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강선우·김병기, 출마 희망자 ‘고액 후원’도 받았다

김판,한웅희 2026. 1. 4.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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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고액 후원자’ 내역 분석
지방선거 전후로 고액후원금 내역 확인
합법이지만 여야 모두 “대가성 후원·공천 보험” 지적
강선우 의원과 김병기 의원. 연합뉴스


‘1억원 공천헌금’ 수수 및 묵인 의혹이 제기된 강선우 무소속·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거 자기 지역구 내 광역·기초 의원 출마 희망자들로부터 수차례 최고액 정치 후원금(연 500만원)을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지역구는 ‘공천=당선’이라는 말이 돌 정도로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꼽힌다.

그동안 출마 희망자로부터 받은 후원금은 명백한 이해충돌 사안이자 사실상 합법을 가장한 뇌물에 가깝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감시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기초의원 공천 과정에 대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민일보가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국회의원 고액 후원자(연간 300만원 이상) 명단을 분석한 결과 강 의원은 국회에 입성한 2020년부터 재선에 성공한 2024년까지 5년간 최소 3명의 출마 희망·당선자로부터 고액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 의원은 2020년 3월 강서구에서 구·시의원을 지낸 A씨로부터 500만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2년 뒤 A씨의 한 자녀가 민주당의 강서구 구의원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됐다. 그는 별다른 정치 이력이 없는 일반 회사원이었다. 당선권 순번을 받았지만 근소한 차이로 낙선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그의 갑작스러운 공천을 두고 뒷말이 무성했다.

A씨는 2022년 12월 국민의힘 소속 김태우 당시 강서구청장이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로 기소돼 구청장식 상실 위기에 있을 때도 500만원을 후원했다. 그리고 이듬해 구청장 보궐선거에 예비후보로 등록했지만 현 진교훈 청장이 전략공천되면서 출마가 무산됐다.

2년 9개월 새 두 차례 도합 1000만원을 지역구 의원 후원금으로 냈고, A씨와 그의 자녀가 차례로 선거에 나섰다. A씨는 통화에서 “지역위에서 활동하면서 후원금을 냈다. 아무런 문제가 없는 부분”이라며 “(자녀 출마도) 갑자기 비례대표 후보 자리가 비어서 지원하게 된 것이다. 이 역시 후원금과는 상관없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2020년 3월 시의원 B씨로부터도 후원금 500만원을 받았다. B씨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공천을 받았지만 본선에선 낙선했다. B씨는 낙선 이후인 그해 10월에도 후원금 500만원을 보냈다. 2018년 구의원 예비후보에서 중도 사퇴한 이력이 있는 C씨 역시 2020년 3차례에 걸쳐 총 450만원을 강 의원에게 후원했다.

김 의원의 고액 후원자 명단에서도 출마 예정자 이름이 여럿 포함돼있었다. 민주당 동작구청장 예비후보로 등록한 구의원 출신 D씨는 지방선거를 앞둔 2022년 2월 김 의원에게 500만원을 후원했고, 두 달 뒤 민주당 공관위에서 실시하는 구청장 후보 면접에 응시했다. 당시 공관위 간사는 김 의원이었다.

하지만 경선을 통해 구청장 후보로 확정된 이는 E씨였다. 그는 D씨에 앞서 2018년과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총 1000만원을 김 의원에게 후원한 이력이 있다. 본선에서 야당 후보에게 패한 E씨는 2024년 12월에도 500만원을 김 의원에게 후원했다. 2017~2018년 총 1000만원을 김 의원에게 후원한 F씨는 2018년 하반기에 동작구 산하 공공기관장에 임명됐다. F씨는 2022년 6월 시의원에 도전했지만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건 지역구 국회의원이어서 출마를 하려는 이들이 후원금을 내는 것은 전형적인 이해충돌”이라며 “대가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쟁자들이 고액 후원금을 내는데, 지원자 입장에서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하지만 찝찝한 경우 돌려주는 의원도 많다. 적어도 도덕적, 윤리적 비난을 피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도 “300만원 이상 후원자는 모두 리스트를 받아 점검한다. 기업인이나 이해충돌 여지가 있는 이들은 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고액 후원금으로 인한 ‘합법적 공천 장사’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최근 민주당 광주시당위원장과 지역위원장이 출마 예정자들로부터 법정 최고 한도액의 후원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도마 위에 올랐다. 조국혁신당 광주시당은 “출마 예정자로부터 고액 후원을 받은 것은 상식적으로 부적절할 뿐 아니라 공정성 훼손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도 “법정 한도 최고액인 500만원은 ‘후원금’ 테두리만 빌렸을 뿐, 출마 예정자에게는 정치 보험이자 투자”라고 비판했다.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024년 자신의 지역구 전·현직 지방의원으로부터 3300만원 규모의 후원금을 모집했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공천권을 가진 국회의원에게 지방의원들이 최고 한도액에 가까운 후원금을 일제히 보낸 행태는 지역 정치 현장에서 ‘대가성 후원’과 ‘공천 보험’이라는 의혹을 불러오기에 충분하다”고 비판했었다.

혁신당은 이번 공천헌금 논란을 고리로 선거구제 개편 띄우기에 나섰다. 조국 혁신당 대표는 이날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기회에 국민이 원하는 정치개혁으로 ‘돈 공천’, ‘줄 공천’의 싹을 잘라내야 한다”며 3인 이상 중대선거구제 확대 등 정치개혁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판 한웅희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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