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만질 수 있는 AI 등장… 로봇·모빌리티가 ‘주인공’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 ‘CES 2026’이 오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다. 매년 초 글로벌 기술산업의 방향을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불려온 CES는 올해도 관련 업계 안팎의 관심을 끌어모으고 있다. 올해 CES에서는 피지컬 인공지능(AI)이 전면에 선다. 실물 AI를 직접 보고 만지고 움직임을 체감할 수 있는 장이 열린다. AI와 로보틱스, 모빌리티를 축으로 기술이 더는 ‘화면 속 알고리즘’이 아닌 실제 산업과 일상 공간에서 작동하는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장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실제 산업과 일상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보여주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이번 CES의 중심에도 AI가 있다. 지난해까지 주목받았던 생성형 AI를 넘어 이제는 피지컬 AI의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분명히 한다. 지난해 CES에서는 AI의 개인화 확산 가능성을 읽을 수 있었다면 올해는 현장으로 깊숙이 들어가는 구체적인 양상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 현장, 소비자 생활의 혁신으로 이어지는 AI의 기술력을 구석구석 살펴볼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

기업 단위에서는 AI 기술이 실물 공간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에 초점이 맞춰진다. 스마트 홈과 가전, 공장 자동화, 물류, 의료, 차량 제어 등 실제 물리적 공간에서 AI가 어떤 성과를 내는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AI가 로봇과 차량, 산업 설비와 결합해 실물을 갖춘 형태로 구현되는 흐름이다. 산업 현장에서는 가상 공간에서 설비와 동선을 먼저 검증한 뒤 실제 공정에 적용하는 현장형 AI가 소개된다.
나아가 가정과 상업 공간에서도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로봇 기술이 대거 공개될 예정이다. AI 기술에 가속도가 붙으며 1년 사이 기술의 진보가 어디까지 왔는지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로보틱스도 CES 2026의 또 다른 축이다. 반복 작업 중심의 산업용 로봇을 넘어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협업하는 로봇과 휴머노이드 기술이 본격적으로 전면에 등장한다. 가사와 청소, 요리 등 일상 영역을 겨냥한 로봇 기술도 CES 무대에서 실현 가능성을 시험받게 된다.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전동화와 자율주행을 넘어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을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번 CES에서 확인될 예정이다. 자동차가 콘텐츠와 서비스를 결합한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과정이 전시 전반에 걸쳐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도심항공교통(UAM)과 차세대 자율주행 기술 역시 상용화 단계에 얼마나 근접했는지를 가늠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CES 2026의 흐름을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은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기조연설이다. 공식 개막 하루 전 무대에 오르는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AI 연산과 로보틱스, 자율주행의 결합을 이끄는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아키텍처와 실물 AI 전략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AI 시대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부상한 엔비디아가 기술 발전의 다음 단계를 어디로 설정할지 주목된다.
엔비디아의 경쟁사인 AMD의 리사 수 CEO도 기조연설에 나선다. 그는 중앙처리장치(CPU)와 GPU, 데이터센터부터 PC까지를 아우르는 반도체 전략을 통해 AI 경쟁 구도를 어떻게 재편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인텔과 퀄컴 등 주요 반도체 기업 역시 모빌리티와 ‘엣지 AI’ 시장을 겨냥한 메시지를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제조·산업 분야에서는 지멘스의 롤란트 부시 CEO가 가상 모형과 AI를 활용한 산업 현장 혁신 전략을 소개한다. 레노버와 캐터필러, 매킨지앤컴퍼니 등 글로벌 기업 수장들도 잇따라 무대에 올라 기술과 산업의 경계가 어떻게 허물어지고 있는지를 설명할 예정이다.

CES 2026에는 전 세계 158개국에서 4500여개 기업이 참가한다. 한국 기업의 참가 규모는 기업 수 기준 782개다. 미국(1314개)과 중국(915개)에 이어 세계 3위다. 전시 부스 기준으로는 총 845개 부스가 운영된다. 참가 기업 수는 전년보다 다소 줄었으나 기술경쟁력은 여전히 이목을 끈다.
CES는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가 주최하는 행사다. 1967년 가전 전시에서 출발해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자동차, 로봇, 디지털 헬스케어까지 아우르는 종합 테크 박람회로 발전해 왔다. CTA가 발표한 CES 2026 혁신상 1차 수상 결과에서 한국 기업은 338개 제품 중 60%가 넘는 208개를 차지했다. 최고혁신상 역시 30개 중 15개를 휩쓸었다. CES 기간 중 추가 발표가 이어질 예정으로 수상 기업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게리 샤피로 CTA 부회장은 “제조업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CES 2026은 차세대 산업 시대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요소들을 보여줄 것”이라며 “자동화와 로봇공학부터 소재와 조달에 이르기까지 제조 생태계 전반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기술과 파트너십, 인력 교육이 이번 전시회의 핵심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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