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만 달러 vs 1만 달러…비트코인 전망 극과 극
지난해 금과 은, 미국 증시는 날아올랐지만, 코인 가격은 홀로 고꾸라졌다.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은 실질 가치보다 기대감에 가격이 좌우되면서 위험자산 성격이 짙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격 전망도 17만 달러에서 1만 달러까지 극과 극을 달린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4일 오후 5시 기준 비트코인은 9만1297달러에 거래됐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 10월 7일(12만4752달러) 이후 약 석 달 동안 27%가량 가격이 미끄러져 내렸다. 블룸버그는 “비트코인은 지난해 4분기가 테라·루나 폭락 사태가 있던 2022년 2분기 이후 가장 부진한 분기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도 이날 기준 지난해 초 대비 약 9% 떨어진 개당 3129달러에 거래됐다. 암호화폐 시장 심리를 보여주는 ‘공포와 탐욕’ 지수는 100점 만점에 23점으로 ‘극단적 공포’ 구간에 머물렀다. 지수가 0에 가까울수록 대규모 매도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반면 지난해 금·은 시장은 축제 분위기였다. 뉴욕상품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마지막 날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4341.1달러에 거래됐다. 4500달러 선을 돌파했던 지난해 12월 26일 고점 이후로는 소폭 하락했지만, 연간 상승률은 62%에 이른다. 같은 기간 은값(선물) 상승률은 142%로 금값의 두 배를 넘었다. 디지털 자산 분석업체 BRN의 티모시 미시르 연구 책임자는 “금 같은 실물 자산은 장기 헤지(위험 회피) 수단으로 자금을 끌어들이고 있는 반면, 암호화폐는 소외돼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의 친암호화폐 정책이 코인 시장의 거품을 키웠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비트코인 상승세에도 제동이 걸렸다. 관련 입법이 지지부진하자 하반기 차익 실현 매물이 대거 나왔다. 비트코인은 ‘고래’로 불리는 대형 투자자들의 이탈로 지난해 10월 10일 190억 달러(약 27조6800억원) 규모의 청산이 발생하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 군사적 긴장이 지정학적 위기를 고조시키며 실물 안전자산인 금·은과의 수요 격차는 더 벌어졌다.
새해 코인 시장 전망은 극과 극으로 갈린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올해 비트코인이 지금의 약 두 배인 17만 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며 장밋빛 전망을 했다. 비관론도 극단적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수석 상품 전략가인 마이크 맥글론은 “현 상황은 단순한 소강 국면이 아니라 대공황과 유사하다”며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1만 달러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장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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