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인간 대체?… “AI 활용 능력자가 비능력자 대체”

심희정,박선영 2026. 1. 4.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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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생존법] ① AI 잘 쓰는 사람들
구글 AI 모델 제미나이를 활용해 쇼츠 드라마를 만드는 등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는 대학생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준명 박성민 박주희 손경민씨. 이한형 기자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인공지능(AI)에 접속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AI는 무서운 속도로 우리 삶에 스며들어 살아가는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 챗GPT 등장 이후 지금까지는 ‘AI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서막이었다면 이제는 ‘AI를 누가 더 능숙하게 다루는가’가 개인과 기업, 국가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본게임의 막이 올랐다. 올해는 AI가 단순한 보조 도구를 넘어 일상의 실질적인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AI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학교와 업무 현장에서는 AI 사용이 일상화됐다. 많은 대학생들이 “과거에 AI 없이 어떻게 과제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리포트를 쓰고, 발표 대본을 만드는 것도 AI 없이는 어려운 일이 됐다. 직장인들 역시 시장 조사와 데이터 분석, 보고서 작성 등 업무 전반에서 AI를 비서처럼 활용한다.

취업을 앞둔 제태호(25)씨는 평소 챗GPT, 클로드, 제미나이 등 여러 AI 모델을 번갈아 써보며 어떤 모델이 어떤 요청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하는지 연구한다. 코딩을 할 때는 클로드를, 이미지나 영상 생성에는 제미나이나 챗GPT를 쓰는 식이다. 그는 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지만 따로 시간을 내 AI 사용법을 익히는 데 열심이다. AI를 제대로 익히지 않으면 취업을 해도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란 위기감이 든다고 했다.

제씨는 4일 “IT 개발 회사에서 인턴으로 일할 당시 나 같은 주니어급보다 AI의 코딩 능력이 훨씬 뛰어나다는 것을 알았다”며 “코딩 분야만 해도 AI가 일자리를 충분히 대체할 수 있게 됐으니 결국 AI를 더 잘 활용해야 살아남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카카오임팩트·브라이언임팩트가 공동 주최한 AI 경진대회 ‘AI 톱100’에서 우승했다. 제씨는 한 번에 너무 많은 데이터를 AI 모델에 넣으면 사실이 아닌 답이 나오거나 AI가 중요한 내용을 뺀 채 응답한다는 점을 수많은 경험으로 체득했다. 필요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요구하고 여러 번 답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나간 끝에 3000여명의 참가자 중 ‘최후의 1인’이 됐다. 그는 “AI를 효율적으로 쓰면 복잡한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줄어든다. AI로 아낀 시간을 다른 일을 하는 데 쓸 수 있다면 생산성 향상이라는 AI의 순기능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회에 참가한 직장인 윤춘원(41)씨는 업무 활용을 위해 ‘AI 독학’에 뛰어들었다. 한 번도 코딩을 해본 적 없던 그는 기초부터 하나씩 AI에 물어가면서 코딩을 익혔다. 윤씨는 “AI는 ‘오픈북’이다.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을 갖고 있다”며 “AI를 잘 쓰면 마치 유능한 최고경영자(CEO)가 된 것 같기도 하다. 제대로 된 길로 가도록 방향을 잡아주면 AI를 유능한 동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AI가 사람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AI를 잘 쓰는 사람이 못 쓰는 사람을 대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씨는 "여전히 인간이 해야만 하는 영역이 있다. AI가 제안한 선택지 중 결정을 내리는 것은 결국 사람"이라고 말했다. 제씨 역시 "AI가 사용자 요청을 제대로 이해하게 하고 올바른 답을 내놓도록 하는 역량이 중요하다"며 "어떤 문제를 해결할지 정하고 답을 정하는 주체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AI를 가장 적극적으로 쓰는 세대는 10, 20대다. 대학생들의 경우 과제 수행과 발표, 시험 대비 등 학습 활동에 AI를 자연스럽게 활용하고 있다. 시험 준비도 수업 자료나 필기한 내용을 AI에 학습시켜 예상 문제와 정답을 뽑아내는 식으로 한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024년 1학기 기준 생성형 AI 이용 경험이 있는 4~6년제 대학 재학생 726명 중 전체 응답자의 91.7%가 과제, 프로젝트 수행 등을 위한 자료 검색에 AI를 활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62.8%는 AI가 학습과 업무를 보다 새롭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수행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답했고, 84.2%는 앞으로도 AI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활용하겠다고 했다.


대학생 손경민(21)씨는 "혼자 하면 10시간은 걸릴 과제를 AI와 함께 하면 5분이면 끝낼 수 있다"며 "교내에서도 AI를 잘 쓰는 친구가 홀로 공모전에 도전해 상을 휩쓸기도 한다"고 전했다. 김준명(23)씨는 "AI를 쓸수록 느끼는 점은 어떻게 요청을 하느냐에 따라 나오는 답변도 많이 바뀐다는 것"이라며 "페르소나(인격)를 설정해 구체적으로 명령을 하면 보다 정확한 답을 얻을 때가 많다"고 했다.


대학생들은 AI 사용 능력이 직장생활에서도 개인 간 격차를 더욱 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주희(23)씨는 "개인 스펙 쌓기에도 AI가 이미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며 "나중에 취업하고 경력을 쌓는 과정에서도 차이를 벌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글은 일반 사람들이 자사의 AI 모델 제미나이를 활용하는 수준이 실제 성능의 1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사용자별 활용 능력에서 발생하는 격차가 갈수록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AI가 선사하는 효용성의 이면에 AI가 일자리를 대체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도 상존한다. 광고업계 취업을 준비 중인 박성민(23)씨는 "AI 효과로 취업시장에서 사회 초년생들이 설 자리가 갈수록 좁아지지 않을까 걱정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심희정 박선영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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