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돌아왔다…국내 주식 보유 비중, 5년8개월 만에 최고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이 5년8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4일 국제금융센터 신술위 책임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외국인은 국내 주식을 3조5000억원 순매수했다. 판 주식보다 산 주식이 많다는 의미다. 전체 시가총액 대비 외국인 보유 비중은 32.9%로, 2020년 4월(31.5%) 이후 가장 높았다.

업종별로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전기·전자 업종의 순매수 규모가 4조5000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전체 순매수 규모(3조5000억원)를 웃돌았다. 다른 업종에서의 매도세를 상쇄할 만큼, 반도체 업종에 외국인 자금이 몰렸다.
종목별로도 ‘반도체 투톱’에 대한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SK하이닉스는 2조2000억원, 삼성전자는 1조4000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해 11월 말 53.2%에서 한 달 만에 53.8%로, 삼성전자 역시 같은 기간 52.2%에서 52.3%로 상승했다.

외국인 자금 유입은 채권시장에서도 이어졌다. 외국인은 12월 한 달 동안 채권을 8조8000억원 순투자(매수-매도)했다. 이에 따라 보유 잔액은 12월 말 338조3000억원으로, 한 달 새 8조8000억원이 늘었다. 6개월 이하 단기물 잔액이 7조9000억원, 1~5년물은 8조4000억원 증가했다.
다만 차익 실현을 위한 매도 규모도 적지 않았다. 연간 누적 기준으로 주식시장에서 6조7000억원 순매도, 채권시장에서는 64조4000억원 순투자한 것으로 집계돼 대조를 이뤘다.
신 연구원은 외국인 자금 유입의 배경으로 ▶메모리 반도체 업황 개선 ▶한국 증시의 상대적 저평가 ▶기업가치 제고 정책 기대감을 꼽았다.
실제 대만 증시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17배로, 과거 10년 평균(14.7배)을 웃도는 반면, 코스피는 10배 수준으로 장기 평균에 머물러 있어 가격 매력이 부각됐다. 여기에 3차 상법 개정안 추진과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정부의 정책 기대감도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는 평가다. 채권시장 역시 변동성 확대로 인해 중·단기물을 중심으로 재정거래 유인(선물과 현물 가격 간 차이를 노려 거래했을 때 기대되는 수익)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6개월물 기준 재정거래 유인은 지난해 12월 0.36%포인트까지 확대됐다.
다만 변동성 확대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나왔다. 신 연구원은 “AI 버블 경계감 등으로 외국인 주식 자금 흐름이 높은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박유미 기자 park.yu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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