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 속 하늘이 붉게 물들었다"…美, 베네수엘라 수도 전격 공습

전민구 2026. 1. 3.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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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3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일대를 공습하고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생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긴급 성명을 내고 “미국은 베네수엘라와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며 “마두로 대통령과 그의 아내 실리아 플로레스를 체포해 베네수엘라 밖으로 이송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작전은 미국 법 집행 기관과 협력하여 진행됐다”고 전했다.

3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공습 직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 위치한 최대 군사 시설 푸에르테 티우나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다. AFP=연합뉴스


앞서 이날 새벽 카라카스 상공에서 저공 비행하는 항공기 소음과 함께 최소 7차례의 폭발음이 들렸다고 AP·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이 일제히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미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미군이 베네수엘라 내부에서 공습을 감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에서는 큰 굉음과 함께 연기 기둥이 치솟는 장면이 포착됐으며 카라카스 내 군사 기지 격납고가 파괴되고 일부 군사 시설에서는 전력 공급이 차단된 정황도 확인됐다.

베네수엘라의 해안 도시 이게로테에 사는 한 주민은 CNN에 "처음에는 불꽃놀이 소리인 줄 알고 잠에서 깼는데, 곳곳에서 더 많은 폭발음이 들리고 하늘이 붉게 물들기 시작해 이웃들이 비명을 지르며 밖으로 뛰쳐나왔다"고 말했다. 이게로테는 카라카스에서 동쪽으로 약 85㎞ 떨어져 있는 도시다.

공습은 카라카스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외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공군 전력의 핵심으로 꼽히는 ‘엘 리베르타도르(El Libertador)’ 공군 기지가 위치한 베네수엘라 중부 아라과(Aragua)주 마라카이 인근에서도 화염이 목격됐다. 해당 지역은 베네수엘라 공군의 주요 작전 거점이자 전략적 요충지다.

3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폭발음이 들린 후 피신하고 있는 시민들. AP=연합뉴스

베네수엘라 정부는 즉각 성명을 내고 “미국의 군사적 침략을 단호히 거부한다”며 모든 병력을 동원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 거리로 나서자”라며 “국내 모든 사회·정치 세력에 동원 계획을 하달하고 이 제국주의적 공격을 규탄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마두로 대통령 이름으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 국제기구에 미국의 공습을 규탄하는 항의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공습 직후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 항공기의 베네수엘라 영공 진입을 전면 차단하는 조치를 취했다. 미 연방항공청(FAA)은 이날 오전 6시부터 고도와 관계없이 자국 항공기의 베네수엘라 영공 진입을 금지하는 내용의 ‘항공정보공보(NOTAM)’를 발령했다. 실제로 항공기 경로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Flightradar24)’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상공을 비행 중인 민간 항공기는 한 대도 포착되고 있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AFP=연합뉴스


이번 공습은 트럼프 대통령이 마두로 대통령 퇴진을 압박하며 “모든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고 경고한 가운데 이뤄진 것으로, 중남미 정세가 중대한 분수령을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9월부터 마약 단속을 명분으로 카리브해에서 마약 밀매 의심 선박을 공격하며 베네수엘라를 겨냥한 군사 행동을 이어왔다. 제럴드 포드 항공모함 전단을 비롯한 핵심 전략 자산을 베네수엘라 인근 카리브해에 전진 배치하고 특수작전 전력을 추가로 전개하면서 전면전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제기돼 왔다.

신재민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지상 공격과 전쟁 가능성에 대해 줄곧 열린 입장을 취해왔다. 이런 가운데 미 중앙정보국(CIA)은 지난해 12월 초 베네수엘라 영토 내 항만 시설을 드론으로 타격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내 CIA 비밀 작전 수행을 승인한 이후 처음으로 공개된 작전이자 트럼프 행정부 차원의 첫 베네수엘라 지상 타격 사례였다.

전민구 기자 jeon.mi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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