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새해 첫 국빈 방문 이재명 대통령... 한중관계 전환점?

조창완 2026. 1. 4. 15:2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0여 명 경제사절단 동행해 베이징·상하이 방문, 경제협력 확대와 양국관계 개선 모색

[조창완 기자]

 중국을 국빈방문하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4일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한 공군1호기에서 내려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4일부터 7일까지 이재명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를 방문한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 이후 중국으로의 가장 큰 국빈 방문이다.

중국 정부도 새해 들어서 첫 해외 국빈 방문 국가를 한국으로 한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경제, 양안 관계 등 국제이슈, 대북관계 등이다. 이번 방문을 통해 두 나라 관계는 '경상일층루'(更上一層樓, 왕지환의 등관작루(登鸛雀樓)에서 나온 말로 현재의 상태에서 한 단계 더 성숙할 때 쓰는 표현)를 기대할 수 있고, 아니면 힘든 양국 관계의 미래를 확인하는 자리가 될 수밖에 없다. 중국에서 나오는 논의를 중심으로 이재명 대통령 방중의 의미를 살펴본다.

지난 2일 오후 9시 30분 중국의 CCTV 13번 뉴스채널 '리더스 토크'(高端访谈)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인터뷰를 22분가량 보도했다. 이 방송은 주요 외국 정상이 중국을 방문하기 전에 하는 사전 의례 중 하나로 방문에 대한 의미를 설명하는 자리다.

이 방송 후 중국이 가장 중요하게 본 것은 200명의 경제 사절단과 같이 하는 경제 교류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금까지 한중 경제 교류가 한국이 기술과 자본을, 중국이 노동력을 제공하는 수직적 관계였는데, 중국이 성장 발전하면서 수평적 협업 관계로 바꾸었다고 평가한 것에 주목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근대 역사의 교훈에 대해서 침략, 학살, 실수를 타산지석 삼아 '한중이 협력한 역사적 경험'을 되살리자고 말했다. 일본의 역사적 과오를 에둘러 말하면서, 항일운동의 기억을 되살렸다. 민감한 대만 문제에 관해서는 1992년 수교에서 논의한 '하나의 중국'을 존중한다고 말해서 중국을 안심시켰다.

이번 방중은 첫 방문이라는 차원에서 그 의미도 있다. 우선 정치 수도 베이징에서 위기의 한중관계를 살릴 수 있다. 또 경제수도 상하이에서는 이미 세계를 리드하는 과학기술이나 경제수준을 살필 수 있는 도시다. 또 상하이 임시정부나 윤봉길 의사의 의거가 있었던 루쉰공원을 찾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긍정적 언론, 중립적인 네티즌
 방중에 앞서 지난 2일 중국에 방송된 이재명 대통령 인터뷰.
ⓒ 리더스 토크
국제문제 전문 채널 '춘먀오관차'(春苗观察)의 분석이 눈에 띈다. 이 방송은 우선 중국이 새해 첫 국빈 방문국을 한국으로 한 것은 지난 1년간 일본이 남중국해 문제 등에서 갈등을 일으킬 때 한국이 객관적으로 평가해준 것을 높게 봤다는 것이다.

이 방송도 이번 방문의 첫 번째를 경제 교류로 봤다. 한국의 경기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반도체나 자동차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 중국과의 협력을 높게 본 것이다. 다만 '리더스 토크' 방송 이후 가장 주목한 것은 한국 대통령도 기술이나 자본에서 중국이 한국을 초월했거나 경쟁하고 있다는 점을 말한 부분이다.

두 번째는 평행외교로 분석했다. 트럼프 2기 이후 복잡해지는 국제 역학 관계에서 한국이 중국에 경도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자세를 지켜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또 북한 문제에서도 중국이 남북간 전화선 재개 등을 협조해 주길 바랄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보도에 대한 중국 누리꾼의 평가도 부정적이지 않다. 한 누리꾼은 "이재명은 진심으로 중국 관계를 개선할 것이다. 윤석열과는 같지 않고 크게 다르다"는 의견을 남겼다. 하지만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다른 한 누리꾼은 "이재명을 믿을 수 있습니까. 그는 여전히 미국이 한 꼭두각시일 뿐입니다"라고 썼고 또 다른 한 누리꾼은 "국가 간에는 친구라는 것은 없습니다. 단지 이익을 위한 합작만이 있을 뿐이다"라고 썼다.

양국 싱크탱크, 두나라 협력 공간 충분하다
 이재명 대통령의 방중이 양국 관계 신임을 회복할 것으로 보는 기사. 한국에 대해 부정적 시각이 많았던 매체의 보도라 눈에 띈다.
ⓒ 환치우스바오
새해 첫 방문이고, 대기업 총수 등 200여 명의 대규모 경제협력단이 동행하지만 이번 방문에서 큰 결실을 맺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가장 큰 이유는 최근 나온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한-중 경쟁·보완 관계 분석'에서 알 수 있듯 두 나라는 이제 협력보다는 경쟁 관계가 된 상황이다.

하지만 아직도 협력 공간은 있다. 이 보고서의 2022~2024년 한중 간 전체 무역액(연평균)에서 양국이 모두 비교우위가 있는 주력 업종의 교역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58.8%였다. 단순히 같은 수출시장을 놓고 뺏고 뺏기는 사이가 아니라, 서로 공급망을 의존하며 분업이 이뤄지는 관계라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문제는 기업들이 이 상황을 대처할 수 있는가다. 삼성이나 SK하이닉스는 이미 중국에 상당한 투자를 했지만,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봉쇄로 인해, 주요 생산 기기마다 미국의 허가를 받는 입장이라 미래를 기대하기 어렵다.

자동차의 경우 현대나 기아가 아직 공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전기차 전환과 마케팅에 밀려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사드 전에 대규모 투자를 했다가 대부분 철수한 롯데는 국내에서조차 힘든 상황이라 중국을 보기 어렵다. 다만 여지가 있다면 콘텐츠나 소비재로 치중하는 CJ, 화장품으로 다시 회복을 바라는 아모레, LG생활건강 정도다.

이에 대해 중국사회과학원 아태글로벌전략연구원 왕준셩(王俊生) 연구원은 환치우스바오와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의 고도 발전은 한국에 분명히 기회다. ...또한, 중한 양국의 생산 및 공급망은 다년간의 긴밀한 경제 및 무역 협력 속에서 안정적인 관계를 형성했다. 중국의 발전에 따라 중한 경제무역 협력의 새로운 분야도 등장했다. 특히 중국의 인공지능 분야 빠른 발전에 대해, 이재명 정부는 이 분야에 비교적 큰 투자를 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신흥 분야에서 두 나라는 새로운 협력의 공간을 갖게 되었고, 중국 경제의 고품질 발전은 중한 양국의 경제 및 무역 협력뿐만 아니라 한국의 발전에도 혜택을 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은 수출 지향 경제체로 국제 시장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한국은 항상 지역 다자 협력의 적극적인 추진자 중 하나였다. 중국과 한국은 일방주의와 보호무역주의에 공동으로 반대하는 문제에서도 매우 실질적인 협력을 진행했다. 예를 들어, RCEP 메커니즘 하에서, 아세안 10+3 메커니즘 하에서, 제3자 시장의 공동 개발에서도 비교적 좋은 협력이 이루어졌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현재 일부 국가들이 시작한 일방주의와 무역 보호주의 행동에 직면하여 중한 양국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이는 양국 관계에 유리할 뿐만 아니라, 아태 지역의 두 중요한 경제체로서 (중한 협력은) 아태 지역 경제 및 나아가 글로벌 경제 회복에도 긍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이재명 대통령의 방중은 사드 배치라는 엄중한 사안이 있었던 2017년과는 상당히 다르다. 우선 시진핑 등과 정상회담이 예정되어 있다. 또 미중 헤게모니 쟁탈전에서 한국의 입장이 가지는 중요성도 만만치 않다. 반면에 한국은 미국의 눈치를 봐야 하고, 중국도 북한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다. 역으로 이런 상황이 새로운 대중국 관계를 만들 수 있는 공간을 말하기도 하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