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공고문엔 '역량' 강조하더니…입사지원서에는 여전히 '스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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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채용공고에서는 역량 중심으로 인재를 선발할 것처럼 명시해놓고 있지만 정작 입사지원서에서는 '스펙' 기재란을 통해 학력·외국어·자격증 등 평균 10개 이상의 자격요건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의봄 측은 "구직자는 채용공고를 보고 직무 역량과 스펙을 쌓는데, 온갖 스펙을 기재하도록 한 입사지원서를 보면 당황하게 된다"며 "기업이 채용공고에서 제시한 직무요건에 따라 꼭 필요한 스펙만을 요구할 수 있도록 개선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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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요건에 따른 스펙만 요구해야"
기업들이 채용공고에서는 역량 중심으로 인재를 선발할 것처럼 명시해놓고 있지만 정작 입사지원서에서는 '스펙' 기재란을 통해 학력·외국어·자격증 등 평균 10개 이상의 자격요건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청년 구직자들이 스펙 경쟁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재단법인 교육의봄이 발표한 '2025년 하반기 매출액 1000대 기업 입사지원서 142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6~10월 하반기 채용공고에서 기업들이 요구했던 스펙은 평균 2.3개였지만 실제 입사지원서에 쓰도록 한 스펙 항목은 평균 12.7개에 달했다.
지원서 기재란에 가장 빈번히 오른 항목은 '학력'으로, 전체 조사기업 중 95.1%가 지원자의 '최종학력'을 요구했다. 채용공고에서는 72.5%만이 학력을 본다고 내걸었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 '전공(95.1%)' '출신 학교명(93.0%)'은 물론이고 편입 여부를 확인하는 '입학·편입 구분(73.9%)'란도 있었다. 대학원 졸업생에게는 '연구실 이름·교수 이름'을 쓰라고 하는 경우도 9.9%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뿐만 아니라 성별(78.2%)과 생년월일(89.4%)을 기재하라는 곳도 다수였으며, 조사기업 중 6곳(4.2%)은 직계가족과의 관계 및 동거 여부 등을 묻는 '가족관계 입력란'도 있었다.
'외국어 및 자격사항'과 관련해서는 일부 기업들이 기재란을 무한정 추가할 수 있도록 해 '오버스펙'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됐다.
영어·중국어 등 특정 언어를 채용공고에 자격 및 우대사항으로 제시한 기업은 24곳이었지만, 실제 입사지원서에서는 134곳(94.4%)이 어학성적을 요구했다.

자격증도 마찬가지다. 채용공고에서는 직무 관련 자격증을 요구한 곳이 11곳에 그쳤지만, 이와 상관없이 137곳(96.5%)은 자격증을 기재하도록 했다. 채용공고에서 직무에 필요한 언어와 자격 사항을 명시하고 입사지원서에 입력을 선택하도록 제시한 기업은 SGI서울보증, 금융결제원, 쿠쿠 등 3곳뿐이었다.
교육의봄 측은 "구직자는 채용공고를 보고 직무 역량과 스펙을 쌓는데, 온갖 스펙을 기재하도록 한 입사지원서를 보면 당황하게 된다"며 "기업이 채용공고에서 제시한 직무요건에 따라 꼭 필요한 스펙만을 요구할 수 있도록 개선돼야 한다"고 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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