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도 화려한 라인업… 정명훈·조성진·임윤찬 존재감 여전
해외 명문 악단 20여곳 내한 러시
라하브 샤니 등 스타 지휘자 내한
서울시향·KBS·국심 ‘빅3’ 시즌 경쟁

2026년 한국 클래식계는 2025년 못지않게 풍성하다. 이른바 ‘빅3’ 악단 가운데서는 빈 필하모닉만 내한하지만, 그동안 한국을 찾지 않았던 명문 악단들이 잇따라 방문하며 팬들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 KBS교향악단,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국심) 등 국내 대표 악단들도 스타 지휘자와 협연자를 앞세워 관심을 끌고 있다. 지휘자 정명훈과 피아니스트 조성진 임윤찬의 아성이 여전히 굳건한 가운데 압도적 존재감을 자랑하는 세계 클래식계 거장들의 내한도 이어진다.
2026년 한 해 동안 한국을 찾는 해외 악단은 20개 안팎에 이를 전망이다. ‘양’뿐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도 기대를 모은다. 가장 먼저 내한하는 악단은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오케스트라인 독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다. 이들은 1월 28 30일과 2월 1일 한국 관객과 만난다. 2012년부터 이 악단의 수석객원지휘자로 활동해온 정명훈이 포디움에 오르고, 세계 음악계에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협연자로 나선다.
임윤찬은 6월 15일 오스트리아 실내악단 카메라타 잘츠부르크와도 내한한다. 바흐 콜레기움 재팬의 상임지휘자 스즈키 마사토, 소프라노 임선혜가 함께한다. 이어 11월 5 7~8일 마린 알솝이 이끄는 미국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협연한다. 마린 알솝은 2022년 임윤찬이 우승한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의 심사위원장이자 당시 악단 지휘자였다.
5월 5~6일 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도 주목된다. 2026년 음악감독으로 취임 예정인 지휘자 라하브 샤니와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조합을 만날 수 있다. 이스라엘 출신의 샤니는 현재 클래식계가 주목하는 젊은 지휘자들 가운데서도 손꼽히는 인물이다.
파격적인 해석과 클래식계의 기존 관행을 깨는 독특한 행보, 여기에 록스타 같은 외모로도 유명한 지휘자 테오도르 쿠렌치스가 11월 17~18일 드디어 한국을 찾는다. 지난 2020년 그가 이끄는 무지카 에테르나의 내한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취소된 이후, 이번에는 또 다른 악단인 유토피아를 이끌고 첫 내한공연을 연다.
이 밖에도 사카리 오라모 지휘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 안드리스 포가 지휘 쾰른 서독일방송교향악단,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이상 3월), 빈 심포니(5월), 드레스덴 필하모닉(6월), 미하엘 잔데를링 지휘 루체른 심포니(7월), 구스타보 히메노 지휘 룩셈부르크 필하모닉, 에스토니아 국립 오케스트라(이상 9월), 빈 필하모닉, 유카페카 사라스테 지휘 헬싱키 필하모닉, 파보 예르비 지휘 에스토니안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이상 10월), 사이먼 래틀 지휘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11월), 욘 스토르고르스 지휘 BBC 필하모닉, 크리스토프 에센바흐 지휘 NFM 브로츠와프 필하모닉(이상 12월) 등이 한국을 찾는다.

서울시향은 음악감독 얍 판 츠베덴과 3년차를 맞는다. 창단 70주년을 맞는 KBS교향악단은 2022년부터 계관지휘자로 협력해온 정명훈을 제10대 음악감독으로 맞았고, 국심은 명지휘자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조카인 로베르토 아바도를 제8대 음악감독으로 선임했다. 세 악단은 각각의 음악감독 및 객원 지휘자들과 저마다의 색깔을 살린 다양한 시즌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서울시향은 2026년 관현악 17회, 실내악 6회 등 총 37회 공연을 선보인다. 츠베덴은 2024년부터 이어온 말러 교향곡 전곡 녹음 프로젝트를 이어가는 한편 ‘빛과 그림자’라는 주제 아래 고전부터 현대까지 대작들을 선보인다. 빈 국립오페라 지휘자를 역임한 필리프 조르당과 독일 밤베르크 심포니 상임지휘자 출신 조너선 노트가 처음으로 서울시향 포디움에 선다. 거장 피아니스트 루돌프 부흐빈더, 포르테피아노의 권위자 크리스티안 베자위덴하우트 등 글로벌 아티스트들과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 첼리스트 한재민 등 한국 출신 스타 연주자들도 협연에 나선다.
KBS교향악단은 서울에서 정기연주회 12회, 기획연주회 3회 등 15회 공연(초청연주회 제외)을 준비했다. 정명훈과 함께 엘리아후 인발, 피에타리 잉키넨, 마렉 야노프스키, 요엘 레비, 미하엘 잔데를링 등 그동안 여러 차례 호흡을 맞췄던 익숙한 지휘자들이 객원으로 참여한다. 레퍼토리도 교향곡과 협주곡·오페라·가곡 등 스펙트럼이 넓다. 정명훈이 선보이는 비제 오페라 ‘카르멘’ 콘서트(4월) 버전이 가장 눈길을 끈다. 기악 협연자들의 면면도 다채롭다. 바이올리니스트 레오니다스 카바코스, 피아니스트 브루스 리우, 첼리스트 스티븐 이설리스 등 해외 아티스트와 함께 클라리네티스트 김한, 피아니스트 이혁·이효 형제와 김세현 등 국내 연주자들이 무대에 오른다.
국심은 ‘차갑고도 뜨거운 이성적 낭만’을 주제로 2026년 시즌을 꾸렸다. 객원 지휘자 라인업 가운데 에스토니아 국립교향악단 음악감독을 지낸 올라리 엘츠, 2024 말코 국제 지휘 콩쿠르 우승자 이승원, 독일 에코 클래식상 수상자 안토니오 멘데스가 눈길을 끈다. 피아니스트 마르크 앙드레 아믈랭과 조나탕 푸르넬, 바이올리니스트 레티시아 모레노와 박수예, 플루티스트 에마뉘엘 파위 등이 협연한다.
올해도 피아니스트들의 인기 쏠림 현상은 이어진다. 가장 먼저 크리스티안 지메르만이 1월 3~22일 서울, 부산, 대구, 대전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이어 드미트리 시쉬킨, 안드라스 시프(이상 3월), 카티아-마리엘 라베크 자매(4월), 후지타 마오(10월), 비킹구르 올라프손(10·11월), 알렉상드르 캉토로프와 니콜라이와 루간스키(이상 12월) 등이 피아노 마법을 잇달아 무대에서 선보인다.
‘피아노의 여제’ 마르타 아르헤리치는 롯데콘서트홀 개관 10주년 라인업의 일환으로 11월 명지휘자 샤를 뒤투아가 이끄는 KBS교향악단과 협연한다. 아르헤리치와 뒤투아는 한때 부부였으나 결별 이후에도 음악적 파트너로서 호흡을 이어오고 있다. 또 2026년 롯데콘서트홀 상주음악가인 조성진은 7월 두 차례 공연을 연다. 조성진은 3월에는 통영국제음악제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한국 피아니스트 선우예권과 박재홍도 각각 5월과 9월 새 음반과 함께 관객을 만난다. ‘임윤찬의 스승’으로도 유명한 손민수 뉴잉글랜드 음악원 교수는 10월 한국 무대에 오른다.
차세대 거장이 궁금하다면 2월 열리는 ‘제19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위너스 갈라 콘서트 with 바르샤바 필하모닉’이 제격이다. 2025년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에릭 루 등이 출연해 기량을 뽐낸다.
피아노 외에도 첼리스트 키안 솔타니(4월), 바이올리니스트 레이 첸(6월), 기타리스트 밀로쉬 카라다글리치(10월), 목관 앙상블 레 벙 프랑세(11월) 등 다양한 악기의 스타 연주자들이 한국 무대를 채운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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