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값 따로 찍히면 불만은 매장 몫” 자영업자 한숨

이다연 2026. 1. 5.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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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중랑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백모(45)씨는 '컵가격 표시제(컵 따로 계산제)'가 시행되면 손님들의 불만이 쏟아질까 걱정하고 있다. 카페를 운영하는 백씨는 "컵값을 더 받는다고 매출이나 이익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닐뿐더러, 원자재비 부담에 메뉴 가격을 올릴 때도 '컵값'이 발목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카페 사장은 "총 결제금액이 같아도 컵값이 따로 찍히면 소비자 인식은 완전히 달라진다. 가격 불만과 항의는 결국 매장이 감당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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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가격 표시제·치킨 중량 공개에 친환경·신뢰 vs 현장 수용성 충돌
연합뉴스TV 제공


4일 서울 중랑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백모(45)씨는 ‘컵가격 표시제(컵 따로 계산제)’가 시행되면 손님들의 불만이 쏟아질까 걱정하고 있다. 정부가 밀어붙이면 하는 수밖에 없지만 현장에서 겪을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카페를 운영하는 백씨는 “컵값을 더 받는다고 매출이나 이익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닐뿐더러, 원자재비 부담에 메뉴 가격을 올릴 때도 ‘컵값’이 발목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컵가격 표시제와 치킨 중량표시제 등 생활 밀착형 규제를 밀어붙이면서 백씨와 같은 자영업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고물가·고환율에 지친 현장에서는 현실을 외면한 탁상행정이라는 성토가 주를 이룬다. 환경보호와 소비자 신뢰 회복을 앞세우고는 있지만 준비되지 않은 규제라는 점에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2일 업계·전문가 등과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컵가격 표시제를 점검했다. 컵가격 표시제는 음료값에 포함되던 일회용컵 비용을 영수증에 별도로 표기하는 제도다. 업계에서는 갖은 우려가 쏟아진 것으로 전해진다. 일단 컵값을 별도로 표기할 경우 판매관리시스템(POS)·키오스크 시스템 변경에 시간과 비용이 든다는 의견이 나왔다.

소비자 혼선 또한 자명한 일이다. 영세 매장의 경우 비용과 민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됐다. 한 카페 사장은 “총 결제금액이 같아도 컵값이 따로 찍히면 소비자 인식은 완전히 달라진다. 가격 불만과 항의는 결국 매장이 감당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프랜차이즈업계에서는 컵 단가 선정 과정이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 간 갈등 요인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갈등 끝에 제품 가격 인상으로 연결되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치킨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은 ‘조리 전 닭고기 중량 공개 의무화’에 한숨을 쉰다. 닭고기는 염지 방식, 손질 기준, 메뉴 구성 등에 따라 공개한 중량과 소비자 체감 중량이 다를 수 있다. 분쟁 소지가 크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배달앱 표기 변경과 민원 대응 역시 가맹점주 부담이다. 치킨 프랜차이즈업계 한 관계자는 “준비가 부족한 정책으로 현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의 피로감을 키운 데는 정책 방향 전환이 반복돼 온 경험도 작용한다. 일회용 컵 보증금제는 한때 제주·세종에서 선도 시행됐지만 전국 확대는 철회됐다. 이후 ‘컵 따로 계산제’로 전환됐다. 플라스틱 빨대 규제는 시행과 유예를 반복하다가 원칙적 제한으로 돌아갔다. 카페업계 한 관계자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기준과 로드맵이 계속 바뀌면 현장은 설비만 바꾸다 지친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종안 확정 전까지 업계 의견을 적극 수렴하겠다는 입장이다. 최원영 중기부 소상공인정책실장은 “환경적 가치와 시장 수용성을 함께 고려하는 게 중요하다”며 “현장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해 합리적인 제도가 마련될 수 있도록 주관 부처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다연 기자 id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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