치다. 둘 중 하나를 희생시키는 선택이 아니라, 공교육을 지탱하는 두 축"이라면서 "학생인권(조례)의 폐지는 교육공동체 모두의 인권 후퇴다. 인권의 역사와 서울교육을 퇴행시키는 시도에 단호히 대응해 우리 교육의 본질을 지켜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정 교육감은 기자들을 만나 "서울시의회가 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을 재의결하면 대법원에 다시 효력 정지 소송과 가처분 소송 수순을 밟지 않을 수 없다"라면서 "대법원에서도 좀 의아하게 생각할 것이다. 똑같은 폐지안을 다시 또 소송하고 다시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교사도 학생도 "학생인권 무너지면 교권도 함께 무너져"
 정근식 서울시교육감과 교사, 학생들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앞에서 지난해 서울특별시의회에서 의결된 서울특별시 학생인권 조례 폐지 조례안에 대해 재의 요구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유성호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서울교육청 인권지원단 이상석 교사(자양중)는 "교권과 학생 인권은 대립하는 가치가 아니다. 오히려 한쪽이 무너질 때 다른 쪽도 함께 무너지게 된다"라면서 "학생을 존엄한 존재로 대하지 않는 교실에서 교사의 권위가 온전히 설 수 없고, 교사가 보호받지 못하는 학교에서 학생의 권리 또한 공허한 선언에 그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생인권조례는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나침반에 가깝다. 이 나침반을 부숴버린다면 우리는 다시 길을 잃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한성여중 3학년 장효주 학생도 "학생과 교사를 갈라치기 하지 말라. 학생의 인권을 위협하면서 교권을 이야기하지 말라"라면서 "인권은 누구의 것을 빼앗아 누군가에게 넘겨주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학생 인권이 지켜지지 않는 사회에서 어떻게 민주시민을 기대할 수 있겠느냐"라고 강조했다.

▲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반대하는 학생의 목소리ⓒ 유성호
 정근식 서울시교육감과 교사, 학생들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앞에서 지난해 서울특별시의회에서 의결된 서울특별시 학생인권 조례 폐지 조례안에 대해 재의 요구 입장을 밝힌 뒤 조백기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옹호관에게 재의 요구안을 전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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