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평택 '아파치 대대' 비활성화…주한미군 감축 신호탄?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 주둔해 오던 미국 육군 비행대대가 지난달 비활성화(deactivate)된 것으로 지난 1일(현지시간) 파악됐다. 비활성화는 특정 부대의 실질적 운용이 중단되거나 부대가 해체되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달 31일 발간된 미 의회조사국(CRS) 보고서에 따르면 험프리스에 주둔해온 5-17공중기병대대(5-17 ACS·Air Cavalry Squadron)가 지난해 12월 15일 비활성화됐다. 비활성화 목록에 포함된 6개 공중기병대대 가운데 한국에 위치한 부대는 이곳이 유일하다.

5-17공중기병대대는 바이든 행정부 때인 2022년 창설돼 부대원 약 500명과 신형 아파치(AH-64E v6) 공격헬기, RQ-7B 섀도우 무인기 등을 운용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부대가 창설되기 전까지 한미연합사단은 1개 아파치 대대를 한국에 상시 주둔하고 1개는 9개월씩 순환 배치해왔지만, 부대 창설을 계기로 아파치 대대 2개를 한반도에 상시 주둔하기로 했다. 당시 미군의 신형 아파치 헬기가 해외에 배치된 것은 주한미군이 처음이었다.

해당 부대를 비활성화하기로 한 결정은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의 지시에 따른 ‘미 육군 변혁 이니셔티브(ATI)’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글로벌 군사 전략 재편의 큰 흐름 속에서 주한미군 감축과 재배치, 또는 역할의 재조정 가능성이 제기돼 온 가운데 내려진 조치란 의미다.
다만 이번 비활성화가 작전 종료 혹은 해당 부대 병력과 장비 철수를 의미하는지 등은 불확실하다. 대체 부대 투입 등도 알 수 없다.
보고서는 또 지난달 16일 험프리스에 주둔하고 있는 제2보병사단 전투항공여단(CAB)의 의무후송 부대(MEDEVAC)가 재편됐다는 사실을 적시했다. 다만 구체적인 재편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다.

한국의 입장에선 5-17공중기병대대 비활성화 조치가 주한미군 병력의 순감을 의미하게 될 경우 극도로 민감한 사안이 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에게 더 많은 안보 역할 분담을 요구해왔다. 특히 미군의 글로벌 태세 조정의 일환으로 2만8500명 규모의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까지 제기돼 왔다. 실제 한·미 국방장관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제57차 한미안보협의회(SCM) 공동성명에서 ‘주한미군의 현재 전력 수준 유지’ 표현이 빠지면서 이 같은 관측에 더욱 힘을 실었다.
성명에는 “주한미군의 전력 및 태세 수준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임을 재확인했다”는 내용이 담겼지만, 이전까지의 SCM 공동성명에 담겼던 ‘현재의’(current)라는 표현이 사라졌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5월 22일 미 국방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국방부가 주한미군 약 4500명을 다른 지역으로 재배치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지만, 당시 미 국방부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를 부인했다.
주한미군 감축 문제와 관련, 지난달 18일 발효된 2026회계연도 미 국방수권법(NDAA·국방예산법)은 법안을 통해 "승인되는 예산을 한국에 배치된 미군 병력을 현 수준인 2만8500명 미만으로 감축하는 데 사용할 수 없다"고 명시한 바 있다.

다만 미국의 국가안보 이익에 부합하거나 한국과 일본, 유엔군 사령부 회원국 등과 협의했다는 내용을 소관 상임위원회에 제출하면 60일 후 금지를 해제한다는 단서가 달려있다. 이 때문에 국방수권법 조문이 주한미군 감축을 막는 강제력있는 조항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부대의 운용중단이 주한미군 감축을 의미하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그건 아닌 것 같다"고 언급했다. 안 장관은 "아파치 헬기와 관련해 미 육군에 여러 변화가 있는데, 육군 전체의 개혁 차원인 것 같다"며 "오는 6일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에 방문하는데, 그곳에 가서 여러 가지 사안을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도 통화에서 "현대전에서 아파치 헬기의 효용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고, 그런 차원의 변화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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